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8월경 삼광사에서 근무하던 사람들이 부산지역일반노동조합에 가입을 했다. 그 때 당시에 전국의 언론들이 삼광사의 노동조합 설립을
보도한지 1년여의 시간이 흘렀다. 노동조합결성이 이유인지 아닌지 모르지만 삼광사가 속해있는 천태종단은 종단 총무원장을 교체하고 삼광사 주지스님을
교체했다.
한동안 잠잠하던 삼광사 경내에 또다시 투쟁가 울려 퍼졌다. 그 경위를 알아보기 위해 기자는 부산지역 일반노동조합의 삼광사
집회현장을 찾아갔다.
예정된 집회시간은 오후 4시였고 기자는 4시전에 삼광사 경내에 도착했다. 투쟁가요가 울려 퍼지고 시끌벅적한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기자는 발걸음을 옮겼고 그 현장을 찾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100여 명의 신도들이 부산지역일반노동조합 방송차 주위와 계단 난간 등에서 경내에서 투쟁가요를 틀고 집회를 준비하고 있는 부산지역 일반노동조합
조합원들에게 항의 하고 있었고 붉은색 조끼를 입은 부산지역 일반노동조합 조합원들은 경내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었다.
“절은
장사하는 기업이 아니다. 신도들의 시주로 운영된다. 노조는 무슨 노조”
항의는 격렬했고 집회개최는 계속 지연되었다.
여기저기서 항의하고 있는 신도들의 주장은 이랬다. “부처님이 사시는 청정도량에 노조가 웬 말이냐?” “여기는 장사하는 기업이 아니다” “신도들의
100원 200원 시주로 운영되는 절인데 무슨 돈이 많아 월급을 올려 주나” “노조를 할려면 악덕기업주에게나 가서하라” “이 일로 총무원장스님과
주지스님이 물러갔으면 됐지 또다시 문제를 일으키면 되느냐?” “30년 동안 절에서 먹여 살려주었으면 됐지 더 일해 먹을려 하는 것은 욕심이다”
“한사람이 욕심이 많아 절을 이렇게 소란스럽게 만든다”등의 이야기가 흘러 나왔다.
기자는 항의하는 신도 한 명을 만나 구체적으로
물어 보았다. 집회에 항의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이곳은 부처님이 사는 곳이고 수량도량이다. 일반기업과 같이 무슨 이익을 남기는
곳이 아니다. 절은 신도의 것이고 신도들의 손으로 운영된다. 신도들이 낸 시주 돈으로 움직여지는 곳인데 노동조합은 기업에서 하는 것이지 기업인
아닌 이곳에는 노동조합이 필요 없다”
“지금 우리 절은 작년 노동조합이 결성되고 난 후 그 문제로 종단 총무원장 스님이 물러나고
주지스님까지 바뀌었는데 그랬으면 됐지 또 무슨 요구가 그렇게 많으냐?”
“한사람이 해고가 되었는데 나이가 많아서 나가라고 했다.
절에서 그 만큼 벌어먹고 자식 공부 시키고 했으면 됐지 욕심이 많아서 다른 사람 선동해서 절을 시끄럽게 만든다.”고 했다. 그 신도는 기자에게
이 이야기를 꼭 실어달라고 했다”
“대화 하고 싶다” “생계를 흔들지 마라” “절도 세금을
내야”
1시간여의 소란 끝에 집회는 시작되었는데 먼저 해고된 김영기씨는 “여기에서 이렇게 방송을 틀면서 시끄럽게 하고 싶지
않았다. 조용히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 그러나 대화를 하지 않으려 한다. 종단과 주지스님은 대화를 통해서 문제를 풀어나가자고 하는데
밑에서 따라하지 않는다. 삼광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사람들의 생계를 흔들지 말라. 절에서도 세금을 내야 한다. 이렇게 하는 것은 대화를 하자고
하는 일이다. 신도들을 동원해서 일을 어렵게 만들지 말라”고 호소했다.
절에서도 노동조합을 할 수 있다고 인정한 노동부 - 절에서 일하는 사람도 노동자다
한 시간여의 소란이 진정되고 난 오후
5시 12분경에 집회는 시작되었고 송영수 부산지역 일반노동조합 부위원장의 대회사가 있었다. 송영수 부위원장은 대회사에서 주위의 신도들에게 “작년
삼광사에서 노동조합이 만들어지고 난 후 부산 노동청에 절에서도 노동조합을 할 수 있느냐는 질의를 했고 부산 노동청에서는 절에서도 노동조합을 할
수 있다고 했다”고 전제한 뒤 “절 측에서도 이 사실을 알고 변호사를 대리인으로 교섭을 진행 중인 상황”이라고 전했다.
송영수
부위원장은 “그러니 신도님들은 이런 사실을 잘 알아 달라”며 “종단과 주지스님은 교섭에 성실히 임해야 한다. 우리 노동조합이 하는 일은
근로조건개선이나 임금만이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부패와 비리척결도 노동조합이 해야 할 일
특히 그는
“이 사회에 만연한 부패와 비리척결도 노동조합이 해야 할 일”라며 “삼광사도 예외는 아니다. 그리고 신도님들도 우리 노동조합이 잘하는 일이
있다면 잘한다고 이야기해야 한다. 삼광사가 노동조합을 두려워하고 거부하는 이유가 삼광사의 비리, 불법이 드러나는 것이 두려워 노동조합을 거부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고 이야기 했다” 전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삼광사 측은 노동조합 탄압을 중단하고 노동조합을 인정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할 것을 요구한다”라고 덧붙였다.
집회가 거의 끝나갈 무렵 잠잠하던 신도들의 항의가 또다시 이어졌고 집회는 끝이 났다. 집회가 끝나고 난 후 삼광사에 근무하는 김승조
부산지역일반노동조합 조합원를 만나 물어 보았다.
혹시 김영기씨가 작년에 해고된
사람입니까?
“작년에 해고가 된 사람은 다른 사람인데 그 사람은 일을 하고 있다. 노동부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냈는데
절에서 사건이 진행되기 전에 부당해고란 판정이 날 것을 알았는지 소송을 포기하고 지금 삼광사에 근무하고 있는데 일은 시키지 않고 있다. 원래
기사가 6명인데 3명이 조합원이고 3명은 조합원이 아니다. 조합원 3명에게는 일을 시키지 않는다. 그 분도 그 중 한명이다. 월급은 절에서 지급
한다”
그러면 지금 해고된 김영기씨는 어떤 이유로 해고
되었습니까?
“그 일이 있고 난 후 절에서 취업규칙인가를 돌렸는데 우리 조합원만 빼고 도장을 받았다. 나중에 조합에
문의해 알고 보니 그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사람들 과반수이상의 도장을 받으면 만들 수 있는 것 이라고 했는데 그 중 한 문항이 60세 이상은
근무를 할 수 없다는 규정이 있다는데 김영기씨는 63세라 해고 됐다.”
지난밤에 있었던 일을
말해 달라.
“나는 보지 못했는데 오후 12시 20분경 절에 있던 신도 100여명이 우루루 몰려 내려와 플랜카드를
찢었다고 했다. 그 일을 목격한 사람이 김영기 조합원이다. 절에서 어느 스님이 방송으로 절에서 이런 일이 있어서야 되겠는가 하는 발언을 했고
이에 흥분한 신도들이 내려와 플랜카드를 찢었다. 지금까지 이렇게 훼손된 플랜카드가 약 50개 정도나 된다. 저기 저 플랜카드를
보라”
뜯겨나간 플랜카드 내용을 물어 보니 다음과 같았다.
자비도량 성지에서 노동자탄압 웬 말이냐! 해고음모
철회하고 성실하게 교섭하라!
주지 행세하는 총무스님 각성하라! 삼광사 주지는 허수아비인가!
노조 깨기 위해 용역
깡패 고용하는 천태종단 각성하라! 전 직원 임금을 즉각 공개하라!
노조탄압 중단하고 성실하게 교섭하라! 등이다.
7일 기자가 다시 삼광사를 찾았을 때는 전날 걸려 있었던 플랜카드도 신도들에 의해 뜯겨 나갔다. 자신들이 일하던 교통통제소는 신도들에 접수
되었고 쓸데없는 마찰을 우려한 조합원들은 기사 대기실 앞에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박효석 기자는 참세상 부산경남(busan.newscham.net) 편집국장으로 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