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미 PS현장] 알렉스 우드의 자신감, 류현진의 불펜피칭2017.10.10 오전 10:58 | 기사원문
해외야구 이영미 헤럴드스포츠 대표기자, 네이버 '이영미의 스포츠 인 스토리' 칼럼 연재. 추신수&류현진 MLB일기 담당자
<10일(한국시간), 애리조나 체이스필드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는 알렉스 우드. 그는 자신이 포스트시즌 선발로 나설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했고, 이미 9월 27일 샌디에이고와의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을 마친 후 포스프시즌 선발 합류를 알게 됐다고 말했다.(사진=이영미)> 지난 9월 27일, LA 타임즈의 빌 쉬킨 기자는 자신의 트위터에 다음과 같은 글을 올렸다. 알렉스 우드의 말을 인용해서 “내가 (포스트시즌)선발로 뛸 거라 예상하고 있다. 올시즌 난 좋은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클럽하우스에 있는 모두가 공을 든 나를 믿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알렉스 우드는 구단의 공식 발표가 있기 전부터 포스트시즌 선발 로테이션 합류를 확신한 것이다.
10월 10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체이스필드 홈구장의 인터뷰실.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4차전 선발로 예고된 애리조나의 패트릭 콜빈과 LA 다저스의 알렉스 우드가 순서대로 기자들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콜빈 다음에 진행된 우드의 인터뷰. 그가 어떤 얘기를 꺼낼지 궁금할 수밖에 없었다.
올 시즌 우드는 27경기에 나서 16승 3패 평균자책점 2.72를 기록하며 올스타에 뽑힐 정도로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 물론 시즌 전반기에는 평균자책점 1.67을 기록했지만 후반기 들어선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고, 평균자책점 3.89에 피홈런 13개를 나타냈다. 그래서 한때 다저스는 포스트시즌 동안 알렉스 우드를 불펜으로 전환하고 류현진을 4선발로 기용할 계획이었지만 결국엔 우드를 4선발로 낙점했다.
알렉스 우드는 2016년과 2017년 포스트시즌의 차이점을 묻는 질문에 “많은 점에서 달라졌다”고 입을 열었다.
“이번 포스트시즌은 선발로 나갈 수 있게 됐다. 내가 갖고 있는 세 가지의 구종이 모두 좋은 쪽으로 진화했다고 생각한다. 올시즌이 내 커리어에서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준 것 같다. 이전에도 몇 차례 좋은 시즌을 보낸 적이 있지만 올시즌은 내가 다음 단계로 성장할 수 있는 시간들이었다. 몸 컨디션도 매우 좋다. 그 부분이 포스트시즌에서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알렉스 우드는 스프링캠프 내내 류현진, 브랜든 맥카시, 스캇 카즈미어 등과 선발 경쟁을 벌였다. 그러나 클레이튼 커쇼, 마에다 겐타, 리치 힐에다 브랜든 맥카시, 류현진으로 선발 로테이션이 구성되면서 알렉스 우드는 불펜으로 밀려나야만 했다.
한 기자가 “시즌 개막하면서 선발 로테이션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던 게 동기부여가 됐나, 아니면 자신의 성적을 보고 팀의 입장을 이해했었느냐”는 내용의 질문을 던졌다.
알렉스 우드는 “팀의 상황을 이해했다. 다른 선발 투수들과 비교했을 때 불펜 경험이 있는 선수는 나 밖에 없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불펜에서의 성적이 나쁘지 않았기 때문에 받아들였지만 팀의 선택이 옳다고 생각하진 않았다”는 말로 솔직한 심경을 토로했다. 최선을 다해서 경기하는 것, 주어진 기회를 잘 활용한 덕분에 좋은 결과가 나타났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알렉스 우드는 2015년 7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서 LA 다저스로 전격 트레이드됐다. 조지아 대학을 졸업하고 2012년 드래프트 2라운드에 브레이브스의 지명을 받았던 그는 1년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 2013년 빅리그에 콜업되면서 브레이브스의 신성으로 떠올랐다. 2014년 11승11패, 평균자책점 2.78을, 2015년 7월 30일까지 7승6패, 평균자책점 3.54의 성적을 올리고 있다가 갑자기 다저스로 이적하게 된 것이다. 당시 어떤 기분이었느냐는 질문에 이런 얘기를 들려줬다.
“솔직히 놀라웠다. 브레이브스처럼 중간급 구단이 어린 선발 선수를 트레이드한다는 것은 자주 일어나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놀라움을 뒤로 하고 다저스처럼 역사도 길고 좋은 성적을 갖고 있는 구단으로 간다는 사실에 만족했다. 내가 트레이드 된 시즌에 브레이브스는 포스트시즌까지 갈 확률이 없었다. 그러나 다저스는 디비전시리즈에서 우승을 했고, 그 과정에 도움을 줄 수 있었다. 이처럼 다저스에서 보낸 시간들을 소중하게 생각한다. 난 앤드류 프리드먼과 파한 자이디 단장을 크게 신뢰하고 있다. 이제 우리에게 남은 건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하고 반지를 끼는 것이다.”
알렉스 우드는 내일(11일) 선발로 나갈 일이 없다면(10일, 3차전에서 승리하고 디비전시리즈에서 우승한다면) 그 다음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지에 대해 “지금은 확정된 게 없다. 팀이 우승하는지, 패하고 내일 경기를 해야 하는지를 보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우드는 정규 시즌 마지막 등판(9월 27일 샌디에이고전) 이후 자신이 포스트시즌 3차전 또는 4차전에서 뛰게 될 것임을 알았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정규시즌 개막에 불펜으로 내려갔던 알렉스 우드. 팀의 결정을 전해 듣고, "팀이 후회하게 만들겠다"고 말했던 그는 성적으로 그 말을 증명해 보였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우드의 그런 승부욕을 높이 평가했다.(사진=이영미)> LA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이어진 인터뷰에서 알렉스 우드 관련 질문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가 불펜에서 시즌을 시작한 데 대해 실망했다는 걸 잘 알고 있다. 그도 우리에게 그 선택을 후회할 거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그 말을 증명해냈다. 덕분에 불펜에서 선발로 나올 기회를 얻은 것이다. 그는 정말 좋은 모습을 보였고 대단한 시즌을 보냈다. 그는 항상 자신감이 있고 경쟁심이 강한 선수다. 성적으로 따졌을 때 그는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고 그의 자신감에 확신을 불어 넣어줄 계기가 됐다고 본다.”
로버츠 감독은 알렉스 우드가 팀이 후회하게 될 거라고 말했을 때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에 대해선 “그렇게 심각한 대화는 아니었다. 우드는 자신에게 베팅을 건다는 의미로 말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우드는 팀의 선택을 존중하지만 언젠가는 다시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릴 거라고 말했다. 우리가 그에게 원했던 건 투수로서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것이었고 그는 우리의 바람에 답을 보여줬다. 다시 우리의 말을 번복할 수 있게 해줘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한편 포스트시즌 25인 로스터에 제외된 류현진은 이날 체이스필드에서 불펜피칭을 소화했다. 카일 파머가 공을 받았고, 투구수는 39개였다. 이날 불펜피칭을 소화한 선수는 클레이튼 커쇼와 브랜든 맥카시. 류현진의 불펜피칭에 큰 의미를 부여하긴 어렵다. 부상 선수가 나오지 않는 한 디비전시리즈의 선발 로테이션이 챔피언십시리즈에서도 그대로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도 팀 훈련에 참가하면서 준비를 소홀히 하지 않는 류현진. 그는 나름의 방법으로 포스트시즌을 보내고 있었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디비전시리즈 3차전이 열리는 날, 류현진은 체이스필드에서 39개의 불펜피칭을 소화했다. 이날의 불펜피칭이 그의 입지 변화를 예고하진 않는다. 만일의 상황을 대비하기 위한 준비 과정이었기 때문이다. 류현진 외에 클레이튼 커쇼, 브랜든 맥카시도 불펜피칭을 소화했다.(사진=이영미)> <미국 애리조나=이영미 기자, 통역 조아라>
기사제공 이영미 칼럼
헤럴드스포츠 대표기자, 네이버 '이영미의 스포츠 인 스토리' 칼럼 연재. 추신수&류현진 MLB일기 담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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