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 서식하는 숭어에는 ‘개숭어’라 홀대받는 숭어(Mugil cephalus)와, ‘참숭어’라 불리며 회로 이용되는 가숭어(Chelon haematocheila), 그리고 흔하지는 않지만 등줄숭어(Chelon affinis)가 하나 더 있다.
숭어는 전 연안에, 가숭어는 제주도를 제외한 주로 갯벌에, 등줄숭어는 제주도를 제외한 남해안에 사는데, 그 생김새와 생태적 특성이 조금씩 다르고, 우리가 즐겨 먹을 수 있는 시기도 다르다.
숭어의 몸은 가늘고 긴 측편형이나 머리는 다소 납작하다. 몸 빛깔은 등쪽이 회청색이며 배쪽은 은백색이고, 가슴지느러미 시작 부위에 청색 반점이 있다. 각 비늘의 가운데에 흑색 반점이 있어 몇 개의 세로줄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눈에는 기름눈까풀이 잘 발달되어 있고 꼬리지느러미 가랑이가 깊게 패여 있어 가숭어보다는 깊은 물에서 빠르게 헤엄치기 좋은 구조로 되어 있다.

▲숭어. 개숭어라 불리며 주로 겨울에 산란한다. 사진=국립생물자원관 김병직 박사
숭어는 바다와 강 하구를 왔다 갔다 하는 왕복성 어류로 1년생 이하의 어린 새끼는 강의 민물까지 거슬러 올라가 살다가 크기가 25㎝ 정도로 자라면 바다로 내려가기 시작한다.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 염분이 낮은 하구의 기수역에는 3년생까지도 들어와 사는데, 4~5년 성장해 크기가 45㎝ 정도의 어미가 되면 바다로 나가 산란을 한다. 산란기는 수온 차이에 따라 해역간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10~2월이다.

▲가숭어. 이름과 달리 참숭어로 불리며 횟감으로 널리 이용된다. 사진=국립생물자원관 김병직 박사
가숭어는 숭어와 달리 5~6월 봄에 산란하며 펄이 있는 하구역에 살고 성장이 빠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숭어는 갯벌이 발달되어 있는 곳에 적응하여 꼬리지느러미 가랑이가 깊게 패이지 않았다.
강화의 어민들은 가숭어가 봄철이 되면서 먹이도 먹고 산란을 한다고 한다. 그래서 봄철에는 개흙 냄새가 나서 잘 먹지 않고, 오히려 겨울철에 횟감으로 이용하는데 맛이 일품이란다. 그래서 그런지 갯벌이 발달한 강화도에서는 가숭어를 ‘참숭어’라 부르며 가격이 1㎏에 1만 2000원을 넘는다. 이런 생태적 특성 때문에 갯벌이 없는 제주도에는 출현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숭어는 늦가을과 겨울에 맛이 들기 시작하여 정월과 이월에 제 맛이 나며, 수온이 올라갈수록 그 살에 수분이 많아지고 ‘쇠금내’라는 갯내까지 나면서 맛이 떨어진다. 그래서 생겨난 말이 있으니 “여름 숭어는 개도 안 먹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에 반기를 들어
“오 농어, 육 숭어, 사철 준치다”
라며 6월에 숭어 맛이 그만이라는 얘기도 있으니 ‘잡히는 해역과 먹는 사람의 입맛 나름인가 보다’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이는 숭어와 가숭어를 먹는 제철이 다르다는 것을 몰랐던 데서 생긴 혼선인 것 같다. 일반적으로 어류는 산란하기 위해 살이 찐 시기에 맛이 있는데,
숭어는 10~2월에 산란하니 여름~가을철에 맛있고, 가숭어는 보리가 피기 시작하여 팰 때까지 4~6월에 산란하니 겨울철~이른 봄에 맛있을 수밖에 없지 않을까.

▲해마다 8~9월 시화호를 거쳐 안산천 상류 도심까지 몰려와 장관을 이루는 숭어 떼. 사진=상록구청.

숭어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