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감 발견의 기법
권대근
문학박사, 수필가
집을 지으려면 건축 자재가 필요하듯이 논술을 쓰려면 글거리가 필요하다. 주제가 결정되었다고 곧바로 집필에 들어갈 수도 없고, 들어간다고 글어 씌어지는 것도 아니다. 논술이 어렵다는 것은 1) 무엇을 쓸 것인가를 못 찾는다 2) 어떻게 써야 할 것인가를 모른다는 두 가지다. 다음은 글감 찾기 요령이다.
1. 글감 발견의 기법
1) 브레인스토밍
브레인 스토밍을 우리말로 뒤치면 ‘머리 굴리기’다. 곧 머릿속의 것을 물보라를 일으키는 것이요, 온갖 잡동사니까지도 떠올리는 총출력 난장판이다. 발상의 통제도 없다. 굴러 가는 대로, 닥치는 대로, 그저 떠오르는 것은 모두 메모하고 보자는 ‘발상의 무정부주의’다. 글감의 노다지를 찾는 청신호요, 좋은 글을 짓는 보증수표다.
a. 열거 방법
(1) 가급적 간단한 말로 적기
(2) 한두 줄로 줄여 적기
(3) 한 조목에 한 내용, 한 이미지만 적기
(4) 생각나자 곧 적기
b. 브레인스토밍의 활용
(1) 문제 해결을 위한 자료를 모을 때
(2) 두 개 이상의 일을 관련시킬 때
2. 변형사고법
바꾸어 굴리기의 원리다. 이것은 본질적인 부분은 그냥 둔채, 문제에 변형을 가하여 해결을 꾀하자는 것이다.
a. 변형 방법
(1) 쪼개기
글자 그대로 제목을 쪼개는 것이다.
예) ‘News' '목숨’ ‘P.R.' ’W.C.' ‘오리지날’ ‘family' 'meeting'
(2)보태기
제목에 딴말을 덧붙여 생각해보는 방법이다.
예) 우정 -> 우정과 연정, 돈과 우정, 우정과 세월, 인연 -> 인연과 연인,
(3)엎치기
일이나 물건을 뒤집거나 정반대로나 거꾸로 하는 일이다.
예) 의무에 대해 생각할 때, 이를 뒤엎어 권리로 해서 생각한다든지, 사랑을 생각할 때 미움으로 뒤치어 생각한다면, 더욱 생각이 깊어지고 넓어질 것이다.
(4)특수화
제목의 구체적 보기들을 생각해 본든지, 조건, 상황을 덧붙여 한정해 보든지 하는 방법이다. ‘꿈’이라는 제목이라면, ‘신입사원의 꿈’으로 하든가, ‘꿈이 없는 삶’으로 하는 따위다. 추상->구체, 개념->사실, 일반적->구체적, 큰 것-> 작은 것으로 한다면, 제목 좁히기로나 작은 제목 찾기에 좋다.
(5)일반화
특수화의 반대다. 제목의 개념을 넓히든지, 속성, 기능, 구조 따위의 일부분을 들추어내어 추상화한다든지, 제목에 얹어진 조건, 상황을 깍아낸다든지 하는 방법이다.
예) 식욕-> 욕망, 면학->부지런, 눈->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 S양에 친 전보-> 연애편지, 화려한 고독-> 고독, 고학생 방에 돈을 놓고 간 도둑-> 어느 도둑
3. 유사적 사고법
문장을 만듦에 있어, 글감에의 생각을 넓히고 내용을 깊게 하려 할 때, 그 글감과 직접 관계가 있는 것만이 아니라 그 글감과 어딘가 비슷한 것을 집어내어 생각한다면 훨씬 효과가 잇을 것이다.
생각해야 될 문제를 정면으로 생각하지 않고, 그것과 공통점, 유사점을 찾아서 원 문제를 적용시키는 것이 이 견주어굴리기이다. 이 견주어굴리기에 의하여 생각이 깊어진다는 것은, 생각할 대상을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게 된다는 얘기다.
(1) 기능상 : 구실, 일함, 쓰임에 있어 비슷함
(2) 구조상 : 됨됨이, 얼개, 짜임에 있어 비슷함
(3) 인상상 : 느낌, 기억, 감동에 있어서 비슷함
(4) 속성상 : 모양, 빛깔, 특징에 있어서의 비슷함
a. 방법
(1) 생각하는, 문제의 일을 일반화한다.
(2) 일반화한 것을 다시 특수화한다.
예) 사람의 ‘눈’에 대해 생각해 보자. 우선 그 기능에 착안하여, “밖으로부터 빛을 받아들이는 터진 기관”으로 치자.
다음으로 이 일반화한 조건에 합당한 것, 곧 특수화한 것을 찾는다. 그래서 ‘창’을 생각해 낸다. 이리하여 ‘눈’과 ‘창’의 겨주기 관계가 이루어진 셈이다.
(3) 그 견주기 관계의 것에 대한 머리구리기를 한다.
(4) 머리굴리기에서 나온 생각을 원 문제의 일에 견주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