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곡동 노천카페가 열리다
매곡동 한적한 도로변에
쇼파 두 세트가 버려져 있었는데
어느 날 그 곳에 몇 노파들 옹기 종기, 열대야의 무더위를
부채질로 날리기 시작하더니
어느 새 그 곳은 오고가는 길손들이 엉덩이 붙였다 가는 노천카페가 되었것다.
시시 때때 머물고 가는 손님에 메뉴도 다양하니
구부정한 할머니 손님들, 찐 옥수수, 고구마 들고 오물 오물
흘러내리는 아이스크림 쭉 쭉 빠는 떠들썩한 동네 꼬마들
니캉, 내캉 깡소주 인심써가며
불콰해진 동네 아저씨들 한바탕 시국토론회
산책 나온 노부부, 응접실 마냥 담배 빨며 편안한데
가끔씩은 어깨 감싼 은밀한 데이트족의 모습이 보이기도 한다
그 카페 아예 툭 터진 전망이 기가 막혀
심지어 굴러가는 자동차 번호판 숫자도
또박 또박 행인의 구두 색까지도 알아맞힐 수 있다
밤이 이슥해지면
그 카페에서는 적나라한 스트립쇼까지도 열린단다
매앰 맴, 쓰르르르 쌩음악에 맞추어
호리 낭창 꽃단장한 들깨 양들의 군무에 이어
몸짱 옥수수 허리 휘감고
거침없이 타고 더듬어 내리며 율동하는 호박 댄서
몰아치는 열풍에 이는 격랑
그 열기 아득하고 후끈하여
불끈 불끈 고추는 더욱 더 붉어지고
들썩 들썩 고구마 알은 실하게 여물어가니
그렇게 그렇게 해서 그 곳 카페에는
불룩 불룩 생의 한 대목들이 무르익어가고 있으렷다
첫댓글 아름다운 정서의 시입니다. 그 모습이 선하고 읽어가는 제마음도 맑아진 어른 동화세계에 잠깁니다 좋은 시^^감사합니다
연이시인...좋구로
매곡동 워디여? 가볼랑께~~
순천 매곡동 같은디~~?
제목 제대로 달지 않으면 지하1층으로 보내겠네.
선선해요
우리 연이, 재치가 넘치는구나.^^
눈에 보이는 듯 사는 모습
민숙, 격려 고마와, 민영님, 늘 고맙습니다. 봉옥아, 경하야, 나 사는 곳 순천 매곡동이란다. 좀 그렇게 촌스런(?) 곳에서 산다. 사이짱, 무서봐, 살펴보고 당장 고쳤다. 희숙, 미선, 진희야, 너희들이 있어서 살 맛 나는구나. 모두들 이 무더위에 불룩 불룩 생의 한 대목들이 무르익어 가고 있겠지...
헤헤..이제사 읽어보았네..글방의 분위기가 불룩불룩 무르익네그랴~
가슴 가득 웃음이 들썩들썩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