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주 졸업앨범 촬영을 앞두고 있는 대학생 김희수(23 분당)씨.
평소 캐주얼을 즐겨입던 김씨는 아래 위 세트로 갖춰진 정장 한 벌을 구입하기 위해 서울 대치동 F/X 매장을 찾았다.
앨범촬영, 입사면접 등을 앞두고 있어 세트 정장 한벌 쯤은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으나 한 두번 입기위해 50만원이 훌쩍 넘는 정장을 구입한다는 것이 왠지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상설할인 매장은 물건구색도 부족하고 매장 분위기나 물건 진열이 어수선할 것이라는 인식으로 큰 기대를 안했던 김씨는 매장을 둘러보고 눈이 휘둥그레졌다. 선입견과는 달리 F/X 매장은 백화점 못지않은 깔끔한 인테리어로 단장돼 있었으며 다양한 상품들이 새옷처럼 깨끗하게 정열 돼 있었기 때문이다.
한섬(대표 정재봉)은 전국 70여개의 상설할인 매장에서 연간 800~900억의 매출을 올린다.
명동과 대치동 2곳에 운영하고 있는 F/X 매장은 인근 주민들에게 쇼핑명소로 자리잡은 지 오래됐으며 주말이면 지방에서 올라오는 손님들까지 가세해 발딛을 틈이 없을 정도이다.
이 매장에서 판매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이선아씨는 “한달에 두세번씩은 이 곳을 찾는 고정고객들이 많다. 처음방문한 고객들은 옷이 재고상품같지 않고 매장도 깔끔하다며 놀란다. 한 번 왔던 고객들은 대부분 재방문을 한다. 니트 카디건, 스웨터, 티셔츠 등 단품 아이템이 잘 나가며 정장, 코트 등 고가 상품을 구입하기 위한 손님들도 상당수 있다”고 말했다.
볼륨 캐주얼 브랜드들도 법인을 설립하고, 재고관리 시스템을 갖추는 등 효율적인 재고상품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예신퍼슨스는 지산이라는 별도법인을 설립해 재고를 처분한다. 중략
지엔코는 재고관리를 위해 전산시스템을 갖추어 효율적으로 재고상품을 관리하고 있다.
남성복에서는 갤럭시가 지난해 100억원의 매출을 상설 매장에서 올렸다. 갤럭시의 지난해 매출은800억원, 정상 매출의 12.5%를 재고상품 판매로 올리고 있는 것이다.
재고관리가 브랜드 운영의 관건으로 떠올랐다.
볼륨 브랜드들은 재고판매만으로도 보통 100~2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중견 패션 기업의 경우 많게는 9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적절한 시기(right time)에 적당한 가격(right price)과 장소(right place)에서 상품을 처분하느냐는 브랜드 운영에 있어서 필수적인 능력으로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패션 비즈니스의 관건은 고품질 상품을 저렴하게 판매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이를 위해서는 재고 판매에 대해서도 열린 마인드를 갖고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 패션 업체들은 기획생산력에 대한 의식은 높은데 비해 재고에 대해서는 아직도 경직된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앞으로 브랜드 성패는 재고관리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하느냐에 달려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회비용을 따져봐라
저렴하면서도 가치있는 상품을 원하는 소비자와 시대의 흐름에 가장 잘 부응하고 있는 복종은 캐주얼이다.
유니섹스 캐주얼들은 신속하고 간결한 시스템과 효율적인 운영체계를 사업의 핵심으로 삼고 있다. 특히나 물량이 많은 유니섹스 캐주얼 브랜드의 효율적인 운영은 신속하고 효율적인 재고관리가 뒷받침될 때 가능해진다.
이에 따라 브랜드의 희소가치보존을 위해 일정 시간이 지나야 재고상품을 판매하는 여성복 브랜드와는 달리 캐주얼 브랜드는 부진상품은 제철에 가격을 꺾어팔고 백화점 매대는 물론 정상 매장에서도 할인 상품을 판매하기도 한다.
정확한 수요예측과 반응 생산으로 재고를 최소화해 비용을 절감하고 회전율을 높이는 한편, 정상판매로 소진하지 못한 상품은 행사나 가격할인 판매 등을 통해 가능한 신속하게 처분함으로써 운영 시스템을 간결하게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 캐주얼 브랜드 관계자들의 생각.
이들은 “캐주얼은 신속함과 간결함의 싸움이다. 고품질을 낮은 가격에 공급하는 것이 생명인 캐주얼 시장에서 판매율을 높이고 회전율을 원할하게 유지하는 것은 필수다. 판매율과 회전율이 떨어지게 되면 운영 시스템을 간결하게 유지하기 힘들어지고 이렇게 되면 원가 상승도 불가피해 진다” 며 “브랜드 이미지 유지를 위해 행사나 할인판매는 배제하고 상설매장을 통해서만 재고를 처분하게 되면 신속하고 간결한 브랜드 운영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또 시스템이 복잡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간결한 시스템 유지, 신속한 현금 확보라는 기회비용을 생각한다면 시즌이 끝나기 전에 가격을 꺾거나 행사를 해서라도 처분하는 것이 오히려 득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상판매가가 낮은 것도 상설매장보다는 백화점 행사를 부추기는 이유이다. 정상판매가가 2~3만원에 불과한 티셔츠를 1년간 쌓아 두었다가 상설매장에서 반값에 판매한다고 해도 소비자들에게 그다지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않는다는 것이 캐주얼 브랜드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지오다노 코리아(대표 한준석)의 지오다노는 시즌내 가격할인판매라는 개념을 패션업계에 처음으로 도입하면서 이목을 끌었다. 정상판매가 부진한 상품은 시즌이 끝나기 전에 가격을 낮춰 판매함으로써 재고를 최소화 한 것. 가격할인 판매는 상품이 소진되는 시저마지 지속적으로 펼치며 이런 신속하고 간결한 경영방식 덕분에 지오다노는 간결한 시스템을 지켜낼 수 있었다.
캐주얼, 간결함과 신속함이 무기
규모가 큰 캐주얼 브랜드에서 재고가 전혀 남지 않는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매출이 1천억원이고 판매율이 70%인 브랜드의 경우 보통 300~400억원의 재고물품을 떠 안게 된다. 웬만한 여성복 브랜드의 연매출과 맞먹는 규모이다.
이 때문에 캐주얼 브랜드들에게 효율적인 재고관리 능력은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캐주얼 브랜드들은 별도법인을 설립하거나 아웃소싱을 통해 재고상품을 처분하고 있다. 업체의 규모와 특성에 따라 각기 다른 방법을 택하고 있으나 신속함과 간결함 효율성의 기본 원칙은 어느 브랜드에서나 공통적으로 따르고 있다.
리얼컴퍼티는 ~ 중략~
예신퍼슨스는 ~
지엔코는 아웃소싱을 통해 재고를 처분하고 있다.
이 회사 신승목 부장은 “아웃소싱의 경우 보통 택가의 10~20%에 넘기는 것이 관례다. 이경우 자사가 직접 재고를 처리 할 때 보다 가격적인 부분은 포기해야 하지만 구조를 간결하게 유지할 수 있고 법인 운영비, 물류비용 등 부대비용이 들지 않으며 현금확보를 손쉽게 할 수 있다는 점 등 여러가지 장점이 있다. 천억원대 볼륨 브랜드의 경우 별도법인을 설립해 재고를 처리하면 큰 이익을 남길 수 있겠지만 우리 회사 정도 규모에서는 별도 법인 설립이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애물단지에서 자산으로
애물단지 재고가 기업의 자산임은 물론 브랜드의 이미지를 올리기까지 한다는 사실을 입증한 기업으로 한섬을 들을 수 있다.
한섬은 이미 95년말부터 재고를 중요한 자산으로 인식하고 본격적으로 상설할인 매장을 오픈하기 시작했다. 이후 1년만에 50여개의 매장을 확보했으며 98년에는 60개 매장을 운영해 모든 재고를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게 됐다.
한섬의 한 관계자는 “재고판매가 이미지를 실추시킬 것이라는 생각은 잘못된 고정관념에 불과하다. 잘 관리된 재고상품은 브랜드 이미지를 유지하면서 매출증대에 지대한 공헌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섬은 재고상품을 새 옷 같이 관리한다. 보관을 깨끗이 하는 것은 물론 상설매장으로 출고할 때 다림질을 해 옷의 가치를 신상품처럼 유지되도록 한다. 인테리어 역시 정상매장과 같은 모습으로 단장한다. 사이즈나 컬러 구색이 빠지지 않도록 물량공급에도 각별한 신경을 기울이며 필요할 경우 기획상품을 생산해 공급하고 있다.
이 회사 상설할인매장 관리팀 장세창 팀장은 “재고상품 관리 여부에 따라 그 브랜드의 질을 평가할 수 있다. 어느 브랜드나 정상상품은 깨끗하고 깔끔하다. 소비자에 대한 배려와 기업의 질을 평가할 수 있는 것이 재고상품 관리이다. 몇 년간 창고에 방치해 둔 꼬깃꼬깃하고 유행에 떨어진 재고상품을 행사용으로 푸는 것은 소비자들을 기만 하는 행동”이라고 말했다.
한섬은 정상판매로 3천500억원, 70여개의 상설할인 매장에서는 9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철저한 재고관리가 브랜드 가치 유지와 매출 증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도구라는 것을 보여준 대표적 사례가 바로 한섬의 사례다.
아직도 재고는 숨겨놓은 자식?
재고에 대한 시각이 바뀌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도 많은 브랜드들에게 재고는 골치거리로 인식되고 있다.
아직까지 많은 여성복 브랜드들은 재고를 자산으로 인식하지 못하고 별도관리를 하지 않고 있다. 3년차까지 쌓아 두었다가 해외로 덤핑 판매하고 있는 경우도 많다.
여성복의 경우 스타일수는 400~500여 개로 캐주얼의 2배에 달하지만 매장 수는 많아야 50~60개에 불과해 스타일별 생산량이 작다. 다품종 소량 생산이라는 특성 탓에 여성복 브랜드는 판매율에 한계점을 갖고 있다. 가격할인은 브랜드 이미지를 떨어뜨린다는 믿음에 철이 지나기 전에 가격을 꺽어 판매하는 일은 찾아보기 힘들다.
브랜드 이미지 관리를 위해 백화점 매장에서 재고를 노출하거나 가격을 꺾어 판매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것이 여성복 관계자들의 주장이다.
한섬, 네티션닷컴, 데코, 성도 등 일부 선두 업체들이 재고처리팀을 구성하고 상설할인 매장을 운영하는 등 재고를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아직도 많은 업체들이 재고를 브랜드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주범이며 숨겨야 할 존재로 간주하고 있다.
여성복의 판매율은 보통 50%에서 높아야 70%. 생산량의 30~50%는 고스란히 재고로 떠 안게 된다.
재고가 누적되면 현금 흐름에 지장이 생기고 원가는 상승하면서 가격경쟁력을 잃은 여성복 브랜드들의 판매율은 갈수록 떨어지게 된다. 따라서 재고비중을 더욱 커지고 다시 원가가 상승하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이다.
여성복 관계자들의 경직된 생각이 여성복 시장의 목을 옥죄고 있는 것이다.
시장이 급속도로 변하고 있다.
지난해 유통업계에서는 할인점이 백화점을 제치고 유통업태 내 최대 규모 시장으로 올라서는 혁명이 일어났다. 90년대 초 문정동 상설할인 타운으로 시작한 상설할인 매장, 아울렛 시장의 규모도 급속히 팽창하고 있다.
패션기업들은 백화점에서 할인점, 아울렛으로 논길을 돌리고 있다. 이미 캐주얼 브랜드들은 아울렛 시장은 물론 할인점 유통에 어느정도 발판을 닦아놓은 상태이며 신사복들도 할인점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싼게 비지떡’이라는 말은 이제 옛말이다. 품질 하나로 승부하겠다는 생각도 지금의 시장에서는 진부한 발상에 불과하다.
좋은 상품, 가치있는 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지 않고는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소비자 중심의 시대가 온 것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고품질, 저가격은 이미 시대정신으로 자리잡았다. 이것을 지킬 수 ㅇ벗는 의류업체는 생존 자체가 불분명해질 것이다. 패션업체들은 비용구조를 개선하고 시스템을 간결하게 정돈해 좋으 제품을 보다 저렴하게 소비자들에게 공급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 “또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는 의류업계에서 경쟁력의 지표는 낮은 비용구조와 빠른 상품회전에 있다. 이를 위해서는 적절하고 신속한 재고관리가 뒷받침 돼야 한다. 신속하고 효율적인 재고처리는 현금 흐름을 원활히 하는 한편, 결과적으로는 브랜드 이미지를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덧붙였다.
재고에 대한 패러다임의 전호나이 요구되고 있다.
이미지 관리 운운하며 재고를 숨겨야 할자식 취급하는 낡은 사고방식으로는 더 이상 패션시장에서 살아남기 힘들다.
경쟁은 날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고 소비자들은 가치있는 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하길 원하고 잇다.
재고처리를 위한 적절한 방법과 장소와 시기에 대한 고민이 있다면 재고는 브랜드를 살리는 보약이 될 수도 있다.
한섬이 상설할인매장을 70여개 운영한다고 매출이 감소하거나 싸구려 브랜드로 위상이 추락하지 않았고 정상매장안에서 제철상품을 꺾어 판 지오다노 역시 캐주얼 시장의 1등 브랜드임에 분명하다.
재고에 대한 경직된 생각은 브랜드 관계자들의 고민 부족에 대한 변명에 불과할지 모른다. 소비자들의 변화에 시장의 변화에 다시 한번 귀 기울여야 할 때이다.
1. 일단 스캐너도 없구.. 지금 안하면 이런건 귀찮아서 못하자나요... 저야 신문 있으니 상관 없지만 내용이 좋아서... 소개해드리고 싶었고.. 2. 사이트 찾아봤었는데..아직 글이 없구 3. 그냥 무식하게 한번 쳐봤습니다. 도움이 되시면 좋겠구요.. 사실 10% 모임에서만 공개하려고 했었죠 ^^;;
첫댓글 헉..직접 치다니...--; 얼마전 창동 소베이직 매장(상설할인매장 아님)갔는데... 옷사고 싶은 충동 참느라 혼났습니다.그 앞에 이마트 둘러봤는데 너무 좋더군요. 일하는 섹시한 누나가 CJ아침생식 시음해보라 하길래.. 먹어보구.. --; 너무 맛있어서...한달치를 충동구매했죠...오늘 아침먹었는데 속이 아주 개운하네요..
허걱~정말 직접치셨다니...정말 감사합니다..!! 한섬 대치동 F/X매장도 한번 가봐야겠네여...^^;아참 저두 생식 먹기 시작했는데 김소형미식이던가여...그것두 맛있더라고여..ㅎㅎ..
정말 감사합니다..이정도 분량의 글을 치시다니..정말 감사합니다..정말 제게 유익하고 좋은 글입니다. 그동안 편견을 많이 가지고 있었는데..아직 걱정이 되는것도 있지만..가장 효과적인건 직접 가봐야겠네요..한섬 할인매장에..^^ 정말 고맙습니다.
요즘 한글스캔하면 인식하는 프로그램이 아주 잘 되있던데...으흐흐...
내일님의 열정에 감탄.....정보공유노력에또 감탄....
1. 일단 스캐너도 없구.. 지금 안하면 이런건 귀찮아서 못하자나요... 저야 신문 있으니 상관 없지만 내용이 좋아서... 소개해드리고 싶었고.. 2. 사이트 찾아봤었는데..아직 글이 없구 3. 그냥 무식하게 한번 쳐봤습니다. 도움이 되시면 좋겠구요.. 사실 10% 모임에서만 공개하려고 했었죠 ^^;;
4. 스캐너 구입은 한번 신중히 검토해봐야겠네요. 5. 좋은 자료라고 생각되면 앞으로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물론 이런 노가다는 아니구요.. 책 위주로..
Tomorrow way-nim, than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