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창수의 시, 2023년 여름] 저는 정말로 행복한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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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창수의 시, 2023년 여름] 저는 정말로 행복한 사람입니다

전창수 지음

글 하나를 작성하고 쉬임표를 가려는데 누군가 불러서 글 하나를 더한다,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글 하나를 더하는데 썰렁한 화면이 나를 바라본다, 나는 정말 행복한 사람입니다, 썰렁한 화면 어딘가에서 나를 바라보던 생각들은 웃음을 살짜쿵, 나는 정말로 행복한 사람입니다

나는 정말로 행복한 사람이어서, 그래서 오늘도 글을 씁니다. 내가 원해도 원하지 않아도 마구마구 써야 되는 글들이, 내가 화가 나 있든, 내가 속을 썩든 말든, 아무렇지도 않게 글들은 나를 바라보고 있다.

그래, 속 썩이는 글들인 게지. 그래, 속 썩이는 글쓰기인 게지.

이렇게 마구마구 퍼부을 수 있는, 그래도 좋다고 하는 사람이 많아서, 그래서 나는 마구마구 글을 쓸 수 있어서 오늘도 글을 쏟아붓는 나는

너무너무 행복한 사람입니다

정말로 행복한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