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전과 오후의 할 일은 집 식구들과 함께 교회로 이동해 예배를 드리는 일이다. 오전 대예배와 오후 예배를 드리고 나면 오후 4시가 넘는 시각이 된다. 별일이 없으면 집으로 향하는데 어제는 집으로 곧바로 향하지 않고 헌책방을 들리게 되었다. 뭐 여은이와 옆지기는 여행갈 준비로 집으로 곧장 갔지만, 나는 이번 여행에는 해당사항이 없으므로 성경을 집사람에게 맡기고 헌책방이 있는 곳으로 향하게 되었다. 그전 주문한 것도 없는데 어떤 책들이 들어와 있는가 궁금도 하고 헌책방 가본지도, 사장님을 뵌지도 오래 되어 겸사겸사 들리게 되었다. 그런데 오늘은 왠일인지 참 많은 책들이 눈에 들어왔다. 최근 2000년도 넘어 출판된 것들도 있고 인문학 서적도 2권 구해왔다. 새책으로 사면 정가격 아니면 10%세일 가격에만 살수 있는 책들을 싼 가격에 만날 수 있었다니 반갑기도 하고 기쁘기도 했다. 바로 싸게 구입할 수 있다는게 헌책방에 장점이자 묘미가 아닌가 싶다. 내가 잘 알고 있는 헌책 매니아 한분은 절대로 새 책을 구입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이유는 새책을 구입하는 바로 그 순간부터 헌책이 되기 때문에 구지 정가격을 주고 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맞는 말 같기도 하다. 그렇지만, 아직도 나는 헌책에 대한 깊은 맛은 아직도 잘 모른다.
그래도 가끔 들리는 헌책방을 가면 1980년대의 헌책방 냄새가 남아 있는 것 같아 그때의 추억을 잠시 떠올려 본다. 헌책방이 모여있던 청계천, 학교에서 가까워 자주 이용하던 새한서점. 지금 단양으로 장소를 옮겼다고 하는데, 직장 생활을 한 이후로 한번도 찾아 가보질 못해서 참 아쉬운 생각이 든다. 이번에는 그렇지 않아도 휴가를 강원도에서 보내기로 했는데 올라갈 때 한번 방문해 볼 생각이다. 폐교된 적성초등학교를 사들여 문화의 공간으로 만들어 가고 있다고 하는데, 헌책의 냄새를 마음 껏 맡아보고 싶다. 언젠간 세계적 명소가 되어버린 영국 헌책방 마을 헤이온 와이를 가보려고 한다. 못가볼 수도 있지만, 꿈이라도 꿔보련다.
2004년에 읽은 책으로 헌책에 열정을 가진 한 사람의 생애를 들여다 볼 수 있었다. 세계적 명소로 만들기까지 숨겨진 그의 수많은 노력과 열정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수없이 많은 책들을 만날 수 있는 헤이온 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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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책을 벗 삼아 원문보기 글쓴이: 짱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