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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성-이세미', "바둑에서 결혼까지"
'황인성-이세미' 결혼 후, 유럽에서 바둑인생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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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1년 조금 넘는 기간이었다. 유럽과 한국이라는 거리를 두고 알콩달콩한 사랑을 키워온 바둑계 커플이 있다. 지난 1년간 직접 만난 날은 얼마되지 않았도 정말 열심히 사귀었고, 오는 11월 5일 드디어 결혼하기로 했다. 아, 정말 잘 어울리는 한 쌍이다. 신랑은 한국 바둑계의 알아주는 '꽃미남'이었고, '신부'의 친구들 중에 미인이 많다. 미인 주변엔 미인 친구도 많은 것이 세상의 이치, 신부도 그만큼 미인인 것이다. 신부의 친구들을 보기 위해 이 결혼식에 꼭 가보겠다는 후배들이 많은 것도 이 결혼의 큰 특징이다. 이 커플은 '황인성-이세미'다. 황인성 아마7단은 현재 프랑스와 스위스에서 바둑 세계화 사업의 일환으로 바둑보급을 하고 있고, 이세미씨는 사이버오로 Wbaduk팀에서 세계화사업 등을 맡아 활발한 활동을 했다. 두 사람이 만나게 된 것은 업무상(?) 당연한 것이라도 해도 황인성 7단이 사이버오로 사무실을 뻔질나게 드나들었던 것은 업무상 공적인 애정행각이었던 셈이다. 결혼 준비로 바쁜 '황인성-이세미' 예비 부부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 두 분의 결혼을 축하합니다. 언제부터 이렇게 알콩달콩한 사랑을 꾸려왔는지, 그리고 황인성 사범은 해외에서 바둑보급중이라 데이트할 시간 내기가 쉽지 않았을 터인데, 독특한 데이트 비결이라도 있었나요? "(황)직접 만나는 거는 세미가 일할 때(?)를 이용했죠. 기도컵이나 유럽바둑 콩그레스에 세미가 출장 오면 제가 가서 만났죠. 직접 만난 시간은 적었어요." "(이)비결은 영상통화죠. 실제로 스카이프로 영상채팅을 많이 했어요. 마침 저희가 사귀기 시작한 후로 스마트폰이 많이 퍼졌어요. 저는 아이폰으로 인성오빠는 아이패드로 영상통화를 했죠. 주말에는 23시간동안 이야기를 나눈 적도 있었어요. 평일에도 일 끝나면 2~3시간 영상채팅은 기본이었구요. 영상으로 이야기 나누다가 잠드는 경우도 많았어요." 거리는 떨어져 있어도 보통의 커플들보다 훨씬 많은 시간을 같이 보낸 셈이다. 주말에 23시간 영상통화를 하다니. 스마트 폰이 개발되지 않았더라면 이 한 쌍은 탄생하기 어려웠을 지도 모른다. 문득 아이폰,아이패드, 각종 안드로이드 기기에서 돌아가는 오로바둑 엡이 위대해 보인다. 이 커플은 첫 만남이 드라마틱하다. 만남 자체가 드라마틱한 게 아니라 만나자마자 황인성이 이세미에게 '프로포즈'를 했기 때문이다. 이세미 씨의 이야기. "작년 8월에 처음 봤어요. 알고는 있었는데 직접 보니까 정말 좋은 사람 같았어요. 굉장히 진지하게 뭔가를 이야기 하고자 하는데 뜸을 들이는 거에요, 무슨 이야기인지 궁금해서 계속 물어봤어요. 갑자기 뽀뽀를 할 줄은 몰랐어요." 호 그랬어? 과감한데? 이어지는 황인성의 말이다. "네, 그랬어요. 가벼운 뽀뽀였죠. 원래 전 결혼같은 건 생각을 안했어요. 나중에 미래의 모습을 그려봐도 별로 아름다울 것 같지도 않고 왜 결혼을 해야 하는지 이해를 하지 못했죠. 그러나 세미를 처음 본 순간 결혼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결혼을 왜 안하는지 이유를 찾기가 힘들어졌어요. 만난지 열흘만에 결혼하자는 말을 꺼냈죠. 그리고 나이가 들었을 때의 인생도 갑자기 밝아보이는 거에요. 제 인생이 바뀐 거죠." 그래도 그렇지. 오래 오래 사귀다 보면 서로를 확인하는 과정도 필요했을텐데. - 서로의 장점을 말해주세요. 언제쯤에 '아 정말 이 사람과 결혼해도 되겠구나?" 이런 확신을 하게 됐는지요. (황) "글쎄요. 세미를 보면 항상 '아~ 너무 선하다. 아름답다.' 나는 행운아다. 그런 생각이죠." (이) "계속 믿음이 갔어요. 가령 제가 섭섭하다고 무엇인가 말을 하면, 문득 눈을 떴을 때 그런 부분을 모두 처리해 놓곤 해요. 제가 싫어하는 부분이나 안좋은 습관같은 걸 지적하면 귀찮아하기보단 노력을 해서 그런 것도 고치더라구요. 원래 습관고치고 하는 그런 거 힘들잖아요." (황) "당연히 그래야지요. 절 믿고 직장도 그만두고 결혼 후에 해외로 바둑보급하러 같이 나가잖아요. 그리고 이 정도는 해야 결혼할 수 있어요. " 약간 애들 장난같기도 하고, 순정만화의 한 장면같은 '첫 뽀뽀'의 기억이 워낙 상큼해서인지 본격적인 '첫 키스'의 시점은 두 사람이 다소 헷갈려한다. 만난지 열흘만에 프로포즈를 한 셈인데 나중에 프로포즈는 따로 했을까? "(황) "프로포즈 했어요. 무릎을 꿇고 정중하게 결혼해달라고 하면서 반지를 줬죠. 사실 저도 이런 거 하면 손발이 오그라드는 체질인데요. 예상보다 꽤 오래 무릎꿇고 사랑고백을 했습니다 이런 거 꼭 해야합니다. 안하면 평생 시달릴 것 같은 느낌을 받았거든요. " "(이) "조금 쑥쓰러웠는데요. 금방 끝내고 얼른 일어나려고 하더라구요. 머리를 살짝 눌러서 못 일어나게 하고, 무릎꿇은 채로 프로포즈를 좀 더 오래하라고 했어요." - 11월 5일 결혼하고 나서 다시 유럽에 나가는 것으로 들었습니다. 부부가 같이 해외바둑보급을 할 생각인가요? 향후 신혼 계획을 알려주세요. 또 부부가 신혼 생활을 해외서 하는 게 아주 쉬울 것 같지는 않은데 준비는 잘 되고 있나요? "(황)네. 결혼하고 3개월 간은 프랑스 그래노블 시에서 지낼 거에요. 리옹 옆의 도시인데 바둑인구가 그동안 잘 조직되어 있어서 비자문제도 이 곳 분들의 도움을 받았어요. 이곳에서 지내다 스위스로 옮길 예정입니다. 제가 스위스 바둑협회의 공식 지도사범이라서요." "(이) 오빠가 좀 더 실력이 늘고 싶은 분들을 가르친다면 저는 바둑에 입문하려는 분들이나 아이들을 가르치려고 해요. 오래 같이 하려면 프랑스말도 배워야 하구요. " - 유럽에서의 바둑보급은 어느 정도의 기한을 생각하고 있나요? 그리고 바둑세계화 사업의 예산이 줄어들거나 하면 지장을 받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또 유럽에서 새 식구가 생길 수도 있을텐데. "(황) 원래 처음 유럽에 바둑 보급을 갔을 때는 그런 지원제도가 아예 없었어요. 물론 지원이 있으면 도움이 되죠. 유럽에서는 바둑 커뮤니티를 만들고 그안에 완전히 섞이는 게 중요합니다. 그 다음부터 눈에 확확 들어오는 효과가 나타나죠. 경제적인 자립도 어느정도 가능해지구요. 커뮤니티 밖에서 드문드문 바둑지도를 해주는 방식으론 불가능해요. 지원이 줄어든다고 해서 포기하지는 않을 겁니다." "(황-이) 아이는 2~3년간은 갖지 않을 거고, 유럽에서의 보급은 3년 이상을 생각하고 있어요. " - 유럽에서 굉장히 오래 있겠네요. 한 번 가면 얼굴보기가 힘들겠어요. 바둑계와 인연이 깊은 두사람이었습니다. 앞으로도 두 사람은 유럽 쪽의 바둑 관련한 일을 많이 하게 될 것 같은데요. (갑자기 분위기 엄숙해지는데) 어떤 비전이 있을까요? "(황) 바둑 입문한지 3달 정도 됐고, 15급정도 되시는 프랑스 분이 스스로 4주정도의 입문코스를 만들고 40명정도를 가르쳤다고 하더라구요. 이런 열정적인 분들과 같이 하고 싶어요. 그냥 유럽에서 바둑을 가르치고 생활만 하는 게 아니라, 유럽에서 바둑이란 게 하나의 문화와 커뮤니티로 작동하게 하고 싶어요. 전 유럽안에 섞일 거고 그 안에서 바둑이 유럽내로 획기적으로 확산되는 걸 보고 싶어요. 유럽에서 보통 체스의 고수라고 하면 사람들이 일단 인정을 하거든요. 마찬가지로 저도 '바둑하는 사람'이라고 하면 유럽인들이 그것을 체스처럼 인정할 수 있게 하고 싶어요. 상당히 세련되고 고급스런 동양의 문화, 그리고 한국의 문화라는 것도 알리고 싶구요. 바둑이라는 시장을 질적으로 키우고 싶어요." "(이) 사이버오로에 입사할 때 꿈이 지금의 오빠가 하는 말처럼 그런 바둑보급이었어요. 그래서 사이버오로에서 Wbaduk팀 제의가 왔을 때 기뻤어요. 혼자서 해외에 나가봤을 때 현실은 굉장히 어렵다는 걸 금방 알았었거든요. 지금은 오빠가 버팀목이니까 든든해요. 무섭지 않아요." 11월 5일 오후 3시 오르세웨딩컨벤션(건축사회관)에서, 황인성-이세미 커플은 결혼한다. 그리고 결혼식 후, 약 1주일 뒤에 유럽으로 떠난다. 유럽에서 원하는 것을 다 이룬 뒤의 모습은 어떨까? 두 사람이 모두 한 입으로 말한다. "아주 먼 훗날, 바둑이 아닌 완전히 다른 분야에서도 일을 하고 싶어요. 물론 그 때쯤엔 바둑이 유럽에서 좋은 대접을 받고 있겠죠. 하하" |
첫댓글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부럽지
허걱;; 꿰뚫으시네요ㅋㅋ
아름다운 한 쌍입니다. 멀고 먼 외국에서 항상 행복하시고 모든 꿈 이루시길 바랍니다.
선남선녀네요. 축하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