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춤’과 ‘승마’
요즘 세계 팝음악의 대세 중의 대세는 가수 싸이(박재상ㆍ35)의 ‘강남(江南)스타일’이다. 구글(Google)이 운영하는 유튜브(You Tube)를 통해 전 세계로 퍼져 나간 이 노래는 세계인의 노래가 되어 ‘강남 스타일(Gangnam Style)’을 흥얼거리면서 어깨와 무릎을 상하로 들썩이며 ‘말춤’을 춘다.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가 지난 7월 15일 유튜브에 오른 뒤 SNS를 타고 해외의 열 띈 반응으로 76일 만인 9월 28일에 조회 수가 3억 건을 넘는 기록을 세웠다.
이대로 나가다 보면 ‘강남스타일’이 스페인(Spain) 세비야 출신 남성 듀오 ‘로스 델 리오(Los Del Rio)’가 부른 ‘마카레나(Macarena)’처럼 세계적으로 대 히트를 하고 롱런을 할 것으로 국내외 언론에서 전망하고 있다. 댄스곡 ‘마카레나’의 춤과 노래는 1996-97년 전세계에서 유행했다. 이들 두 노래는 가사(歌詞)와 춤이 비교적 단순하고 간결하게 구성되어 많은 사람들이 함께 즐길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마카레나’ 가사(歌詞) 중 일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마카레나, 너의 몸에 기쁨을 주어라/ 너의 몸은 기쁨과 좋은 것을 주도록 되어 있으니/ 마카레나, 너의 몸에 기쁨을 주어라/ 아, 마카레나/... 마카레나에게 남자친구가 있다/ 그의 이름은 Vitorino인데/ 그가 군대에 가 있을 적에/ 그의 친구 두 명이랑 사귀었다/... 마카레나, 마카레나, 마카레나/ Marbella의 여름을 좋아하는 그녀/ 마카레나, 마카레나, 마카레나/ 게릴라식 인생을 즐기는 그녀/... 마카레나는 고급백화점을 꿈꾼다/ 그리고 최신 유행의 패션만 사입는다/ 뉴욕에서 살고 싶어한다/ 새 남자를 찾아서/...”
소수가 보면 ‘흥행(興行)’이 되고 다수가 보면 ‘유행(流行)’이 되며, 더 나아가 다수가 느끼고 함께 따라하면 ‘문화(文化)’가 된다. 이에 강남스타일은 흥행과 유행을 뛰어넘어 세계인이 함께 하는 문화가 되었다. 문화는 교류(交流)를 통하여 성장한다. 미국 대중음악(大衆音樂)이 세계를 제패한 것은 세계 각국 뮤지션의 도전을 받아들이며 그들의 음악을 자신의 것으로 승화(昇華)시켰기 때문이다.
‘강남스타일’이 세계 팝 팬을 매료시킨 것은 모두가 흥(興)에 젖을 수 있는 강렬한 비트(beat), 친근하면서도 신선한 멜로디, 중독성이 강한 후렴(後斂), 뮤직 비디오의 색감(色感), 그리고 가수(歌手) 싸이의 가창력(歌唱力)과 따라 하기 쉬운 신나는 ‘말춤’ 등 다양한 요소들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룬 최상급 패키지다.
‘강남스타일’은 가수 싸이가 2년 만에 컴백하면서 6집 앨범 ‘싸이육갑(6甲)’에 ‘청개구리’, ‘뜨거운 안녕’, ‘77학개론’, ‘어땠을까’, ‘네버 세이 굿바이’ 등과 함께 수록된 총 6개 신곡(新曲) 중 한 곡이다.
‘강남스타일’에 담겨 있는 메시지는 가식(假飾)적인 부자들의 세계, 허영심(虛榮心)에 빠진 여자들과 이를 쫒는 가식적인 남자들의 세계를 풍자(諷刺)한 것이다.
가사(歌詞) 중 일부: “오빤 강남스타일/... 낮에는 따사로운 인간적인 여자/ 커피 한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 있는 여자/ 밤이 오면 심장이 뜨거워지는 여자/ 그런 반전 있는 여자/... 나는 사나이/ 낮에는 너만큼 따사로운 사나이/ 커피 식기도 전에 원샷 때리는 사나이/ 밤이 오면 심장이 터져버리는 사나이/ 그런 사나이/... 아름다워 사랑스러워/ 그래 너 hey 그래 바로 너 hey/ 지금부터 갈 데까지 가볼까/ 오빤 강남스타일/ Eh- Sexy Lady/ 오빤 강남스타일/ Eh- Sexy Lady 오오오오/ ....”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들어본 사람들은 대부분 “흥겹다” “신난다” “흥분된다”라고 말한다. 스트레스가 심한 정신과 환자에게 강남스타일로 음악치료(音樂治療)를 한 결과에 따르면 환자들이 평소와 다르게 자유로운 분위기가 만들어지면서 많이 웃고, 몸을 흔들었다고 한다.
강남스타일 노래에서 ‘숭구리당당’하는 다섯 음절(音節)의 핵심 리듬이 100번 이상 반복된다. 이 비트(beat) 수는 30분 이상 조깅을 하면 숨이 차면서 흥겨움을 느끼는 순간의 심장 고동(心臟鼓動) 수와 거의 일치한다. 이러한 심장의 비트(beat)가 들리면 자기도 모르게 몸을 흔들거나 춤을 추게 된다.
‘말춤(horse dance)’은 승마(乘馬)에서 힌트를 얻었다고 한다. 승마(horse riding)란 말을 타고, 부리고, 장애물(障碍物)을 넘게 하는 활동을 말한다. 승마는 말과 기수가 호흡을 같이하며 마술적(馬術的) 드릴과 쾌감을 얻는 레저 스포츠인 반면 경마(競馬, horse race)는 말과 기수(騎手)가 일체가 되어 최선을 다해 우승을 가리는 스피드 스포츠이다.
인간과 말의 관계는 고대(古代)로 거슬러 올라간다. 유럽에서 스포츠로서 말을 타게 된 것은 그리스(Greece)가 최초이며, 고대 올림픽(기원전 680년)에서 처음으로 마술경기가 행하여 졌다. 18세기 후반 프랑스의 도오르 백작에 의해 근대(近代)마술의 기초가 확립되었다. 1912년 국제마술연맹이 창립되어 승마가 전세계로 확산되었다.
우리나라는 마술(馬術)이 고대로부터 교통수단과 전쟁에서 필요한 기술로 발달하였다. 조선 광해군 때는 무예(武藝)로 발전되었으며, 1896년에는 친위 기병대가 창설되었다. 1930년 서울에 ‘승마 구락부’가 설립되어 승마대회가 개최되었다. 해방 후 1948년 9월에 조선마사회(1942년 설립)가 ‘한국마사회(韓國馬事會)’로 개칭하였다. 한국마사회(KRA) 설립목적은 경마의 공정한 시행과 원활한 보급, 말(馬)산업 및 축산(畜産)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승마는 1952년 헬싱키 올림픽에 참가함으로써 국제무대에 진출하게 되었다.
말을 끄는 요령은 항상 말의 왼쪽에서 끌며, 고삐는 말의 턱밑 가까이에서 오른손으로 양 고삐를 쥔다. 오른손 집게손가락을 양 고삐 사이에 넣어 쥐고 남은 고삐 끝을 왼손으로 잡는다. 앞으로 걸어가면 고삐를 잡아끌지 않아도 말은 잘 따라 간다.
올바른 승마 자세는 머리는 똑바로 하고 거북하지 않을 정도로 턱을 당긴다. 눈은 항상 정면을 향해 최대한 많은 시야(視野)를 확보하여야 한다. 상체(上體)는 힘을 넣지 말고 가슴과 등을 똑바로 펴며, 어깨는 힘을 빼고 자연스럽게 내린다. 팔도 힘을 빼고 자연스럽게 내리며 팔꿈치는 허리에 가볍게 접촉시키며, 다리는 자연스럽게 내리고 종아리를 말 몸통에 가볍게 접촉시킨다.
승마 경기의 종류에는 마장마술, 장애물 경주, 종합마술 등이 있다. 종합마술(綜合馬術)은 한 선수가 한 마리의 말을 가지고 3일 동안 경기(Three-Day Event)를 치른다. 첫날은 마장마술, 둘째 날은 크로스컨트리, 셋째 날은 장애물 경기를 실시한 뒤 3일간의 점수를 합산하여 최종 순위를 결정한다.
재활(再活)승마란 신체적, 정신적 장애인이 승마를 통하여 심신(心身)을 회복하여 건강한 사회생활을 할 수 있게 하는 일종의 스포츠 재활요법(再活療法)이다. 즉 말이 규칙적 또는 불규칙적인 움직임은 기승자(騎乘者)에게 적절한 긴장과 균형감각을 주며, 10분에 약 500-1000회 정도의 전후, 좌우, 상하의 3차원적 신체반응을 주어 운동효과를 준다.
승마는 신체적으로 근육과 관절을 사용하는 전신(全身)운동으로 혈액순환이 증진되고 균형감각, 유연성 등이 향상된다. 동물(馬)과의 대화를 통해 얻어지는 자신감으로 대인기피증(對人忌避症)에 효과가 있으며 승마활동 과정에서 인내심을 배양할 수 있다. 또한 큰 동물인 말을 다루면서 느끼는 성취감과 생명의 존엄성을 느끼게 된다.
싸이의 오빤 ‘강남스타일’ 음악에 맞추어 ‘말춤’을 함께 추어봅시다!
글/ 靑松 朴明潤(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국제문화대학원대 석좌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