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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은 韓國禪學 第6號에 실려있는 2003년 봄 학기에 발표된 논문에서 퍼왔음을 밝힙니다.. ■YugasiminJeongbonSuneungeomgyeongHwanhaeSanbogi(瑜伽心印正本首楞嚴經幻解刪補記)....... / Kim, Chang-Sook(HyoTan) 268 1. 시작하는 말 '능엄경'은 그 풍부한 교리적 내용과 치밀한 전개 방식이 돋보이는 것으로 지난 수 백년 간 많은 주석서들이 편찬되었다. 또한 우리나라 스님들의 교학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주어왔으며 현재까지 전통 강원의 주요 교재로 널리 학습되고 있다. 그러한 가운데 최근 우리가 볼 수 있는 '능엄경'의 주석서의 일종으로 편찬된 開雲堂 大星(1790■?)의 '瑜伽心印正本首楞嚴經環解刪補記'는 '능엄경'에 대한 관심을 보여주는 좋은 자료로서 여겨진다. 본 글은 1840년(경자) 4월 8일 道藏山 尋源寺 開雲堂 大星師가 普幻의'環解刪補記'(1265)에 頌을 붙이고 註를 정리하여 吐를 단 것을 1983년(계해)에 陽星老師(1892■1992)가 우리말로 전부 번역하여 놓은 것이다. 즉 고려후기 이래로 유독 줄기차게 크게 성행한 普幻의 '환해산보기'가 조선 후기에 이르러 開雲大星의 손을 거쳐 143년만에 '유가심인정본수능엄경환해산보기'로 찬술되었다가 오늘날 양성노사의 발원에 의하여 번역?유포된 것이다. 그런데 아직 개운당 대성의 '산보기'와 다른 주석서들을 연결하여 연구된 결과는 없어 보인다. 본 글에서는 다만 이미 유포되어 있는 개운당 대성의 '산보기'를 학계에 소개하고 이에 대한 연구의 작은 시작을 삼고자 한다. 따라서 序頭 부분의 구성과 체계와 내용 및 頌拈의 분석, 그리고 문제점을 제시하는 정도에서 다루기로 한다. 2. 전체구성과 체계 본 '산보기'의 전체 구성은 서두에 '수능엄경'을 역주하는 말, '정본수능엄경' 간행서, '수능엄경'간행서, ?首楞嚴經付頌整註懸吐緣起序?, 開雲堂 跋記, ?正本首楞嚴經環解刪補記序?, 설법연기, '수능엄경' 역주사기를 실고 있다. 그 후 본 문에 들어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권1■권10 경전의 내용이 전개되고, 각 권마다 염송과 주를 다루고 있으며, 권 8의 말미에는 瑜伽修鍊證驗說에 실려져 있다. 각 부분의 중요한 부분을 발췌하여 본 '산보기'의 이해를 돕고자 한다. (1)'수능엄경'을 역주하는 말에서 백운산인 윤양성은 1978년 무오에, ■이 '수능엄경'은 불공화상의 유가심인 번역본이니 개운화상께서 부촉하며 말씀하시길 한 글자, 한 구절, 토 하나라도 함부로 고치거나 바꾸지 말라 하셨다. 그러나 지난 6년전 1972년 임자에 처음 간행되었는데 글자와 글귀와 토, 이 세 가지가 많이 바뀌고 틀렸거나 거꾸로 된 것을 다 지적하기 어려웠다. 다시 배영조의 도움으로 두 번째 간행했으나 역시 잘못 된 곳이 있어 세 번째로 수정?보완하여 인쇄하게 되었다.■고 말하고 있어 본서가 이미 3번의 수정?보완을 거쳐 출판하게 되었음을 밝히었다. (2)'정본수능엄경' 간행서에서 1972년 환산당 고암은, ■이 경전은 波羅密諦가 맨 처음 번역한 것이 자상하나, 그 뒤에 不空(705■774)화상의 재정리한 책이 더욱 더 명백하셨는데 불행히도 혐오를 입어 세상에 펴지 못한 채 없어져 버려서 후학들의 깊은 유감이 된지 오래였고, 바라밀제의 번역본이 널리 퍼진 지 여러 해가 지남에 그 경에 주석서를 낸 사람이 열 사람쯤 되었는데 그 중에서도 戒環이 제일 잘하셨으며 그 뒤에 普幻의 산정?보완한 것이 더욱 더 명백해졌건만 5백년 동안 겨우 몇 권 정도 보전되어왔더니 開雲(1790■?)화상에 이르러서 특별히 전수받고 남몰래 도를 닦아 득도한 연 후에 불공화상의 번역본을 받들고 보환화상의 산정?보완한 책과 모든 덕망높은 조사들의 어록을 거두어 통합?편집하여 원고를 완성하시고 백년 뒤 후학에게 부촉하사 간행하여 잘 간직하고 그대로 닦게 하셨으니 이것이 바로 자신을 제도하고 남을 제도하는 것으로 자신의 소임을 여긴 當世의 커다란 法施主라 할 만하다. ■■ 내가 전적 중에 더러 '瑜伽心印錄'이란 책을 본 적이 있으나 그 책을 보지 못해서 이 경전을 읽을 때마다 대나무를 쪼갠 듯, 촛불을 밝히듯이 확실한 주해가 없음을 한스러워하면서 '瑜?錄'이 우리나라에 나타나기를 소원했더니 다행히도 개운화상께서 초하신 불공화상의 번역본을 정리한 '정본수능엄경' 원고를 얻어서 손수 접하여 보게 되었으니 이보다 더 큰 다행함이 없다. ■■ 유가에 이르기를 이 경전은 금강반야바라밀다를 닦아 연마하는 총체적 비결이니 金剛은 법의 이치요, 般若는 법의 실체요 波羅密은 법의 작용이니, 유위법과 유위법 그리도 처음도 되고 끝이 되는 현묘한 공이 비록 다 갖추어졌으나 눈밝은 사람이 아니면 실제로 깨닫기 어렵다 하시고, '曹溪訣'에 이르기를 세상사람들이 몸 밖에서 부처를 찿고 밖을 향해 경전을 구하면서 안으로 마음을 발하지 못하고 안으로 경전을 지니지 못하기 때문에 이 비결을 지어서 모든 수행하는 사람들로 하여금 안으로 마음과 경전을 지켜서 스스로 청정한 불성을 분명히 보게 하노라 하시고, 또 이르기를 경전이란 부처가 되는 지름길이니 이 길로 가고자 하면 응당 안으로 般若行을 닦아서 끝까지 가야 된다 하시니 般若 般若行이여! 높은 하늘에 해와 달은 화창한 운세를 열고 만리에 구름이 건장한 생각을 일으키도다.■라고 하였다.
'금강반야바라밀경'에 이르기를, ■그 마음을 항복 받아라■ 하였고, 또 이르기를, ■여여하게 움직이지 않게 하라■고 하였다. 또 '조계결'에 이르기를, ■이 경전의 법문은 너무 깊은 뜻을 지녀서 실제로 터득하기 어렵다.■하였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경전의 이치를 모르고 도의 이치를 깨달을 수 없기 때문에 다만 후학들이 혹시라도 나같이 둔한 근기로 이 경전의 뜻을 밝게 깨닫지 못할까 염려하여 혼미하고 고루함을 생각하지 아니하고 매양 경전의 감추어진 비밀한 깊은 뜻과 긴요한 곳마다 우선 게송을 붙여서 그 뜻을 확실하게 하였으며, 다음에 주석을 정리하여 풀어주고 또 경전 원문과 게송?주석문에 한글로 토를 달아서 읽기에 편의를 제공한 뒤에 이 경전의 깊은 이치가 밝아져서 말법시대의 학자들로 하여금 한번 보면 깨달을 수 있게 하였으니 사방에 도를 좋아하는 사람들 중에 나(星)와 뜻이 같은 자가 진실로 깊이 음미하여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면 나의 바로잡고자 노력한 의미가 헛되지 않아서 내 손을 부여잡고 저 열반의 언덕에 오를 날이 있으리라. 게송을 붙이고 주석문을 정리하는데에는 여러 덕 높으신 분들의??拈頌??편과 太能의??逍遙集??과 불공화상의'瑜?錄'과 普幻和尙의'刪補記' 등에서 두루 채취하여 번거롭거나 복잡한 것은 간단한 요점만을 취해서 교정하였으니 나를 알아주거나 비방함이 이 한번의 거사에 달렸다고 하노라.■하였다. (4)개운당발기는 대성이 三摩地와 三摩鉢里와 三昧에 대한 분명하고 확실하게 분별한 것이다. '유가록'에 이르기를 ■바라밀제가 번역한 뜻과 혹 다른 스님들이 번역한 내용에는 대략 한가지 뜻으로 해석하였는데, 지금 화상께서는 세 가지로 나누어 해석한 것은 혹 잘못된 것이 아닙니까. 불공화상이 말하기를, ■훌륭하구나 그 물음이여! 지금 모든 말법 세계에 참다운 수행을 하는 사람으로 하여금 잘못된 길에 빠지지 않게 함은 너의 공덕이다. 삼마지는 바른 선정을 닦는 터전을 말하는 것이니 불도를 닦는 도량이다. 만약 이 구멍을 알지 못하면 법해가 아득하고 아득한데 어느 곳에다 착수할 것인가? 참다운 스승이 아니면 그 곳을 알 수 없나니라. 삼마바리라는 것은 헛것을 관찰하는 것을 말함이고, 삼매는 선정 가운데 바른 느낌이 일어나는 徵驗이니 그 이름은 비록 같은 듯하나 세 가지가 사실 같지 않아서 깊이 믿고 분명히 알아야 한다. 올바른 선정의 구멍은 참으로 빈 가운데 오묘한 작용이 일어나는 것이니 크기로 말하면 밖이 없고 작기로 말하면 안도 없어도 중생들의 불성이 그 한 구멍에 있으니 그 구멍을 알지 못하고 수련하는 사람은 편협하게 성품만을 닦는 외도이니라.■ 瑜伽修鍊證驗說(8권 말미) 童德稠; ■부처님 법은 비밀이라서 사실 듣기가 어려운 것이니 머리를 조아리고 공경히 절을 올리며 불법 듣기를 원합니다.■ 불공:■먼저 참된 스승을 찿아서 정성스러운 마음으로 모시고 받들라. 그 예로 석가모니 6년 고행, 스승을 찿아다니었다.■ 동덕조:■지금 화상을 배알하였사온즉 다시 어떤 스님을 찿으란 말입니까? (하고는 7일 동안 꼼짝 움직이지 않았다.) 불공:■수능엄경은 상?중?하근기 모두가 마땅히 믿고 알아서 닦아 증득해야 할 도이니 마 땅히 받들어 지켜야 한다.■ 동덕조:■삼마지의 위 없는 매우 깊은 큰 법을 속시원하게 들었습니다만 그 중에서 수행함 에 있어 마구니의 어려움과 수행할 때의 징험을 들려주실 수 있겠습니까,■ 불공:■마구니의 일은 경전 가운데 이미 말하였으니 다시 덧붙여 말하지 않겠지만 징험에 대해서는 조목조목 있으므로 참되게 수행하는 사람이 몰라서는 안된다.■ ① 乾慧地의 징험 처음에 단량법에 들어가 공부를 시작하여 정욕과 애욕이 다 끊어지고 계율이 정결해지면 삼경 대에 이르러 금꽃이 발생하고 봄 기운이 화창해지면서 황홀하고 아득하여 마음과 그 대상들이 모두 고요하게 되리니 이는 처음 건혜지의 징험이다. ② 十住 斯陀含 그 다음 삼장의 경락이 ?심경? 넘치고 솟아올라 입에 단 침이 생기고 다음과 음과 양이 서로 치고 받아서 배에서 우레소리 같은 것이 울려오며, 다음은 혼백이 안정되지 못해서 꿈에 놀래거나 두려움이 많아지고 다음은 지니고 있던 질병이 치료하지 않아도 저절로 나으며, 다음은 단전이 따뜻해지고 얼굴 모습이 말고 수려해지고 다음은 깜깜한 방에 있어도 원만한 빛이 일산 같이 비치며, 다음은 꿈 속에 용기가 솟구쳐서 다른 물건이 해칠 수 없고 다음은 관문이 잠겨 굳세게 봉해져서 몸 밖으로 새어나가는 정기가 저절로 끊기며 다음은 우레소리가 한 번 울림에 뼈마디가 모두 통하여 이어지고 다음은 습기가 저절로 사라져서 탐욕이 움직이지 않나니 이는 모두 십신 누진통의 징험이다. 다음은 침이 가공되어서 치즈처럼 엉기게 되고 다음은 점점 비린내나는 것으로 입과 배를 채우는 것을 싫어하며, 다음은 참 기운이 차츰 가득차게 되어 음식 먹는 것이 줄어들고 다음은 근골이 가볍고 건장해져서 그 몸이 나는 듯이 가볍고 다음은 눈동자가 그린 듯이 선명해지고 또 번개처럼 빛나며, 다음은 백 걸음 밖에 있는 가을 털처럼 작은 것도 볼 수 있게 되고 다음은 오래 전에 있던 흉터나 주름살이 저절로 없어져서 흔적이 없이되며, 다음은 눈물 콧물이나 땀이 나오지 않고 다음은 三尸와 九?이 모두 없어지며, 다음은 도태가 원만해지고 참 기운이 가득해져서 음식을 끊게 되나니 이는 십주의 사다함의 징험이다. ③ 十行 阿那含의 징험 다음은 온 몸의 붉은 피가 흰 연고처럼 변하고 다음은 입과 코에 저절로 오묘한 향기가 나며, 다음은 백발이 다시 검어지거나 빠진 이가 새로 나게 되고 다음은 내부가 명랑하게 밝아져서 장부를 환하게 볼 수 있으며, 다음은 다른 사람의 병을 입으로 불어서 치료하며 수은을 입김으로 말리고 다음은 추위와 더위가 침입하지 못하고 죽고 삶이 간섭하지 못하며, 다음은 손으로 반석 위에 그리면 글자가 완전하게 새겨지고 다음은 혼백이 돌아다니지 아니하여 꿈과 잠이 없어지며, 다음은 신비한 광채가 명랑해져서 다시 낮과 밤이 없이 되고 다음은 자태는 옥수와 같고 살은 금색처럼 투명해지나니 이는 십행 아나함의 징험이다. ④ 十回向 阿羅漢의 징험 다음은 속 뜻이 말고 높아서 큰 허공과 합해지고 다음은 陽精이 체를 이루어서 다음은 안으로 항상 화엄국토에 노니는 것을 볼 수 있으며, 다음은 안의 성품이 출현하고 밖의 신이 찿아와 조회하게 되고 다음은 天時와 사람의 일을 다 미리 알 수 있게 되며, 다음은 용맹스러운 힘이 매우 화창하여 항상 위로 올라가게 되고 다음은 공덕과 수행이 원만하여 부처님의 圖錄을 받게 되며, 다음은 붉은 노을이 눈에 가득하고 금빛이 몸을 감싸며, 다음은 채색 구름이 둘러 싸서 형체와 정신이 모두 오묘하게 되나니 이것은 십회향 아라한의 징험이니라. 대장부의 도가 이루어지고 덕이 세워지는 일이나 그러나 이 뒤에도 다시 위로 향하여 공부해 나갈 일이 있다. 다시 네가지 과에서 할 수 있는 일을 물으니, ■須陀洹은 번역하면 성인의 흐름인 누진통에 들어가는 果名(入流를 말함)이니 이것이 불법의 근본이 되는 것이고, 사다함은 번역하면 一來라고 하니 한번 천상에 올라갔다 한번 인간에 내려오는 것이며, 아나함은 번역하면 不來라고 하니 삼계를 초탈해서 욕계에 떨어지지 않아서요, 아라한은 번역하면 無生이라고 하니 만가지 번뇌가 다 끊어짐이니 곧 함이 없는 果이니라. 경전에 이르기를, ■아라한은 마음대로 날아다니고 마음대로 변화할 수도 있으며 無限劫의 수명을 느릴 수 있으며 천지도 고요하게 할 수도 움직이게 할 수도 있다.■고 하였다. 또 화두를 가지고 견성하는 일에 대해서 물으니 대답하기를, ■견성은 곧 도를 증득한 뒤에야 볼 수 있는 것이다. 화두를 가지고 견성한다는 말은 어리석은 사람이 꿈 속에서 황금을 얻은 것과 같으니 내가 상관할 바가 아니며 네가 물을 것도 아이니라.■
(1) 본서의 연기 이러한 '유가심인정본수능엄경환해산보기'는 어떠한 동기에서 이루어진 것일까. 이 원고봉함 속의 개운당 유서에는 자신의 행장과 이 글을 쓰게 된 동기 등이 비교적 자세히 밝혀져 있어 궁금함을 풀어주고 있다. 행장을 보면, 그는 경북 상주의 개운동에 태어나니 부는 김씨이고 모는 양씨로서 3세에 부를, 5세에 모를 각각 여의고 외숙부에게 의탁하였으나 외숙부 마저 7세에 돌아가시고 외숙모 역시 9세에 돌아가니 인생 무상을 느끼고 사람들을 만날 때 마다 죽음에서 벗어나는 길을 물었다. 그 후 鳳巖寺의 혜암선사를 따라 출가하니 13세였다. 그러나 1년도 못되어 스승이 입적하니 확실하게 무상함을 깨달았다. 그 후 6년 동안 보환화상께서 입적한 곳인 曦陽山 幻寂庵에 머물다가 19살에 스승을 찿아 나섰다. 10년을 강산을 두루 돌아다니다 홀연히 古德和尙의 ■공연히 쇠신만 닳게 하면서 동?서로 분주하게 다녔네.■라는 글 귀에 느낀 바가 있어서 환적암으로 돌아오니 나이 30세였다. 이 때 훌륭한 스승 만나기를 간절히 하여 조금도 게으름이 없더니 갖가지 경계가 나타났다. 그러나 조금도 마음을 동요하지 않고 정직만 굳게 지키면서 계율을 청정히 지키고 선정을 성실하게 지키기를 1년 남 짓 하였을 때 어떤 미친 듯한 스님이 찿아왔는데 몸의 형태는 수척하고 의복은 남루한데다 온 몸에 부스럼이 나 가까이 갈 수 없을 정도였다. 그러나 그는 공경히 절하고 맞이하여 시봉하기를 게을리하지 않았는데 때로는 꾸짖으며 때리기도 하고 어떤 때는 희롱하기도 사랑하기도 하였다. 이렇게 하기를 한 달여 지나도록 마음을 동요하지 않고 정직만을 지켜 배나 더 공경할 뿐 한번도 의심하지 않았더니 어느 날 밤에 불러 말하기를, ■부처님 앞에서 기원하는 것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이에 ■참다운 스승을 만나 불법을 구하는 것이요. 그밖에 구하는 것이 없다.■ 하니, 스스로 스승되기를 말하고, ■도를 닦는 것은 마음을 항복받는 것으로 시작과 끝마무리의 긴요함이 되니 도를 이루지 못하는 것은 마음을 항복받지 못하고 我慢을 없애지 못했기 때문이다■라고 말하였다. 다시 수행 시작케 하니 7일만에 건혜지 漏盡通의 因을 증득하니 '正本首楞嚴經'과'瑜?心印錄'을 주면서, ■내가 普賢尊師에게 口訣로 받은 믿고 알고 닦어 증득하는 일이 모두 여기에 기록되어 있으니 소중하게 받들어 간직하라.■고 말하고 홀연히 공중으로 날아가 버렸다. 일찍이 없었던 일임을 감탄하고 白蓮庵으로 내려와 1백일만에 십신인 須陀洹 漏盡通 果를 증득하고 다시 7일만에 初住 分定道胎 因을 증득하고서 道藏山으로 들어갔다. 이곳 심원사에서 보임 출태(斯陀含果)하고 유집임경(阿那含果)하는 동안에 여가를 활용하여 '유가심인정본수릉엄경'의 원고를 초하였다. 그러나 발행할 시기가 아직 이르고 면벽(아라한과)이 더 급하므로 보류하여 간행하지 않고 지리산 묘향대로 떠났다. 그는 은밀한 곳에서 남모르게 도를 닦아 증득한 뒤에는 모습이 신선의 풍채로 변하는데다 일마다 기적이 많은 것을 보고 사방 이웃에서 끊임없이 찿아들므로 오래도록 선정에 들기가 어려워 부득이 멀리 한적한 곳으로 떠났다. 떠날 무렵 그는 원고를 경전을 얹어놓은 시렁 천장 위에다가 깊이 간직해 놓고서 후세의 어진이를 기다리며 몇 가지 흔적을 남겨 백년 뒤 큰 인연이 있는 사람이 이를 인쇄하여 배포할 것을 예언하였다. 그러면서, ■후세에 이 경전을 받들어 독송하는 자는 경문이나 게송 주와 토에 있어서 한 구절이라도 함부로 고치지 말라. 또 비방하는 무리들은 반드시 신이 벌을 내릴 것이다.■ 하였다. 이상이 본서가 세상에 나오게 된 緣起이다. 여기서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조선후기 '능엄경'을 중심으로 한 신비주의적 선정 수행의 형태가 엄연히 전승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특히 주목되는 점은 이러한 수행은 종래의 화두 간화선법의 수행과는 거리가 있다는 것이다. 전통적 간화수행법과 다른 이러한 수행의 모습은 또 다른 수행 증과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써 일정한 의미를 갖는다. 또한 필자가 능엄경 각주에 고승대덕의 염송을 붙이고 있는 점은 흥미를 갖게 한다. (2) 염송의 분석 <1권> <2권> <4권> <5권> <6권> <7권> <9권> 宗鏡 8회, 古德 18회, 逍遙 19회, 無名 17회, 志磐 3회, 丹霞 12회, 冶父 7회, 慈受 4회, 雲頂3회, 無垢 5회, 同安 3회, 海印 4회, 心聞 2회, 九峰 2회, 瑜伽 2회, 善慧 2회, 西山 2회, 不空 2회이며, 神鼎, 中峰, 張拙, 涵虛, 六一, 無心, 空照, 節齋, 橫川, 傅大士, 太?, 芭蕉, 保寧, 澤山, 智覺, 壽崖, 雲溪, 喚醒, 白雲, 龍牙, 善慧, 雁露, 圓光, 義相, 慧能, 玄奧, 普警, 夾山, 西山 등이 각 1회이다. 또한 경전 인용은 '화엄경'과 '유가경', '보적경'이다. 즉, 도합 48인의 인명이 인용되고 있어 그 학문적 폭이 대단히 넓음을 알 수 있거니와 특히 우리나라 고승의 송을 대거 인용하고 있는 것은 대단히 고무적인 것이라 하겠으니 소요, 서산, 환성, 백운, 원광, 의상, 함허, 서산, 부설거사 등이 그것이다. 특히 이 가운데 소요의 염송을 19회나 인용하고 있다.
'능엄경'의 주석서를 보면 義天대 약 28종, 당대 4인, 송대 18인, 원대 4인, 명대 42인, 청대 12인 등 많은 사람들이 '능엄경'에 대한 주석서를 썼다. 이것으로 보면 비교적 송대 이후 명대에 '능엄경'에 대한 호응이 컸다고 여겨진다. 특히 會昌破佛 이후 선종이 진흥되면서 갈수록 綜合主義的 신행운동이 요청되고 있었다. 즉 顯密圓通的, 禪淨雙修的, 敎觀一致的 수행관이 요구되어지고 있었다. ??능엄경??은 그러한 문제들을 충분히 수용하고도 남음이 있다. 때문에 많은 주석서의 배출이 뒤따른 것이었다. 그 가운데 온릉 계환의 주석이 우리나라에 가장 많이 유통되고 급기야는 고려 말 보환에 의해 '環解刪補記'가 이루어져 유통되기에 이르렀던 것이다. 그렇다면 '환해산보기'가 찬술된지 143년만에 어떠한 시대적 배경과 요구에 의하여 본서가 찬술, 출현하게 되었나. 또한 왜? 굳이 불공화상의 번역을 취하였나? 경의 제목에 대하여 왜 ?유가심인?이라고 하였는가? 瑜伽禪 + 心印을 의미하는가. 그렇다면 유가선과 밀교(능엄주)인가? 특히 '유가심인록'이란 경전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말하는가? 등등의 여러 문제들이 뒤따른다. 필자가 조사한 바로는 불공 역의 '능엄경'은 대장경 목록에서 찿아지지 않고 또가 ■瑜伽心印■이라고 이름붙인 어떤 역경도 존재하지 않았다.
또한 대성은 많은 고승의 염송을 채록하고 있으면서도 화두 수행의 부정은 우리에게 일정한 시사점을 주는 것이 아닌가 한다. 이러한 제 문제들이 긴밀하게 연구되어질 때 보다 본서의 명확한 연구가 이루어질 것이다. 후일을 기약해 보고자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