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로세다카시 선생의 한국민에 대한 절절한 호소
핵발전소에서 지진 등으로 사고가 나면 어떤 방재대책이 있을까? 너무 궁금했다.
왜냐하면 지난 해 10월 26일 히로세다카시 선생은 국회의원회관에서 아래와 같이 강연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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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 지진 지대이다. 2011년 3월 11일 일본 후쿠시마 동쪽 130km떨어진 해저에서 지진이 일어났다. 먼저 초속 5~8km의 빠른 P파가 도달해 지진계에 감지되고 약 30초 후에 진행방향과 직각의 주요진동을 일으키는 S파가 도달해서 50초간 지속되었다. 하지만 다행히 그 사이에 원전의 제어봉을 삽입해 멈출 수 있었다. 그래서 원자로가 폭발하는 최악의 사고는 면할 수 있었다.
그런데, 2016년 9월 12일 한국의 경주 규모 5.8의 지진은 바다에서 일어난 지진이 아닌 가장 무서운 내륙형 직하지진이다. 진원이 경주시 남쪽 11km 이며 진원 깊이는 약 12km로 얕았다. 직하지진이 덮치면 P파감진과 S파 본진 도달이 거의 동시에 일어난다. 제어봉을 삽입할 시간없이 한 방에 핵발전소가 날아간다. 직하지진은 지반이 내려앉는 붕괴가 일어나기 때문에 내진성과 상관이 없이 핵발전소는 완전히 파괴된다.
실제로 2016년 4월 16일 일본의 구마모토 대지진의 본진이 일어났을 때 지반이 1.5m 가라 앉았다. 진원지 구마모토현 마시키정의 최대가속도는 상하동 1399갈, 남북 동서 상하 세성분의 합성값은 1580갈에 이르렀다.
또한 2008년 6월 14일 규모 7.2의 이와테.미야기 내륙지진이 일어났을 때는 무려 2km 사방이 함몰되어 산이 통째로 사라지는 대붕괴가 일어나 그랜드 캐년처럼 되었다. 상하동 3866갈, 3성분 합성해서 최대가속도 4022갈을 기록 인류사상 최대 흔들림으로 기네스북에 기록되기도 했다. 3866갈이라는 수치는 한국핵발전소 내진성 196갈의 20배이다.
산이 왜 사라졌느냐? 상하동이 중력가속도 980갈을 초과하면 지상에 있는 물체가 둥둥 허공에 떠 버리기 때문이다. 아무리 견고하게 지어진 건축물도 허공에 뜨면 내진성에 상관없이 파괴되어 버린다.
한수원에서 핵발전소 설계 시 기존 시설은 0.2G(진도 5정도, G는 지반 최대가속도)를, 건설중인 시설기준은 0.3G(진도 6정도)의 내진설계 기준에 따른다. 그들은 이번 경주지진이 0.1G미만이라서 안전하다고 한다. G를 980갈이라면 980갈x0.2=196갈에 불과하다. 이것조차도 수평동(옆으로 흔들림)인지 상하동(수직 흔들림)인지 알 수 없다. 핵발전소는 강한 상하동을 받으면 간단히 붕괴된다.
일본에서 핵발전소는 무른 지층에 설계하지 않고 견고한 암반에 설치하기에 반사파를 없애고 입사파를 약 2배로 하는 하기토리파 해석이란 것이 있다.
그런데, 한국은 하기토리파 해석을 하고 있는 것 같지 않다. 9.12 경주 지진 흔들림이 98갈 이하였다고 하는데, 그 값을 어디서 측정했는지 공표해야 한다. 한국 핵발전소 내진성은 196갈로 지극히 낮기 때문에 '하기토리파 해석'을 하면 이번 지진이 내진성을 넘었을 가능성이 있다.
한국의 월성핵발전소 인근 입실단층에서도 낙차 7m의 대지진 흔적이 발견된다.(한겨레 1997. 7. 9) 그 일대에 월성핵발전소가 위치해 있으며 고리 핵발전소단지도 가깝다.
왜 직하지진이 일어났는가? 그것은 활성단층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2012년 조사결과 양산단층이 활성단층이라는 결론을 냈는데도 공표하지 않고 은폐했다. 부산 울산 경주가 있는 한반도 동남부 일대에 약 60개의 활성단층이 있다. 지진발생 우려가 있는 활성단층이 한국에서 가장 많이 분포하고 있다(한겨레 2016.9.19)
일반적으로 활성단층은 170~180만년 전부터 시작되는 지질연대의 제4기 이후 지진을 발생시킨 흔적이 인정되는 것으로 권위있는 저서에서 정의한다. 그런데 일본 핵발전소 내진설계시에는 무슨 까닭인지 과거 1~5만년 동안에 활동한 활성단층을 계산에 사용했다. 한국에서는 과거 3만 5천년에 적어도 1회, 또는 과거 50만년 이내에 2회 이상의 지표와 지표 부근에서 움직인 단층을 활성단층으로 간주한다. 일본과 마찬가지로 과학적으로 근거가 없는 정의이다. 그런 완화된 기준임에도 고려대 자문보고서는 신고리 5,6호기 부지 반경 40km 이내에 50만년 이내 2회 단층활동이 있었다고 조사했으나, 한수원은 고려할 활성단층이 없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자료에 일치하지 않는 주장을 한다.
양산단층의 총길이는 육상에서만 170km이다. 일본에는 단층의 길이와 지진규모 관계를 나타내는 마츠다 공식이 (Log L= 0.6M-2.9)이 있다. 이 활성단층이 전면적으로 움직이면 마츠다 공식으로 8.5의 거대 지진이 발생한다. 지진규모는 0.2올라가면 에너지가 2배가 되므로 지난 5.8 경주 지진의 1만 1천배 이상의 에너지이다.
게다가 한국은 고리핵발전소에서 반경 30km이내에 380만명이 살고 있어 전세계에서 핵발전소 주변에 인구가 가장 밀집되어 있다. 늘 일어나는 원전 비리, 경수로의 구조적 위험성, 지나치게 높은 가동률로 인한 점검 부실 등도 사고 위험성을 가중시킨다.
한국의 직하지진의 내진성은 규모 6.5이지만, 이것을 대폭 초과하는 대지진으로 인해 핵발전소 대형사고가 닥쳐오고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지구단위에서 지각변동이 일어나기 시작하는 지금 규모 7.0이상의 대지진 발생은 거의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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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후쿠시마 사고를 예언하고 방지를 위해 노력했던 그의 마지막 호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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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발전소의 대형 사고!!
지금이 살아 남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입니다. 어떻게든 모든 핵발전소를 폐쇄합시다.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을 구하기 위해 해 주세요. 부탁합니다. 눈물로 호소합니다. 지금부터 하면 됩니다. 일본은 지금 대부분의 핵발전소를 가동하지 않는데도 전력에 문제가 없습니다. 그런 기간이 길어지면 전세계 핵사이클의 고리가 끊어질 것입니다. 한국도 적극적으로 탈핵에 참여해 나가야 합니다. 한일 두 나라가 서로 다투고 있을 때가 아닙니다. 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안됩니다. 안되는 것은 정성이 부족한 까닭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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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경주에서 "핵발전소 사고와 시나리오 그리고 방재계획" 아라는 주제로 원자력공학 방재전문가 한병섭 박사의 강연을 들었다. 우리나라에는 시민의 안전을 위해 도움을 주는 원전 분야 전문가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이 분은 조금 달랐다. 말씀을 들어보니,
적용 가능한 기술은 확보되어 있다. 하지만 긴급 재난 체계 민방위 계획, 현실적 시나리오, 초기 구명활동 계획 등이 거의 없다. 핵 위험성에 대하여 인간을 존중하는 정신이 바탕이 되어 있지 않다. 대피할 수 있는 도로 등 인프라에 대하여 선행 투자가 필요하다. 민간과 지방정부의 관심이 필요하다. 광역 재난 훈련이 필요하다고 하셨다.
하지만 너무 좁은 지역에 대규모의 핵발전소, 그리고 너무 많은 인구가 아무 대책없이 위험에 노출되어 있어 파멸만을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도 많은 지역활동가들이 절망적인 상황에서 서로 위로하며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남아 있는 일은 각 분야의 적폐세력에 대하여 시민들이 분노하고 각 분야에서 진실을 향한 고발을 하며 자발적 촛불 시민혁명을 일으키듯이, 그들에게 결여되어 있는 지속가능한 미래와 후손을 위한 에너지의 새로운 사회시스템을 상상하며 많은 사람들이 위험을 알 수 있도록 지혜를 모으며 노력하는 것, 그것 뿐이다.
https://m.youtube.com/watch?v=UVNjxR0cNz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