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친이 갑자기 폐혈증으로 정신을 잃고 응급실로 실려 갔다.
깨어나 보니 사지가 묶여 있고 낯선 병원에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모친은 얼마나 무섭고 두려웠을까?
본인의 말로는 저승인줄 알았다고 했다. 팔과 다리가 묶여 있으니 풀어 달라고
소리를 쳤고 병원 간호사의 말도 귀에 들어 오지 않는다.
온 힘을 다해 발버둥 쳐 보지만 묶인 팔다리는 풀리지 않고 노쇠한 노인은 힘이 빠진다.
몇번 그러다가 포기를 함과 동시에 정신적인 이상 증세가 온다.
어쩌면 이런 상황이 치매를 급속도로 진전 시키고 멀쩡하던 노인이 치매 증상으로 오인을 받는 것은 아닐까?
의사들의 파업형 휴직으로 병원에서 충분한 지료도 받지 못하고 퇴원한 모친을
주간에는 주간 보호센터,야간에는 우리 형제들이 돌아가면서 간호 했다.
병원에서 퇴원 한달어간은 밤에 일어나서 아침식사를 달라하고
외출을 하겠다고 하면서 주변 사람들의 말이 거짓이라고 했다.
주간 보호센터도 가지 않겠다고 하면서 선망증세를 보였다.
그러다가 두달 정도인 지금은 98% 이상 정상으로 돌아왔다.
본인이 거처하던 시골집에서 잠을 자고 우리 형제들이 돌아가면서
매일 저녁 하루도 빠지지 않고 간호를 하다 보니 완전한 상태는 아니지만 정상으로 보인다.
간혹 선망증세가 있어 보이고 저녁 일찍 주무시고 새벽에 너무 일찍나는 것이 마음에 걸리기는 하지만
결국 항상 생활하던 본인의 거주 공간에서 알고 지내는 사람들과 지속적인 만남을 통해
안정을 되찾은 것이다. 만약 치매 증세가 있다고 요양원에 보내거나 간호해 줄 사람들이
없었다면 선망은 빨리 치매로 변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고맙고 감사하다. 히9:27 한 번 죽는 것은 사람에게 정해진 것이요 그 후에는 심판이 있으리니
결국 죽는 것은 하늘의 뜻이지만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천수를 누리는 복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