우리는 지금/수원교구 양수리성당 사도들의 모후 Cu.
수원교구 하남양평지구 소속 원죄 없이 잉태되신 모후 Co. 직속의 양수리성당 사도들의 모후 Cu.(단장 김경희 레지나, 지도신부 유해원 다니엘)를 방문하였다. 본당 신부님과의 관계가 너무나 좋은 꾸리아라는 정연주 미카엘라 레지아 단장님의 추천이 있었다. 양수리성당은 신자 수 900명 정도의 작은 본당으로, 농촌지역이다 보니 본당 관할 구역이 먼 곳은 10킬로미터가 넘는다. 이런 여건이라면 꾸리아의 유지조차 쉽지 않을 것 같은데 레지오가 활성화 되고 있다면 어떤 비밀이 있을 것 같았다.
양수리 지역은 신자 수는 적지만 신유박해 때 순교자가 있었을 만큼 신앙의 역사가 오래된 곳이고 근처에 양근성지가 있다. 2003년에 양수리공소가 성당으로 승격되었는데 관할 지역 안에 문호리공소가 있었다. 승격 후 1200여명의 신자들은 매년 바자를 열고 물품을 판매하며 성당을 신축하였고 부채를 갚느라 시간이 걸려서 2014년 5월 드디어 성당 봉헌식을 하였다. 그런데 그해 6월에 문호리공소가 성당으로 승격되면서 신자들은 다시 성전을 하나 더 짓기 위해 구슬땀을 흘려야 했다. 성당을 짓고 분할하는 동안 신자들과 레지오 단원들이 얼마나 힘들고 바쁜 시간을 보냈을지 짐작이 되었다. 본당 분할에 맞추어 레지오도 분할되었다. 양평성당 평화의 모후 Cu.에서 양수리 사도들의 모후 Cu.가 분할되어 나왔고, 다시 문호리성당 착한 의견의 어머니 Cu.가 분할되었다.
취재를 하기 위해 양수리 성당에 도착했을 때 토요일 오전인데도 성당은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자매님들은 성당 안을 청소 중이었고, 형제님들은 마당에서 보도블록 교체 작업 등을 하고 있었다. 레지오 단원들이 성당을 제 집처럼 아끼고 쓸고 닦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꾸리아 간부들이 피정과 교육 등으로 취재가 어려워 본당 신부님과 쁘레시디움 단장 세 분이 취재에 대신 응해주셨다.
소공동체와 레지오가 서로 어울리며 활성화
오늘은 기자가 아니라 비밀을 알아내고 싶은 탐정의 심정으로 취재를 시작하였다. 우선 신부님께 소공동체와 레지오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여쭈어 보았다. 신부님께서는 소공동체와 레지오를 분리해서 생각한 적이 없고, 소공동체는 본당 전체 행사를 맡고 일상적인 일들은 레지오가 하고 있다고 하셨다. 레지오 단원들이 소공동체 위원장을 비롯한 봉사자 대부분을 맡아서 하고 있고, 소공동체와 레지오가 부딪히는 일은 전혀 없다고 하셨다. 그렇다고 소공동체가 침체된 것도 아닌 것 같았다.
레지오 활성화에는 신부님의 관심이 결정적이기에 이번에는 레지나 단장님께 신부님과 꾸리아의 관계를 여쭤보았다.
단장님이 상본을 하나 보여 주셨다. 꾸리아에서 레지오 단원 모집을 위해서 만든 상본인데, 신부님께서 매듭을 푸시는 성모님 상본을 주셔서 사용했다고 한다. 이달에 작성한 꾸리아 종합보고서를 보니 1년 동안 단원이 남 4명, 여 10명 증가하였고 Pr.이 2개 증가하였다. 놀라운 결과였다. 신부님께서는 레지오 단원들이 워낙 열심히 활동을 하니까 새영세자들이 자연스럽게 입단한 것이라고 하셨다.
총회장이 꾸리아 부단장을 맡고 있는 것이 어떻게 된 일인지도 여쭤보았다. 신부님께서는 상임위와 신심단체는 병행하는 것이 맞다고 하시며 상임위원들이 레지오를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주회합이 있는 시간에는 상임위를 갖지 않으신다고 하신다.
또한 신부님은 매월 꾸리아 월례회의에 참석하셔서 훈화를 해주시고, 매년 전후반기에 전 단원 교육을 직접 하신다. 신부님께 레지오에 대한 전반적인 생각을 여쭈어 보았다. “저희 본당 전경이 참 예쁜데 레지오 단원들이 더 예쁩니다. 레지오 활성화를 위해 특별한 것은 없습니다. 성모님 손잡고 가는 것입니다.”라고 하신다. 듣고 보니 전혀 특별하지 않으면서 특별한 비밀이었다.
교중미사 전 묵주기도 5단 선창과 평일미사 전례 레지오에서 맡아
취재를 하면서 양수리성당만의 특별한 비밀을 하나 알게 되었다. 위령성월을 제외하고 일 년 내내 교중미사 전에 레지오 단원이 묵주기도 5단을 선창하고 있었다. 또한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쁘레시디움이 돌아가면서 평일미사 전례를 맡고 있었다. 자연스럽게 본당 신자들 사이에 성모신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레지오 뿐만 아니라 본당이 전체적으로 활성화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를 들면, 주일 미사 참례율은 35%가 넘고 대축일 미사에는 여분의 의자를 놓아야 앉을 수 있다고 한다. 주일학교에 등록한 어린이 수가 33명인데 100% 주일학교에 나오고 있다. 전 신자가 성경 필사에 참여하고 있고, 올해 레지오 단원 중에 7명이 신구약을 완필해서 축복장을 받았다.
양수리성당은 규모가 작다보니 주일학교 어린이는 많지만 소년 Pr.은 없었다. 신부님께서는 아이들에게 묵주기도하는 방법을 가르친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소년 Pr.을 해보는 것도 좋다고 하신다. 그리고 청년이 별로 없고 청년 Pr.도 없다. 또 한 가지 꾸리아 야외행사를 해마다 본당 전신자 행사로 대신한다. 다 함께 가는 것이 신부님의 뜻이기도 하고, 꾸리아의 재정이 어려워서이기도 하단다. 아직까지 본당의 부채를 갚고 있음을 고려하면 이해가 되었다.
양수리성당 취재를 마치면서 반가운 마음과 함께 우울한 마음이 들었다. 사실 이 모습이 보통 레지오의 모습이었다. 90년대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성당이 양수리성당과 비슷했었다. 오랜만에 보는 레지오의 참 모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