今夕行(금석행: 오늘 저녁)
- 杜甫(두보)
今夕行: ‘오늘 저녁’이란 ‘어느 해 섣달 그믐날 밤이며, 함양 여관에서 사람들과 노름을 하며 보냈던 일을 노래한 것이다.
今夕何夕歲云徂(금석하석세운조)하니,
오늘 저녁은 어떤 저녁 인고 하니 한 해가 지나가는 저녁이라.
歲云徂: 한 해가 가다. 云은 어조사.
更長燭明不可孤(경장촉명불가고)라.
밤은 길고 촛불은 밝아 외로이 지낼 수 없는데,
更長: 밤이 긴 것. 更은 옛날 밤 시각을 나타내는 단위.
咸陽客舍一事無(함양객사일사무)하여,
함양의 여관에는 할 일이라곤 없어,
相與博塞爲歡娛(상여박색위환오)라.
서로 모여 투전하며 즐기고 놀게 되었네.
博塞: 주사위를 사용하는 노름의 일종. 투전 같은 것.
憑陵大叫呼五白(빙릉대규호오백)하니,
남을 이기려는 듯 크게 ‘오백’이라 소리치며,
憑陵: 기세를 믿고 남을 업신여기는 것. 남을 이기려 드는 것. 憑은 馮으로도 씀.
五白: 주사위의 다섯 눈인 듯. 주사위를 던지며 자기가 바라는 다섯 눈이 나오라고‘오백’이라 소리치는 것이다.
袒跣不肯成梟盧(단선불긍성효로)라.
웃통 벗고 맨발로 하지만 효나 노는 잘 이루어지지 않네.
袒跣: 웃통을 벗고 맨발이 되는 것.
梟盧: 博塞 노름에서 가장 높은 끗발이 梟(부엉이 그림), 다음이 盧(개그림)라 한다.
英雄有時亦如此(영웅유시역여차)하니,
영웅도 때에 따라서는 역시 이처럼 놀아야 하니,
邂逅豈卽非良圖(해후기즉비량도)오?
우연히 만난 친구들과 이렇게 밤 보냄이 어찌 좋은 생각 아니겠는가?
邂逅: 우연히 만나는 것. 우연히 만나 함께 노는 것.
良圖: 좋은 생각. 좋은 계책.
君莫笑劉毅從來布衣願(군막소유의종래포의원)하라.
그대는 옛날 유의의 벼슬 못했을 적에 본시부터 지녔던 소원을 비웃지 말게나.
劉毅: 南朝 宋나라 사람. 젊어서 집에 몇 섬의 곡식도 없으면서 노름판에서 백만 섬의 곡식을 걸었다 하며,
뒤에 군사를 일으켜 큰 일을 하였다.
家無儋石輸百萬(가무담석수백만)이라.
집안에 몇 섬의 곡식도 없으면서 노름에 백만 섬을 걸었다네.
儋石: 몇 섬의 곡식. 儋은 擔과 통하며, 齊人은 작은 독을 儋이라 하는데 2斛(곡)들이라고도 하고,
한사람이 짊어질 수 있는 양이라고도 하고, 2석이 담이며 짊어질 수 있는 양이라고도 한다.
輸百萬: 백만을 걸다. 輸는 현대에서는 ‘지다’ ‘잃다’의 뜻.
解說: 젊은이의 호방한 기분을 노래한 詩이다. 財物에 집착하는 世俗을 비웃고 싶어서 돈 없이도 노름에 백만을 건 劉毅를 稱誦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