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비스워터, 모기업 네트워크 적극 활용... 5년내 매출 3천억 목표
"치이이이잉~꽝꽝꽝!"
경기도 안산 반월공단 소재 9917평방미터(약3000평) 남짓한 공장이 유독 폭염 속에서도 기계 돌아가는 소리가 요란하다. 올해로 설립 54주년을 맞이한 아시아 최고의 수처리 회사'휴비워터스'다.
지난해 11월 섬유회사 휴비스에 인수되기 전 한국정수공업이란 중소기업으로 운영되던 이 회사는 수처리 기술로는 이미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후비스에 인수된 후 중장기적인 비전과 해외 진출 전략도 구체적으로 수립하며 제2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정수공업 때는 물론이고 휴비스워터로 사명을 변경한 후에도 언론에 공개된 적이 없었던 안산공장과 시흥연구소를 지난 7일 찾았다. 이곳이 그동안 베일에 싸여 있던 이유는 베올리아, 지멘스, GE 등 세계 5개 업체만 갖고 있는 '복수탈염기술(외부 재생)'을 보유하고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아시아에서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곳은 휴비스워터가 유일하다.
복수탈염기술이란 발전소에서 터빈을 돌리고 나온 오염된 물을 재사용할 수 있도록 순수한 물로 만드는 것이다.
이창소 휴비스워터 시흥연구소장은 "1980년대 초반까지 미국에서 기술을 사와서 썼는데, 수년간 기술 개발을 통해 1980년대 중반 독자기술로 특허를 냈다"며 "이후 30년 가까이 기술을 보유하며 끊임없이 발전시켰고, 이젠 원래 참고했던 기술보다 상업성은 더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산 제조공장에선 지름 4~5m 가량인 구 형태의 복수탈염설비를 한번에 14개씩 2개월 정도 동안 만들어낼 수 있다. 리비아로 떠날 복수탈염설비 8기가 완성돼 공장 밖에 대기하고 있는 중에도 공장 내부는 여전히 새로운 설비 제작에 한창이었다.
안진찬 휴비스워터 생산부장은 "지난해 말에는 공장을 3개 더 임차해 운영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휴비스워터는 복수탈염설비 외에도 50년간 쌓은 수처리 노하우로 개발한 특허만 70여 건에 달한다. 일례로 일반적인 물을 발전소에 쓰일 순수한 물로 만들 땜 부유물질과 박테리아, 중금속 등을 제거하고도 이온이 남게 된다. 이때 극미량의 이온까지 걸러내는 전기탈이온장치 역시 독자 개발해 2000년부터 국내외 발전소와 공장에 납품하고 있다.
이처럼 수처리 분야에선 세계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그동안 이 회사는 해외 진출이나 사업 확대에 적극적이지 않았다. 국내 발전소 수주만으로도 일이 넘쳐났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휴비스에 인수된 후 모기업의 해외 네트워크를 발판삼아 세계 무대로도 적극 나설 준비가 끝났다. 휴비스워터가 가장 주목하고 있는 곳은 바로 중국.아시아 인프라 시장이다.
남국현 휴비스워터 재무전략부이사는 " 한국정수공업 시절엔 해외 지사가 없어 진출이 어려웠지만 모기업은 중국 쓰촨과 항저우에 각각 자회사와 파트너사가 있다"며 "이 지역을 중심으로 휴비스워터가 어떻게 중국에 진출할지 조사한 후 올해 말까지 구체적인 계획을 세울 것"이라 말했다. 휴비스워터는 2020년 매출액을 3000억원으로 잡았다. 지난해 매출액이 2060억원이고, 한국정수공업시절 경영진이 원전 비리에 연루돼 영업 제재 조치를 받은 영향으로 올해 매출 목표는 840억원으로 소폭 낮췄다는 점을 감안하면 야심찬 목표로 보일 수 있다.
남국현 이사는 "올해 초 설치된 신사업부네서 베트남과 아프리카, 멕시코, 칠레 등 여러 해외 지역에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 많다"며 "적극적으로 뛰어 매출액 3000억원을 달성한 후 2025년 8000억원까지 만들어 지술적으로나 사업적으로 명실상부한 수처리 분야 글로벌 톱10 기업으로 우뚝 서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