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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전 일기예보를 보니 전국적으로 비가 오는데
강수량은 얼마되지 않는다고 하길래 우의를 챙겨 넣었지만 크게 걱정은 하지 않았다..
그래도 겨울인데 비가오면 얼마나 오겠냐.. 산에 올라서면 눈이 오겠지...
그랬는데..
영각사 입구에 도착하니 그냥 부슬부슬 내리는 비가 아니다...
대원들도 우중에 산행을 하기가 마뜩찮은지 선듯 나서지를 않는데..
그렇다고 산행을 포기할 수도 없고 도저히 그냥은 산행할 수가 없어
우의를 입고 들머리를 들어서는데 마음은 내내 무겁기만 하다..
이때까지 날씨가 좋다가 내일도 맑다는데 하필 오늘..
그것도 기온은 겨울같지 않게 포근해 눈대신 비가 내리다니...
마음이 무거우니 산행도 썩 내키지를 않는다..
강수량이 1~1.4mm라더니 지금까지 내린 비만 해도 10mm는 더 되겠다...
그래도 비는 추적추적 그칠 줄은 모르고
등산화는 서서히 젖어들어 가고 장갑도 젖는다..
점점 가팔라지는 등로를 힘들게 오르는데
우의를 입었지만 바깥은 비에 젖고 안은 땀으로 젖어 간다..
고도를 높여갈 수록 눈길은 얼어 미끄럽고
비인지 눈인지 조금씩 잦아 드는 것 같지만 그래도 멈추지는 않는다...
아무래도 하루종일 이런 상태가 계속될 모양이다..
들머리에서 1시간 10여분 후 드디어 영각재에 도착하고
남덕유산에 오르기전에 아이젠을 착용한다..
중봉으로 올라서는 구간에선 역시나 시계는 불투명..
바로 앞의 중봉도 흐릿하기만 하다..
게다가 바람은 또 왜 그렇게 심하게 부는지...
(원래 남덕유산에선 예전에도 바람이 많이 불었던 것 같다..)
그럭저럭 산행을 시작한 지 2시간 가까이 소비하고 남덕유산에 올라섰는데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데다가 바람만 세차게 불어 인증샷만 하고 곧바로 내려온다...
이미 등산화와 장갑은 푹 젖어버렸지만 그리 추운 날씨가 아니라 그런지
생각보다 손발이 많이 시리지는 않지만
그래도 아직도 많이 남은 산행길에 이 상태로 끝까지 갈 수 있을 지 걱정이다...
다시 돌아온 영각재에서 본격적인 기맥길로 들어서고
일부 구간에선 무릎까지 푹푹 빠지기도 하고
가파른 등로를 미끄러지듯 내려서지만
남령까지 특별히 눈에 띠는 구간은 없는 것 같다..
이제 어느 듯 비는 그치고 조금씩 날씨가 개는 것 같기도 한데
마치막 가파른 절개지를 내려서서 남령에 도착하니
선두들은 점심식사를 마치고 다시 월봉산으로 떠날 채비를 한다..
마침 점심때도 되었고 서둘러 점심식사를 하는 데
다시 또 비가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한다..
일부 대원이 몸상태가 좋지 않아 이곳에서 산행을 마치려고 하니
하나 둘.. 너도 나도 그만 산행을 접으려고 한다..
그렇찮아도 여기까지 오면서도 내내 썩 내키지 않았던 산행길이라
그만 더이상 산행할 마음이 사라지고
또 남령에서 수망령까지는 예전에 산행을 했던 곳이라
진양기맥 1구간은 여기서 접기로 한다.
본격적으로 산행을 시작한 후 중도에 산행을 접기는 처음이다...
들머리 영각사 입구...
영각사 부도..
영각탐방지원센터..
공단 직원이 나와서 잘 다녀오라고 인사를 한다..
비 맞으며 산행에 나서는 모습이 얼마나 측은했을까..ㅉㅉ
비가 계속 내리는 바람에 사진도 별로 찍지 못하고..
산행하기엔 정말 최악의 기상 조건이다..
영각재...
남덕유산까지 올라갔다가 다시 이곳으로 내려와야 한다..
남덕유를 향해 올라간다..
등로에 눈은 점점 많아지고 바람도 세차게 불어온다...
흐릿한 날씨탓에 코 앞의 중봉도 잘 보이지가 않고...
남덕유산...
다시 영각재로 돌아왔다..
본의 아니게 금줄을 넘고...
하봉에선 좌측으로 꺾이며 내려선다...
비가 서서히 그치며 살짝 지나온 봉우리를 보여준다...
북상방면으로도 날이 개이는 듯 하고...
가야할 기맥길...
남령너머 뾰족한 칼날봉도 보이고
그 뒤로 월봉과 좌측의 금원은 정상부가 구름에 가려졌다..
1013.3봉 헬기장...
남령으로 내려서는 대원들...
경사가 심해 미끄러지듯 내려선다....
남령에서 점심식사를 하려는데 다시 또 비가 부슬부슬...
그렇찮아도 산행할 마음이 점점 사라지려는데 그쳤던 비까지 다시 내리니
날씨핑게, 다른 대원들 핑게를 대며 오늘의 산행을 접는다...
이후는 2013년 12월 남령에서 수망령까지 산행했던 사진을 올린다.
남령에서...
이 날도 눈이 무지하게 많이 내렸는데
초반부터 러셀을 하며 오르느라 고생깨나 했다..
남덕유와 우측 뒷쪽의 삿갓봉..
서상너머 할미봉이 보이고..
600m 올라오는 데 40분이 소요되었다..
깃대봉에서 육십령을 지나 할미봉으로 이어지는 대간능선..
남덕유, 삿갓봉, 무룡산이 차례로...
남령으로 오르는 도로가 구불구불..
어느 새 칼날봉이 눈앞에 다가오고..
칼날봉의 위용...
칼날봉을 우회하여 돌아간다..
아예 주저앉아 미끄럼타며 내려서고..
돌아본 칼날봉..
남덕유가 벌써 아득하게만 보인다..
가야할 월봉산...
에휴~~ 저기까지 언제가나...
금원산 방면..
눈만 없었어도 별로 어렵지 않게 내려왔을 텐데..
어렵사리 암릉을 내려섰더니 다시 개구멍이 기다리고..
칼날봉 뒤로 남덕유는 어느새 구름에 가려졌다..
가야할 길..
지나온 구간을 돌아보고..
눈쌓인 소나무 사이로 월봉산이 빼꼼히..
요기도 난코스...
눈덮힌 바위 사면은 미끌미끌하고 아래엔 낭떠러지...
할미봉은 아직도 시야를 벗어나지 않는다..
남령에서 3시간이 넘었건만 월봉산은 아직도 저멀리 먼곳에 있다..
눈.. 눈.. 눈..
요기도 미끄럼타며 내려가고..
잘 못 미끄러져 계곡으로 떨어지면 큰일...
딱히 잡을 곳도 없어 한 발 올라서면 한 발 미끄러지고..
대로마을 하산길이 있는 곳인데
하산길이 분명치가 않다..
드디어 월봉산에 도착하고..
월봉산은 거창군 북상면과 함양군 서상면에 걸쳐 있는 높이 1,278m의 산으로
덕유산국립공원의 남쪽에 있으며 북쪽능선을 따라 남령을 지나 덕유산에 이르고
남쪽으로는 큰목재, 은신치를 지나 거망산에 이른다..
월봉산에서 서상방면...
맑은 날이면 지리 주릉까지 보이던데..
헬기장..
좌측은 대로마을(5.4km)로 내려가는 길
거망산 방면..
큰목재..
노상마을 갈림길이다.
월봉산을 넘어서면 어려운 곳이 없을 줄 알았더니
점점 더 깊이 빠지는 눈과 산죽들이 발목을 잡는다...
거망산 갈림길이다..
거망산 갈림길에서 본 금원산..
수망령..
우측 계단이 다음 구간 올라갈 금원산 방면이다..
산행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