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5시, 옆 침대 박찬홍 형이 잠을 깨서 부스럭 거린다. 아직 시차 조정이 안 되는 모양이다. 우린 누워서 도미니카공화국 얘기, 멕시코 얘기, 여행 얘기들을 주고받으면서 날이 새기를 기다려 카메라를 들고 항구로 나갔다. 새벽7시, 항구는 아직 조용하다. 가끔 출항을 준비하는 어선이 보일 뿐이다. 내항을 따라 내려가니 동쪽 하늘에 붉은 색이 짙어가면서 마침내 아침 해가 떠오르고 있다. 어제 일몰에 이어 일출 촬영까지 얻는 행운을 누렸다. 옆에 있던 찬홍 형이 “The early bird gets the worm” 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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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는 길에 소개받은 백성식당에 들려 백반 15인분을 주문하고, 숙소에 돌아와 일행을 인솔해 식당으로 향했다. 차려진 밥상을 보고 모두 감탄사를 내뿜는다. 상 그득하게 놓여 진 반찬들, 조갯국, 생선구이, 홍어탕까지, 수저를 못 대게하고 사진부터 찍었다.
이침 식사 내내 어제 밤, 노래방 얘기가 화제 거리다.
오늘 일정은 어제보다 더 많이 걷는 코스라 모두들 밥을 두둑이 먹고, 사진으로만 봐 왔던 삼학도로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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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학도, 세 마리의 학이 섬으로 변한 섬이라 삼학도라 했다.
과거에는 섬이었던 곳이 해안 매립으로 육지가 됐는데, 지금은 섬 둘레에 인공 수로를 파 놓아 섬의 운치를 되살려 놓았다.
가징 작은 섬부터 차례로 제일 큰 섬까지 둘레 길을 따라 걷는다. 큰 섬은 일명 이난영 공원으로도 불리는데, 섬 중턱 이난영 묘지 옆에는 그의 노래 “목포의 눈물”과 “목포는 항구다” 두 노래비가 방문객을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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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중턱 둘레길 정자에서 잠시 쉬어 간다.
노문덕회장과 김병욱총무는 무릎에 물파스를 바르며 통증을 호소한다. 다음 행선지는 식당인데 모두들 아침을 거하게 먹었다며 다음 행선지로 가서 해결 했으면 한다. 다음 행선지까지는 꽤 멀다, 걷기 불편한 동기들만 택시로 이동 시켰다.
삼학동을 거쳐 먼저 간 친구들이 기다리는 남농미술관에 도착하니 점심식사 시간을 훌쩍 넘겼다. 주위에는 음식점도 없다, 편의점이 하나 있어 옥외 파라솔에서 컵라면을 주식으로 아이스크림과 커피를 후식으로 즐겼다. 어제 저녁과 오늘 아침에 비하면 형편없는 식사이지만 여행 중에 이렇게 때우는 식사도 하나의 추억거리로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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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월요일, 박물관등이 쉬는 날이다.
계획했던 자연사박물관과 해양박물관 관람은 무산됐으나 출사와는 무관한 곳들이니 스킵도 무방하다. 그러나 마지막 행선지 갓바위는 아직 유효하다.
갓바위는 목포 팔경중의 하나로 두 사람이 나란히 갓을 쓰고 서 있는 모습이다. 해상 보행교로 바다 위를 거닐면서 볼 수 있어 목포 관광의 필수 코스가 된 곳이다.
갓바위를 배경으로 마지막 단체 사진을 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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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많이 남는다, 더 이상 둘러 볼 곳도 없다.
목포에 와서 처음으로 이동수단이란 걸 타본다. 콜택시를 불러 목포역으로 향했다.
목포에서 저녁식사까지 하고 갈 요량으로 7시 열차표를 끊었는데 마침 5시 열차에 빈 좌석이 있단다.
그래도 시간이 남는다. 일부는 역전 당구장으로, 일부는 커피 집으로.
첫날 15,000보. 둘째날 21,000보 도합 36,000보를 이틀간 걷게 한 죄가 무겁다.
그것도 산을 오르고 내리면서 말이다.
빛사냥이 아니라 빛산우회라고 하질 않나, 누군 124부대에 비교 하질 않나,
내년 일박이일에 영향을 줄라나?
빛사냥꾼들 모두 수고 많았구,
특히 휴스턴 철성이형, 여독을 풀지도 못하고 함께한 찬홍이형 감사하고 내년 일박이일에 또 봐요. 안녕!!!
첫댓글 용규대장 수고하셨고 더구나 이런 멋진 후기까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번 목포 1박2일 출사여행은 예상보다 힘든 일정이었으나 일행 모두 무사히 다녀올수 있어서
다행이었습니다. 힘든 와중에도 군소리없이 따라오며 진행에 협조해준 친구들 모두에게 감사드립니다.
우리모두 건강에 유의하여 내년 봄 출사여해에는 더 많은 인원이 참여하여 발전하는 빛사냥의 모습을
보여주도록 합시다.
추억에 남을 대단한 여행이었습니다. 즐거웠던 여행을 다시 음미해볼 수 있게 자세히 써준 김용규 대장 감사합니다
회장단, 용구대장 수고 많았고 고맙습니다. 철성, 찬홍 노독에 힘들었을 텐데도 함께 하여 즐거웠습니다.
짧고도, 긴, 즐거운 사진 여행.... 서울과 달리 친절하기도 하고 남 일에 간섭도 하는 목포 사람들이 정겨웠습니다. 124 군 보다고 강력한 leadership, 치밀한 작전, 끈끈한 협동심 으로, 유달산을 전원 정복하고, 알지도 못하는 목포 시내를 횡단 하니, 어느덧 집에 가야하는.... 뭐, 내년에 또 오면 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