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부산 엑스포 유치를 확신했던 주범이 외교부로 밝혀졌습니다. 윤 대통령을 오판에 빠지게 하고 국민들을 기대에 부풀게 만들었다가 물거품이 됐으니 사죄를 해도 모자랄 판에, 외교부는 이를 밝혀낸 김준형 조국혁신당 의원에게 되레 성을 냅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야당 의원들의 성명서 제목대로 ‘무능은 기밀로 숨길 수 없습니다’.
김준형 의원이 어제 외교부 국정감사에서 공개한 3급 기밀이었던 전문 내용은 충격적입니다. 지난해 11월, 재외 공관에 발송한 문서는 “유치전에 총력을 다하라”는 내용과 함께 아래와 같은 판세분석이 담겼습니다.
- 사우디의 120표 이상 확보는 절대 실현 불가능
- 1차 투표 치열한 접전, 2차 투표 한국 과반 득표
결과는 어땠습니까? 119 대 29이었습니다. 판세분석에서 딱 하나 맞았습니다. 사우디가 119표를 얻었으니 ‘120표 이상 확보는 절대 실현 불가능’은 맞았다고, 판세분석의 절반은 맞지 않았느냐고, 외교부는 우길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부산엑스포유치위원회에 힘을 보태던 SK와 삼성 등 대기업 관계자들의 판세분석은 달랐다고 합니다. 유치가 어렵다는 분석을 정부에 전달하면서 윤 대통령이 굳이 국제박람회기구 총회가 열리는 프랑스 파리에 올 필요가 없다는 의견도 전했다고 합니다. 어쩌면 윤 대통령의 목적은 다른 데에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재벌 총수들과 파리에서 술판을 벌였으니까요. 김은혜 당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팀 코리아’와 함께 일분일초를 아끼지 않고 쏟아붓는 윤 대통령의 혼신의 대장정은 이 시각 현재도 진행형”이라고 밝혔습니다.
조태열 장관은 어제 국감에서 외교부의 무능을 자인하고 사죄부터 했어야 합니다. 그런데 김준형 의원 질의에 기밀 전문 입수 경위를 따져 물었습니다. 외교부 출신인 김건 의원 등 국민의힘 외통위원도 전문 공개를 “범죄”라면서 “국익을 해치는 행동”이라고 비난햇습니다. 외교부와 윤 대통령의 무능을 비판하면 국익을 해치는 것입니까?
해당 문서는 이미 올 6월30일에 기밀에서 해제된 문서입니다. 외교부가 기밀을 해제하는 행정 절차를 완료하지 않았으므로 현재도 기밀이라는 주장은 억지일 뿐입니다. 비밀 해제 문서 공개를 통해 국익의 어떤 부분이 훼손됐는지부터 얘기해보길 바랍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미국의 용산 대통령실 도청 사실이 드러난 뒤 “동맹국인 미국이 우리에게 어떤 악의를 가지고 했다는 정황은 발견되지 않고 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이런 발언이야말로, 명백하게 국익을 해치는, 반국가적 발언 아닙니까?
2024년 10월 8일
조국혁신당 수석대변인 김보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