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대표팀이 22일 밤 9시 시리아대표팀과 2007 아시안컵 예선 첫경기를 치른다. 우리대표팀은 지난달 15일부터 한달여 동안 해외전지훈련을 치렀다. 승패에 연연하기보다는 대표팀이나 선수 개인들이 자신의 단점을 제대로 파악한 뒤 이를 빠른 시간내에 보완하는 것이 전지훈련의 목적이었다. 전지훈련이 끝난 뒤 치르는 공식대회 공식경기인 시리아전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언론과 팬들은 경기에 맞춰 관전포인트를 내놓고 있다. 이른바 '아드보카트 타임'에 골이 나올까, 시리아청소년대표팀과 맞붙어본 경험이 있는 젊은 선수들이 제몫을 해줄까, 원정경기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을까 등등등. 물론 이런 점들도 모두 주목해야할 부분인 것만은 사실이다. 하지만 시리아전의 진짜 관전포인트는 따로 있다는 생각이 든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대표팀 전체로나 선수 개개인으로나 한달여간 전지훈련의 성과를 실전에서 보여줘야한다는 것이다. 지난 8차례 평가전에서 드러난 문제점들이 이번 시리아전 만큼은 다시 반복되서는 안된다. 물론 몸은 힘들겠지만 상대는 FIFA 랭킹 95위의 시리아. 우리로서는 오만, 베트남만큼이나 절대 질 수 없는, 져서는 안되는 상대임에 틀림없다.
〈팀 차원의 관전포인트〉
우선 팀 플레이 전체적인 관전포인트는 다음과 같다. ▲승리는 기본, 무실점 대승을=시리아를 꺾는 것은 정말 기본이다. 현재로서는 진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다. 관건은 무실점 대승을 거두느냐다. 수비에서 대표팀은 지난 8경기에서 6골만을 내줬다. 덴마크전에서만 3골을 내줬 을 뿐 나머지 경기는 그런대로 괜찮은 수비력을 보여준 셈이다. 그러나 시리아의 공격력은 우리가 전지훈련에서 맞붙은 팀들보다 한두수는 떨어진다. 아무리 원정이라고 해도, 아무리 우리선수들이 피곤하다고 해도 절대 단 1골도 내줘서는 안된다. 공격에서는 다득점을 노려야한다. 대표팀이 코스타리카, 멕시코전에서 30개가 넘는 슈팅을 날리고도 득점은 단 1골에 그쳤다. 그것도 이동국의 행운골이었다. 시리아는 일단 우리대표팀을 맞아 수비위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시리아의 포메이 션이 4-5-1이라는 점은 포백 수비를 세워 측면도 내주지 않고 미드필더를 5명을 놔서 미드필더 싸움에서도 수적 우위를 차지하겠다는 뜻이다. 밀집수비에 유달리 약한 모습을 보인 우리대표팀으로서는 시리아를 상대로 다득점을 올려야하는 마지막 숙제를 안고 있다.
▲우세는 기본, 절대적 압도를=우리가 시리아보다 우세한 경기를 펼칠 것은 분명해보인다. 객관적인 전력이 앞선 가운데 월드컵 멤버 `옥석 고르기'를 하고 있는 만큼 우리 선수들이 방심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달간 강한 담금질을 하고 실력 뿐만 아니라 정신력까지 끌어올린 대표팀에게 우세로는 부족하다. 즉 상대를 절대적으로 압도해야만한다. 피로 누적, 시차 적응, 시리아팬의 일방적인 응원전이 펼쳐질 경기장 분위기, 심판들의 친 시리아적인 판정, 그라운드 적응 부족 등 관건은 많다. 하지만 우리대표팀은 90분 내내 시리아를 절대적으로 압도해야 만한다.
▲포백과 더블 보란치, 무실점을 넘어 무결점을=이번 전지훈련에서 아드보카트 감독이 측면 공간을 내누지 않는 포백에 상대 플레이메이커나 공격수를 2명이 막는 더블 수비형 MF를 함께 테스트 했다. 물론 월드컵에서 우리보다 강한 상대들을 상대로 골을 내주지 않기 위해서 빈틈없는 수비를 강화하려는 뜻이었다. 시리아는 스위스, 프랑스, 토고보다 전체적인 전력이 떨어진다. 우리로서는 무실점만으로는 부족하다. 단 한차례의 실수나 위험한 장면이 나와서는 안된다(물론 축구에서는 위험한 장면들이 나올 수밖에 없지만). 즉 무실점은 기본. 무결점 수비플레이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어웨이 오버액션은 안된다=시리아전이 열릴 경기장 분위기는 완전히 시리아쪽 일 것이 분명하다. 우리로서는 이런 분위기에 휩쓸려서는 절대 안된다. 상대 분위기에 말려서 무리한 플레이를 하면서 경고, 퇴장을 받아서는 안된다. 또 우리가 홈에서 실수를 하면 격려의 박수가 나오지만 시리아에서 실수를 하면 시리아 관중의 야유가 터져나올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우리 선수들은 절대로 위축되서는 안된다. 흥분하지 않고 냉철하면서도 침착한 정신상태에서 우리 플레이를 제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뜻이다.
〈선수 개인적인 관전포인트〉
선수들도 전지훈련 기간 동안 경기를 치르면서 크고 작은 실수들을 했다. 그리고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애를 썼다. 이번 시리아전 또한 선수들 개인으로서는 예전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다면 만족할만한 플레이를 하는 셈이다. 선수 개개인의 흠을 잡자는 뜻은 없다. 선수들이 이전 실수를 계기로 삼아 끊임없이 자기 단점을 보완하면서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할 수 있도록 계속 발전하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에서 적을 뿐이다.
▲이운재=8경기 전경기를 뛰었다. 그리고 대부분 안정적인 방어력을 보였다. 다만 1월19일 크로아티아전에서 두차례 코너킥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점은 아쉬웠다. ▲김동진 조원희=붙박이 풀백으로 자리 잡았다. 이들 모두 1월21일 그리스전에서 뒤로 돌아가는 공격수를 놓치면서 실점위기를 자초했던 것은 시리아전에서 반복되서는 안된다. 크로스 정확도까지 올라간다면 금상첨화. ▲최진철 김진규=포백의 중앙 수비수로 자리매김했다. 스리백에 비해 훨씬 많은 상황을 고려해 플레이해야하는 중앙 수비수 듀오로서 좀더 영리한 플레이를 해야만한다. 자기 자리를 비울 때는 확실히 볼을 처리해야하며 로빙볼이나 스루패스가 올 때는 선수와 공을 정확하게 나눠서 막는 호흡이 필요하다. ▲박주영=2골을 넣었지만 인 플레이 상황에서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다. 좋은 찬스를 여러번 잡았지만 골을 넣지 못했고 어시스트 장면도 많지 않았다. 인 플레이 상태에서 좀더 좋은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이천수=전지훈련 기간 중 가장 돋보이는 활약을 펼쳤던 공격수다. 아쉬운 점은 시간이 흐를수록 골욕심을 내면서 개인적인 플레이에 치중했다는 느낌을 받은 점이다. 전훈 초반 보여준 것처럼 박지성과 같이 동료를 도와주는 플레이를 기대해본다. ▲이동국=결정적인 역습 찬스에서 동료를 보지 못하고 혼자 볼을 처리하려고 하 다가 득점을 올리지 못한 적이 있었다. 지난해 11월 세르비아 몬테네그로전에서 역습 상황에서 중거리 슛으로 추가골을 넣었을 때도 사실은 옆에 있던 동료에게 패스를 했어야한다. 그리고 최근 멕시코전에서도 역습상황에서 이천수에게 패스를 하지 못한 채 볼을 빼앗기고 말았다. 동료를 이용하는 플레이, 동료를 도와주는 플레이가 필요하다. 크로아티아전에서 이천수의 골을 어시스트한 것처럼. ▲백지훈 김두현 이호 김남일=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좋아지는 플레이를 보였다. 전훈 초반에 비해 계속 좋아지고 있기 때문에 특별히 지적할 만한 점은 별로 없다. 다만 좀더 완벽해지기를 바란다면 패스의 속도와 정확도를 끌어올리면서 다소 체력적으로 힘들더라도 경기가 끝날 때까지 열심히 압박해주길 바란다.
PS : 물론 세계 최고 브라질이 시리아와 경기를 한다고 해도 실수는 나오게 마련이다. 그리고 분명이 우리대표팀도 실수를 할 것이다. 부디 어이없는 실수가 되도록이면 적게 나오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적은 글이라는 점을 기억해줬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