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U자 걷기 제10구간 셋째 날 이야기
(평택호 - 우정네거리 ; 27km)
글 : 이영균 (운영위원장, ykrhee10@hanmail.net)
사진 : 이창조 (홍보 위원장, lc191@ hanmail.net )
김민종 (홍보 부위원장, mjmjk123@hanmail.net )
오늘은 11월 7일 수요일입니다.
10구간 걷기 시작한지 세 번째 날입니다.
이제는 어느 정도 적응이 되어 모두가 즐겁게 걸을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아홉 번의 걷기에는 날씨가 너무 좋았었습니다.
그러나 지난 이틀간
비가 오고 바람이 불어
방조제를 걷는 10구간 걷기를 더욱 어렵게 하였습니다.
그러나 한사모 회원들은 이를 잘 이기고
한 사람의 낙오도 없이 오늘 사흘째를 맞았습니다.
오늘은 평택호관광지 숙소에서 화성시 우정읍 우정네거리까지
27 킬로미터를 걷게 됩니다.
하늘은 여전히 흐렸습니다.
아침 7시 전주횟집에서 바지락 된장찌개로 아침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후원 받은 단감 2개씩을 나누었습니다.
출발시각까지 여유가 있어
회원들은 평택호를 배경으로 사진도 찍고
담소도 나누었습니다.
식당 여주인은 50년전 시집 왔을 때에는 솔밭이었으나
관광지로 변한 이곳의 산 역사라고 자부합니다.
8시 20분
박찬도 회원님은 '대한민국 한사모 체조'로 회원들의 몸을 풀어줍니다.
체조는 걷기운동으로 시작하여 숨쉬기로 끝납니다.
서동대로를 따라 북쪽으로 38번, 77번도로 걸어갑니다.
날씨는 흐렸지만 바람이 잦아들어
어제보다는 걷기가 훨씬 수월합니다.
8시 55분
반가운 햇빛이 나타났습니다.
9시 20분 배상교 건너의 항구휴게소에서 첫 휴식을 취하였습니다.
하만호길과 나란한 풀길을 걸었습니다.
우측은 하만호길과 야적장이고
오른쪽은 하만호입니다만 썰물로 인하여 바닥을 들어냈습니다.
10시에는 하만호를 배경으로 반별 사진을 찍었습니다.
사진을 찍을 때에는 언제나 동심입니다.
이 사진을 누가 간직할지도 모르지만
사진 찍는 자체가 즐거움이기에 모두가 하나가 됩니다.
이어서 임병춘 회원의 지도와 회원들의 하모니카에 맞추어
동요를 부릅니다.
'가을이라 가을 바람', '가을 밤', '바닷가에서', '반달' 에 이어
'한밤 사진편지......'로 시작하는 한사모 주제가로 마무리하였습니다.
동요를 할 때에는 일부 회원은 소녀다운 율동으로 박자를 맞춥니다.
이런 길을 그냥 지날 수는 없지요.
걷기만 한다면 힘이 소진될 뿐입니다.
아름다운 조국의 강산에 안겨서
흥겨운 노래를 함께 부른다면
걸을 수 있는 힘이 소생합니다.
주재남 고문과 손홍문 기사께서
회원 모두에게 환영의 인사와 화이팅을 외치고 있습니다.
진한 동료애를 느끼는 순간입니다.
서해대교를 바라보며 평택항으로 접어듭니다.
왼쪽에는 평택항 신컨테이너 터미널(PNCT)입니다.
11시에 서해대교 밑을 통과하였습니다.
모두가 자동차로는 여러 번 건너다닌 서해대교를
가까이 바라보며 걸으면서 U자 걷기에 참여한 보람을 재차 느꼈습니다.
동부두 문들이 순서대로 나타났습니다.
콘테이너도 잔득 쌓여 있습니다.
여기에서는 뻗어나는 우리나라의 경제력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평택항 국제여객 터미널 앞
평택항 마린센터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였습니다.
부두마다 자동차가 가득하였습니다.
평택항은 자동차 수출입을 처리하는 큰 항구입니다.
2010년부터 자동차수출입처리 실적은
전국 항만 가운데 1위라고 합니다.
지난 9월말까지 평택항의 수출입 자동차 처리실적은
101만대로서 작년보다 11%가 늘어났고
금년말 까지는 140만대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평택지방해양항만청을 지났습니다.
포승공단입니다.
11시 45분 오전 걷기를 마치고 버스를 타고 식당으로 향하였습니다.
영산나루 식당의 메뉴는 불고기 백반입니다.
오늘 점심은 소정자, 진풍길 부부회원께서 전 회원을 초대하셨습니다.
소 회원님은
'할매도- 반장이다! 할배도 반장이다!' 라고 건배하셨습니다.
모두 큰 소리와 박수로 화답하였습니다.
오후의 첫 코스가 자동차가 많은 대로이기에
식당 주인에게 물어 새 길을 찾았습니다.
'모를 때에는 남에게 묻는 것이 최선이다.'라는 말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1시 10분
예술근린공원 앞에서 출발하였습니다.
공단 안에 있는 넓은 공원으로서
때맞추어 단풍이 현란합니다.
삭막하기 쉬운 공단에
자연의 아름다움을 간진한 장소가 있다는 것이 다행입니다.
제2함대사령부 진입로를 왼쪽에 두고
원정초등학교 옆길로 갔습니다.
원정보건소가 보이는 매우 한적한 길입니다.
포승원정로라는 도로명이 눈에 띱니다.
역시 코스 바꾸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작은 언덕위의 원정리 스피커가 네 방향으로 걸려있습니다.
저 스피커를 통하여 즐거운 소식, 슬픈 소식이 온 동네에 퍼졌을 것입니다.
77번 도로 밑을 지나자 마자 곧바로 왼쪽으로 꺾었습니다.
77번과 나란히 갑니다.
오른 쪽에는 넓은 평야가 펼쳐졌습니다.
소로를 정비하던 아저씨가 묻습니다.
'무엇하시는 분들이에요?'
'한반도를 걷습니다.'
그 분은 이해가 안 된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거립니다.
그렇지요. 금방 이해가 되신다면 이상한 것 아닙니까?
77번 도로를 건너 원정리삼거리에서 휴식합니다.
삼사오오 짝을 지어 담소를 나누는 회원
단 둘이서 심각한 표정으로 얘기하는 회원
자신과 얘기하려고 침묵하는 회원
그냥 쉬는 회원
그러나 충전하고 있는 것은 확실합니다.
남양만로로 좌회전합니다.
좌측의 석유공사 이중 담장이 삼엄합니다.
자동차 운행이 잦지는 않지만 대형차이기에
소리와 위력이 겁이 납니다.
남양방조제를 걸었습니다.
지금까지 지나온 방조제에 비하면 소규모입니다.
오후 3시
남양방조제 끝의 삼광주유소에서 휴식하였습니다.
모든 회원들에게 안전에 더욱 유의해 달라는 간곡한 당부를 하였습니다.
도로를 걸을 때 특히 대형 차량이 질주하는 길에서는 안전이 제일입니다.
마침 방조제 좌측에 돌을 쌓은 뚝길이 있어
그 위로 걸었습니다.
도로를 피할 수 있어 여간 좋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썰물로 들어난 갯벌을 보는 것이 흐뭇하였습니다.
돌방조제 끝에 다다르니 기아자동차 안내석이 크게 서있습니다.
또 좌회전합니다.
남양만 해안도로입니다.
해안 따라 곧게 뻗은 길이 시원합니다.
기아자동차 석천 야적장을 지나서
기아자동차 남문에 도착하였습니다.
좌회전합니다.
경기도 화성시 우정읍 석천리 가래동
이곳은 저의 고향입니다.
제가 낳고 자라지는 않았지만
저의 선대 조상님들로부터 선친까지
오랫동안 살아오신 저의 뿌리입니다.
이곳을 한사모회원과 함께 U자 걷기로 걷는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었습니다.
저녁 식사 후 찾아 뵌 80대 고령의 숙부님과 숙모님께서도
무척 놀라시는 모습이었습니다.
특히 숙모님께서는
“걸으면 누가 돈이라도 준데?” 하시었습니다.
몇 구간 이었는지는 잊었지만
저희 일행에게 한 촌노께서
“미친 사람들이구먼.”이라고 한 말이 생각났습니다.
돈이 생기기는커녕 돈을 쓰면서 이렇게 고생길을 걸으니
한사모는 분명히 미친 사람들임에 틀림이 없나봅니다.
오른쪽의 작은 언덕길로 올라갑니다.
'띨뿌리길'입니다.
원래 개발되기 전 이곳은 ‘띨랑산’이라는 작은 산이었고
그 산 끝자락에 붙인 이름이라고 합니다.
5시경 우리는 오늘의 목표지점 우정읍 사거리에 도착하였습니다.
숙소로 가는 길에 매향리 전투기사격장의 흔적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이곳을 떠난 사격장은 어딘가로 옮겼을 것입니다.
사격장이 필요 없는 나라가 언제나 돌아올지 기다려집니다.
숙소는 화성시 우정읍 고온리 작은 언덕위에 자리한 발리 모텔입니다.
석양은 마지막을 한껏 뽐내면 내일을 기약합니다.
지난 이틀간의 악천후에 고생한 한사모 회원들은
오늘 펼쳐진 석양의 신비에 넋을 잃었습니다.
저녁 식사는 매향리횟집의 회정식입니다.
심상석 회원의 건배사는 우렁찹니다.
대한민국 U자 걷기!
한사모! 한사모! 한사모!
임진각까지 완주!
완주! 완주! 완주!
임병춘 회원의 기타 반주에 맞추어
‘가을이라 가을 바람’ 노래가 시작됩니다.
이어서 박현자 회원의 ‘새색시 시집가네’
정인자 회원의 ‘코스모스 피어 있는 길’
합창으로 ‘짝사랑’과 ‘가슴 아프게’를 부르며
모두가 한 가족임을 느끼는 밤입니다.
이제 10구간도 절반이 끝났습니다.
아무 탈 없이 이곳까지 걸어온
모든 회원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모두 곤하게 잠에 떨어지는 밤입니다.
그러나 이 잠은 내일 걸을 길을 꿈꾸는 잠이며
새로운 힘을 축적하는 잠입니다.
바다는 만조의 그득함을 보여주며 철석이고 있었습니다.
오늘 밤은 별빛이 구름사이로 내려오는 밤입니다.
동굴 속 같은 어둠이 내리 깔린 화성시 우정읍 고온리는
한사모 회원들의 숨소리를 자장가 삼아 함께 잠이 들었습니다.
그리그의 피아노 협주곡 A단조 작품 16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