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JAbVAPE0_qs?si=CPgrZtN5ft7cXJ0Q
산야초 세번째 수업.
고산지대 식물을 만나러 밀양 청황산과 사자평 일부를 다녀왔다.
선생님을 열심히 쫓아다니며 설명을 듣다가도
쏟아지는 정보에 부담이 되었다
이걸 어떻게 다 외우지..
그때 하늘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예술 작품을 외우려고 전시를 보는 게 아니듯,
자연도 그냥 느끼면 되는 거야.
외우려하지말고, 그저 아름다움을 만끽해.”
덕분에 좀 더 편안한 마음으로 자연을 느낄 수 있었다.
바위에 몸을 기대어 구름의 흐름을, 바람을, 풀들의 속삭임을 들었다.
아득해질 정도로 광활한 하늘을 멍하니 바라보다 문득 옆으로 고개를 돌렸다. 좌우로 시원하게 펼쳐진 청명한 하늘. 천천히 하늘을 헤엄치는 구름들. 구름이 된다면 이런 기분일까.
사방 어디에도 건물이 보이지 않았다.
자연 속에 둘러싸여 바람을 맞았다.
속이 뻥 뚤리는 듯한 시원함이 밀려왔다.
해방감을 느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나태주 <풀꽃>
이름을 알기 전에는 그저 배경처럼 스쳐 지나갔던 풀들이,
이름을 알고나니 하나하나 입체적으로 다가왔다.
모두 비슷해 보였던 풀들이 각기 다른 모습으로,
다채로운 존재감으로 내게 말을 걸어오는 듯했다.
분명히 존재했지만, 눈에 띄지 않던 생명들.
문득 생각했다.
세상에 내가 보지 못하는 것들이 또 얼마나 많을까?
산야초뿐만이 아닌, 주변 곳곳에 숨어있는 수많은 존재들.
그리고 그 안에 담긴 무수한 아름다움과 고통.
그 감각에 더 예민해지고 싶다고 생각했다.
미세한 울림까지 놓치지 않도록
마음을 활짝 열어둬야겠다 다짐했다.
세상을 사랑 어린 눈으로 바라보며
보이지 않는 아름다움과 고통까지 깊이 느끼고 반응하고싶다.
위에 좋은 어떤 식물.. 하늘 선생님께서 열정적으로 설명해주셨다.
하지만 머릿속이 복잡해질 즈음,
옆에서 혜림 선생님께서 장난스럽게 말하셨다.
“그냥 위 아프면 하늘쌤한테 전화혀~!~!~!~”
모두가 웃음 속에 잠시 쉬어갔다.
ㅎㅎ 맞지, 자립은 관계에서부터 시작된다고ㅎ
너무 혼자서 모든 걸 해결하려고 애쓸 필요가 없다는 걸 다시금 느꼈다.
힘들 때는 옆 사람에게 기대는 것도
그 나름의 지혜가 아닐까?
모든 걸 혼자 짊어지지 않아도 된다.
세상은 혼자 살아가는 곳이 아니니까.
모든 생명은 각자 특화된 영역을 가지고,
서로 돕고 의지하며 살아가고 있으니까ㅎㅎ
그래도 산야초를 알고, 자연과 더 가까워지고 싶은 마음은 여전하다.
단지 완벽해야한다는 부담감이 조금 덜어졌을 뿐이다.
무겁게 생각하지말고 가볍게, 수업을 즐기기로 했다.
모르면 도와줄 선생님이 계시니까^^
즐거운 마음으로 자연과의 연결을 더 깊이 느껴나가야겠다
날개만 있다면 - 김민기
저 산 너머엔 무엇이 있을까
난 왜 여기에 이렇게 있는 것일까
왜 저 시냇물은 저리로 흘러만 갈까
왜 이 세상은 넓기만 할까
날아가고 싶어 날아가고 싶어
시냇물을 건너 푸른 들판 지나
날개만 있다면 가보고 싶어
잣나무 수풀 저 산 너머로
저 나뭇가지 위 떠가는 흰구름
구름 저편에 눈부신 햇님은
왜 저 위에서만 외롭게 떠 계실까
파란 하늘은 얼마나 먼 곳일까
오르고 싶어 오르고 싶어
나뭇가지 위로 햇님 계신 곳까지
날개만 있다면 가보고 싶어
넓고 높고 또 먼 저 곳에
날아가고 싶어 오르고 싶어
시냇물을 건너 햇님 계신 곳까지
날개만 있다면 가보고 싶어
넓고 높고 또 먼 저 곳에
넓고 높고 또 먼 저 곳에
매수업 시간마다 시 한 편을 함께 읽는다.
이번 시간에는 시 대신 하늘 선생님께서 노래를 한 곡 소개해 주셨다.
정상에 올랐을 때, 김민기의 ’날개만 있다면‘이라는 곡을 들었다. 하늘선생님은 천왕산 정상에 앉아 이 풍경을 보고 있으면 이 노래가 떠오른다고 하셨다.
그순간 노래와 풍경이 어우러지며 마음속에 잔잔한 충만함이 밀려왔다. 자연과 노래가 서로를 채우며, 그 순간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줬다.
산야초 수업듣길 정말 잘했다 ! ~~~~
첫댓글 글만 읽는데도 그날의 감동이 느껴집니다. 송현(바람)의 후기는 그런 힘이 있네요. 사진이 예뻐서 그런가? 잘 읽었습니다.
다시 다녀온 듯 꽉~ 차오르네요ㅎ 고마워요 바람~^^
따뜻한 시간이 모니터를 뚫고 전달되어요.
바람 글 읽으면서 저까지 맑은 마음 가지게 되는 것 같아요. 맑은 마음 나눠주어 고마워요. ㅠ 쨩!
혼자서 다 못하는 걸 바람이 저에게도 곁을 내주었네요. 또 배워요.
후기 넘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