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마농의 샘 '
註 : 프랑스 영화
<마농의 샘>이 상연된지 30년이 지났지만 줄거리와 장면들이 생생하다. 인간의 탐욕과 애증 그리고 복수, 마지막 용서로 끝나는 감동적
대 로망이 처절하다. 이브 몽땅, 다니엘 오떼유, 엠마누엘 베아르, 제라르 드빠르다유등 연기파 배우가 많이 등장하고 배경 음악으로 베르디의
오페라 <운명의 힘>서곡이 웅장하면서도 애처롭게 흘러 나오면서 긴박감을 한층 더 고조시킨다. 이 영화를 보면 프랑스인의 정서가 우리와
많이 닮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줄거리
제 1부
1920년 프랑스 프로방스 지방, 병역을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온 위골랭은 백부
세자르(이브 몽땅)의 집 근처에 정착한다. 위골랭(다니엘 오떼유)은 카네이션 재배에 꿈을 갖고 시험 재배를 한 다음 백부에게 보여준다. 세자르는
그의 계획에 동의하고 투자하기로 한다. 그러나 자신의 땅에는 물이 나지않자 위골랭은 세자르와 음모를 짜고 인접한 카모완 가의 토지의 샘을
막아버리고 그 땅을 싸게 사려는 속셈이었다. 이때 부터 샘을 배경으로 한 3대에 걸쳐 사랑과 숙명의 역사가 시작된다. 이때, 그 땅의 주인이자 한때는 세자르의 연인이기도 했던 플로레트가 얼마 전에 죽어 그녀의 아들인
곱추 쟝(제라르 드빠르다유)에게 그녀의 땅이 물려진다. 세자르는 쟝이 자신의 아들인지도 모른채 곱추이며 도시 사람인 쟝이 분명 땅을 팔려할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쟝은 아내 에이메와 딸 마농(엠마누엘 베아르)을 데리고 이사를 온다. 이에 위골랭은 샘에 대한 것은 비밀로 한 채,
물이 없어 오래 견딜 수 없을 것이란 걸 알고 친절하게 대해준다. 쟝의 정성이
하늘에 통했는지 적절할 때 비가 내려줘 그의 첫 농작은 그런대로 결실을 거두지만 마을 사람들은 계속 쟝을 따돌린다. 가뭄이 계속되고 장은 마지막
수단으로 땅을 위골랭에게 저당잡히고 우물을 판다. 다이너마이트로 암벽을 폭파하던 중에 그만 쟝이 낙석에 맞아 죽고 만다.
제2부
쟝이 죽고 10년의 세월이 흘러 딸
꼬마 마농이 숙녀가 되어 있다. 세자르와 위골랭은 카네이션 재배에 성공하고, 그곳에서 양치기로 성장한 마농은 마을 사람들을 증오하며 지낸다.
그러던 어느날, 위골랭(실은 마농의 4촌 오빠)은 목욕하는 마농의 아름다운 자태를 보고 그녀에게 마음을 빼앗긴다. 위골랭은 마농에게 열렬한
구애를 시작하지만 그를 증오하는 마농은 사랑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또한 마농은 아버지의 죽음에 얽힌 모든 것을 알게 되고 세자르와 위골랭을
비롯한 마을 사람들에게 복수를 다짐한다. 샘의 근원을 발견한 마농은 그것을 막아버린다. 물이 말라버리자 마을 주민들과 위골랭은 다급해지고,
마농은 전부터 마음속으로 좋아하고 있던 학교 교사 베르나르의 생일 잔치에서 세자르와 위골랭의 죄를 폭로한다. 이룰 수 없는 사랑에 중독된
위골랭은 자살로 생을 마감하고 마농은 베르나르의 설득으로 샘을 도로 튼다. 세자르는 그가 죽게 만든 쟝이 자신의 아들이었다는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다. 물론 그의 손녀는 마농이었음을 알게된다.
<영화평>
양치기로 혼자 살아가는 마농은 아버지를 죽음으로 몰고 간 세자르와 위골랭, 그리고 방관자였던 마을 사람들에게 복수한다.
남의 눈을 찌르려다가 자신의 눈을 찌르고 마는 인간의 어리석음에 대한
탄식일 것이다.
사람들의 이기심, 그리고 복수에 대한 갈망이
얽혀 어떻게 사람들이 피폐해져 가는지 보고 있는 것만으로 가슴이 너무 아픈 영화다.
아무도 영화 속의 꼽추인 쟝을 직접 죽이지는 않았다. 그의 농작물을 해치는 일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세자르 노인과 위골랭
조카는 샘을 막는 적극적인 방법으로 쟝을 서서히 죽어가게 했다. 그렇게 적극적이지는 않았지만, 마을 사람들은 샘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불쌍한 꼽추 쟝에게 그 사실을 알려주지 않았다. 남의 일에 간섭하지 말라는 어떤 불문률을 지키기 위해서
아니면 이방인을 없신 여기는 인간의 교활성으로 결국 그들 모두가 쟝을 왕따로 만들었고, 그 마을사람 모두는 쟝의 죽음에 대한 공범이 된
셈이다.
우리는 너무나 자주 불의를 보고도 남의 일이라고
지나쳐 버린다. 혹은 나에게 작은 해가 올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불의를 눈감아 버린다. 불편한 진실로 고개를 돌린다. 혹은 강자에게 아첨하느라
약자를 제물로 희생시킨다. 마을 사람들이 불쌍한 꼽추 쟝이 죽은 10년 뒤 마농 앞에서 참회하며 증언했던 것처럼....
'인간은 진정 나약하고
적당히 비겁해야 하는 존재인가 ?'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https://youtu.be/RWgUGLA_pzk 영화 주제곡
베르디의 '운명의 힘' 하모니카 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