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삼포가는길>에서 ‘장씨’와 ‘영달’에게 ‘삼포’가 갖는 의미를 기술하시오.
‘삼포’는 ‘정 씨’의 고향이다. ‘정 씨’는 도시의 급속한 산업화와 근대화에 의해 소외되어 힘겹게 살아가고 고향인 ‘삼포’로 돌아가고 싶어 한다. 뜨내기 삶을 사는 ‘정 씨’에게 오랜 방랑 생활의 종착역으로 꿈꿔 온 마음의 안식처인 셈이다. 하지만 고향인 ‘삼포’ 역시 산업화와 도시화에 의해 황폐화 되어 더 이상 ‘정 씨’에게 위안을 줄 수 없는 곳이 되어 있었다. 일자리를 찾아 각지를 정처 없이 떠도는 노동자 ‘영달’에겐 공사판이 열리는 ‘삼포’는 일자리를 구하고 새롭게 정착하기를 희망하는 곳이다. 작가는 두 인물과 ‘삼포’라는 공간을 통해 계속해서 떠돌아다닐 수밖에 없는 하층민의 고단한 삶을 표현하고자 한다.
2.<장길산>의 서두는 백기완 선생이 구술한 ‘장산곶매’로 시작한다. 이 작품의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고, 이것이 <장길산>의 주제와 어떻게 관련되는지 기술하시오.
<장길산>은 주인공 ‘길산’의 파란만장한 삶과 시대적 변화를 함께 엮어 놓고 있다. 천노의 소생인 그가 사회의 모순을 극복하고자 의지를 키워 나가는 과정, 그 의지를 실천하기 위해 녹림당을 조직, 지배 계층에 대항하는 모습, 그러한 개인적 실천력이 민중에게로 확대되는 과정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소설은 백기완 선생이 구술한 ‘장산곶매’ 전설로 시작된다. 옛날 황해도 장산곶이라는 마을에 독수리가 쳐들어와 온 동네를 쑥대밭으로 만들었는데 장산곶 매가 독수리를 물리치고, 이후에 구렁이가 나타나 발목에 묶인 실과 나뭇가지가 엉켜있는 매를 공격하지만 매는 구렁이까지 물리치고는 하늘로 힘차게 날아올랐다는 이야기다. <장길산>에서는 결말이 조금 변형되어 마을 사람들이 자기들의 것이라고 표지로서 발목에 묶어준 끈 때문에 매는 구렁이와의 싸움에서 목숨을 잃게 된다는 전설로 기술된다. 이를 통해 서두에서 억눌린 자들에 대한 연대 의식 때문에 목숨을 불사를 수밖에 없는 이들의 운명을 복선으로 제시한다. ‘장산곶매’의 매로 상징되는 민중 장수 ‘길산’의 영웅적 면모와 비극적 운명을 통해 작품 전체에 비장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3.작가 황석영은 한국현대사의 격변기에서 늘 중심에 서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어떠한 점에서 그러한지에 대하여 기술하시오.
계엄령으로 인해 언론이 통제된 당시 사회에서 광주 민주화 운동의 비극 조용히 묻혀갔다. 유일하게 독일의 언론사만이 이를 세상에 알렸는데 황석영은 이를 보고 직접 내막을 확인하기 위하여 광주로 내려갔다. 사람들의 증언을 토대로 글을 썼고, 그렇게 쓴 책 <죽음을 넘어 시대의 아픔을 넘어>를 통해 처음으로 광주 민중 항쟁의 비극적 실상을 대중들에게 알린 계기가 되었다. 또한 국가 보안법을 위반하고 교도소에 수감되면서까지 쓴 방북기 <사람이 살고 있었네>를 통해 남한의 왜곡된 북한 이미지의 고정관념을 무너뜨리는 계기가 되었다. 직접 몸소 경험하면서 한국 현대사의 문제점을 극복하려는 그의 행적은 그를 한국현대사의 격변기 중심에 서있는 작가라고 평가하기에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