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바쁜 하루였다.
빠뜨리지 않으려고 전날부터 하나씩 준비를 하여 차에 실을 것을 다 준비하고
아침을 먹고 출발하였다.
남편은 죽곡정사 소방훈련이 있다고 하여 나를 내려주고 차를 가져가기로 하였다.
기름값이 만만치 않으니 방향이 같으면 같이 나가서 일을 보는 것이 요즘 둘이 절약하는 방법이다.
문학관에 도착을 하여 다 내리고
차를 가지고 출발하였다.
수국이 한창이다.
작년에 접목하여심은 수국이 참 이뻐서 올해는 좀더 해 봐야지
하얀색깔을 위주로 하려고 하얀수국이 있으면 삽목을 한다.
마침 미니초가 다 떨어져서 스님께 사진 찍어보고를 하였다.
한박스 있다는 것을 내가 다 썼는데
향도 떨어지고 초도 다 떨어졌다.
내가 문학관 입구에 초와 향을 피우는 것은 기도하는 의미도 있지만
향과 초를 켬으로서 습기를 제거하고 방향재 역활을 하기 때문이다.
가위를 들고 수국을 돌보려고 하는데 스님이 내려 오셨다.
찾는데 이미 내가 다 쓰고 없다.
뭐 가져다 놓으시던지 나보고 사라고 하던지 하시것지
둘러보고 올라가시고
지묵대사탑에 수국을 심으면 좋겠다고 하여 가위를 들고 올라갔다.
지난번 제막식 때 꺽어다 놓은 것이 쓸만하면 주워다 꽂아줄까 했더니 다 말라져서 쓸 수가 없다.
내가 사다 두었던 것만 살아 덩그러니 남아 있다.
그것만 자작나무 아래 심기로 하였다.
아래 내려오면서
삽목용 수국을 잘라서 준비하였다.
그 때 양중희 선생이 도착을 하였다.
자르던 것을 두고 스님께 인사하러 올라갔다.
내려와서 잠시 그림을 점검하고 나니 점심시간
그래도 밥은 먹어야것기에 공양간 가서 밥 먹고
막 먹으려고 하니 작가들 셋이 도착을 하였단다.
밥을 어찌 먹은지 모르게 먹고
문학관으로 왔다.
차 한잔 편하게 먹을 시간도 없이 그림 수정에 들어 갔다.
시간 분배를 해서 봐주라고 하였지만 우리가 일을 하다가 보면 그렇게 되지 않는다.
그림을 보다가 잘못 전달 된 것도 있고 하여 수정해가며 하다가 보니 어느새 시간들이 휙~ 지나가서 4시가 넘었다.
내가 손 많이 가야하는 것은 보지도 못하고 실려 보냈다.
양중희선생이 사흘이나 물도 못 먹고 아프다가 겨우 흰죽을 먹는다고 하였는데 힘들어 할 가봐서 사무실에 가서 좀 봐달라고 보냈다.그 무렵 도착한 남편이 나에게 내미는 것이 있었다.
다슬기다.
싫다는 말도 못하고 그릇만 내밀며 담아 두라고 하였다.
다 잘 챙긴다고 했는데 정작 중요한 나의 가방은 사무실에 두고 왔다.
일요일 출근해서 가져오지 뭐.
집으로 들어 온 나는 다슬기는 큰 그릇에 부어서 담아 두고 저녁 준비를 하여 호르륵 먹고는 그대로 안마기 앉아서 잠이 들었다.
아침에야 나가서 보니 그래도 다슬기는 잘 살아 있었다.
된장 한스픈 풀고 물 끌이다가 다슬기 넣어서 푹 끓였다.
간을 좀 보라고 하였더니
"아, 진짜 이 맛이야! 어제 복내에 새로 생긴 다슬기집을 갔더니 맛이 하나도 없었어."
라며 어려서 달밤에 탱자가시 들고 다슬기 까먹던 이야기를 하였다.
점심은 다슬기국에 밥 먹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