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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기 조선왕조 실록(25편)
소젖을 위한 변명
야마오까 소하찌가 쓴 대망(大望)이란 일본 소설을 보면, 도꾸가와
이에야스가 어린 시절 우유를 굳혀서 만든 치즈 비슷한 음식을 먹는
장면이 나온다.
이웃 일본이 16세기에 우유를 먹었다면, 같은 시기 조선은 어땠을까.조선은 이미 개국 초부터 고려시절부터 내려오던 유우소(乳牛所 : 소젖을 관할하는 관청)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다.
오늘의 주제는 바로 이 소젖과 관련된 이야기이다.
전하!! 이건 좀 심하신 거 아닙니까.
우유가 몸에 좋고, 칼슘이나 철분이 많이 들어서 골다공증 예방에도 좋다고 하지만, 인력낭비가 너무 심합니다.
소젖 그 까이거 그냥 대충 소 젖탱이나 주물딱 거려서 뽑으면 되는데 유우소(乳牛所) 라고 관청까지 만들어서 말입니다.
그게 한 서너명 모아놓고, 소 젖이나 짜라면 이해하겠지만,200명은 너무 한 거 아닙니까.
세종 3년 병조에서 총대를 메고, 장계를 올린 것이었다.
어쭈,네들 지금 내가 우유 받아 먹는게 꼽다는 거야 뭐야 네들은
못먹는데, 우리만 먹는게 꼽다 이거지.
아니 그런 게 아니라, 궂이 우유를 먹고 싶으시면, 아침마다 배달해서 먹으면 되잖습니까?
그거 받아서 먹으면 되는 걸 가지고 꼭 관청까지 둬서 말이죠.
그게 또 신하들이나 일반 평민들 한테까지 혜택이 돌아가면 모르겠지만,
전하나, 상왕전하, 왕족들 몇 명만 배달해서 먹는건데, 그걸 위해서 공무원 200명이나 투입한다는 건 비생산 적이지 않습니까.
야이 자식아, 그럼 유우소 말고 우유 생산 하는 데가 어디 있어 그리고 난 저지방 우유 밖에 못 먹어!
조선 천지에 저지방 우유 생산 하는 데가 어디 있어!
아니 뭐, 꼭 전하께서 먹는걸 탓 하자는 게 아니라, 좀 비생산 적이란 거죠.
툭 까놓고 말해서 조선 천지에 우유 받아먹는 사람이 주상 전하나, 상왕전하, 왕족 몇 분이랑, 대비마마, 중전마마 정도가 다 아닙니까.
그런데 그 몇 사람을 위해서 200명이나 차출 돼서 덤벼드는거 이거 문제 있다 이겁니다!
세종3년 병조에서 시작된 ‘유우소(乳牛所) 철폐 운동’은 세종의 심기를 건드렸다.
이 당시까지 소젖 이란 건 지금 시점에서 바라보는 ‘우유’란 개념이 아니었다.
보양식 혹은 약의 개념으로 생우유를 마시는 게 아니라, 죽으로 만들거나 쌀가루와 우유를 넣어 끓인 뒤 소금으로 간을 한 타락죽을 만들어 먹었다(보통 왕의 자릿조반으로 많이 나왔다)
아니, 내가 꼭 우유에 환장하는 건 아닌데.좀 기분이 나쁘긴 하다.
네들 나한테 이럴수 있어.
내가 뭐 우유에 환장한 줄 알어 엉!
아니 뭐 저희가 전하가 우유를 대놓고 먹던, 배달해서 먹던 그런 걸 탓 하자는 게 아니라요.
너무 비생산적이란 거죠.
우유 몇 잔 받겠다고 200명이나 때려 박는다는 거,
이거 전형적인 탁상행정에,
공무원식의 자리 늘리기 아닙니까.
이제 공무원도 구조조정 하고, 체질개선을 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입니다.
이 참에 유우소 폐지하고, 전하한테 우유 배달하는 건 예빈시(禮賓寺 : 고려, 조선시절 외국 사절이나, 종실, 재신의 음식을 관장하는 관청)에 맡기면 우유는 안끊길 겁니다.
결국 세종은 신하들의 이런 주청에 못 이겨 전속 우유 배달부를 자르게
된다.
자, 유우소를 혁파하고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우유에 대한 논란이
종지부를 찍게 된 듯 보였지만, 문제는 그렇게 쉽게 끝나지가 않았다.
왜 바로 조선이 유교국가란 것이 문제를 확대 재생산 했다는 것이다.
아니, 우리가 누군가.도학(道學)정치를 꿈꾸는 대 조선의 선비들이 아닌가.
이런 우리가 어찌 우유를 먹는 행위를 용납할 수 있단 말인가.
자네 말이 옳으이 소가 우유를 짜봤자 얼마나 짜겠는가?
겨우 송아지 한 마리를 먹일까 말까한 젖을 짜는 게 소인데, 그 송아지를 먹일 젖을 빼앗아 사람이 먹다니, 이는 인(仁)을 말하는 군자가 할 행동이 아닐쎄.
맞네, 어찌 불쌍한 송아지들의 먹이를 빼앗아 사람이 먹을 수 있겠는가.
아무리 보양식으로 쓴다 하지만,
이는 사람으로서 할 짓이 아니라네.
당시 조선의 오피니언 리더라 할 수 있는 유학자들의 생각이 이러했던 것이다.
이 당시 조선에는 젖소가 없었다.
젖을 전문적으로 짜내는 젖소가 아닌 소 (한우) 가 하루에 우유를 짜봤자 얼마나.짜낼까.
그 얼마 안 되는 젖을 송아지에게 주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먹으려고
빼앗는 것은 유교의 도리를 거부하는 행동이라며 유학자들이 들고
일어난 것이다.
이런 배경 덕분에 조선시대 내내 우유는 극히 제한적인 ‘보양식’으로만 허용되었고, 쉽게 접하는 음식으로 일반에게 퍼지지 못했던 것이다.
물론, 왕에게 진상되는 우유는 불문에 그쳤다.
나라의 주인인 임금의 건강을 위해선 어느 정도 융통성을 발휘했던 것이다.
지금 생각하면 웃기는 이야기지만, 우유는 조선시대 내내 임금과 극히 일부의 특권층을 위해서만 존재했던 식품이었던 것이다~
엽기 조선왕조 실록(26편)
금(金)씨를 김(金)씨라 읽어야 하는 설움.
4천5백만 대한민국 인구 중에서 가장 많은 성씨를 차지하는 성은 무엇일까.
그렇다 바로 김(金)씨이다.
그런데 뭔가 좀 이상하지 않는가.
분명 김씨의 한자어는 쇠 금(金)자인데, 어째서 읽는 건 ‘김’씨라 읽는
것일까.
김씨의 연원을 더듬어 올라가면,
신라 제4대 탈해왕 9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데, 경주 계림에서 기이한 닭 울음소리가 들려 이 지역을 수색해 보니 소나무 숲의 높은 나뭇가지에 금빛 찬란한 작은 궤(櫃)가
걸려있었다고 한다
이 궤를 열어보니 잘생긴 사내아이가 들어있었으니, 이 사람이 바로 김수로 왕이시다.
이때 사람들은 금궤(金櫃)에서 나왔다 하여 이 아이의 성을 김(金)씨라 하였고, 나중에 김수로왕이라 칭하게 되었다는 것인데…뭔가 이상하지 않은가?
그렇다 좀 이상하다. 금궤에서 나왔다면 금(金)수로왕이 되어야 하는 게 정상이지 않은가 이 성씨 발음의 비밀.
그 역사속 비밀을 찾아가 보기로 하자.
전하, 어제로 삼천리 강토를 좀 먹던 고려의 역사는 끝이 나고 새 시대,
새로운 기틀을 다져넣은 조선의 시대가 시작되었습니다.
이 기쁜 마음을 어찌 다 풀어낼수 있을런지.
전하! 천세,천세,천천세(만세는 황제국 에서나 쓰는 것이고 명목상의 제후국인 조선은 천세 라고만 외칠수 있었다)
하 자식들, 오바 하기는, 그래그래, 오늘 같은 날 오바해야지,
언제 오바하겠냐.좋아, 기분이다.
내가 오늘 쏠테니까 오늘 다 죽는거야,
오케바리 조선을 개국한 태조 이성계, 아니 태조 이단(李旦 : 전회에 설명 드렸으니 아실 것이다)은 나라를 개국했다는 사실에 기분이 째지긴 째졌는데, 원래 칼로 흥한자 칼로 망한다고, 쿠데타로 집권한 태조,
좀 걱정이 되긴 됐었다.
하.젠장, 또 나같이 행복한 군인이 나오면 안 되는데.이거이영 신경 쓰이는데.
결국 이성계는 정도전을 시켜 사병을 혁파하게 만들고, 최무선이 만들었던 화약무기를 봉인하기에 이르른다.
아니,뭐.화약무기 같은 신무기를 반란군 애들이 들고 우리를 공격하면 그거 문제잖아.
자, 이런 상황에서도 태조의 불안감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았는데,
역시 사람이란 게 죄(?) 짓고는 못사는 법인가 보다.
이제 외부적 으로 어느정도 자신감을 얻을때쯤 돼서 난데없이 터져나온 것이 바로 금(金)씨에 대한 이야기이다.
전하, 전하가 고려를 쓰러뜨리고 조선을 개국한 가장 큰 힘이 무엇이라 보십니까.
군대 아니겠어 위화도 회군을 하고 최영장군 자빠뜨리고 한 게 다 군대 동원해서 그런거 아냐.
권력은 총구에서 나오는 거야.
아니, 뭐. 꼭 그렇게 단정 지으실 필요는 없을 거 같은데.
음 저기, 전하 어떤 권력이든 민심을 얻지 못하면 그 권력은 오래 버티지 못합니다.
하하, 뭐 그 정도야 상식 아니겠어
그런데 그게 왜.
예전에 전하가 잠저(潛邸)에 계실 때 저희들이 의도적으로 민심을 뒤흔들려고 퍼뜨린 프로파간다 기억하십니까.
아 목자득국(木子得國 : 나무목과 아들자를 붙이면 오얏 李가 된다. 고로 이씨가 나라를 얻는다라는 뜻)
그거 야, 그거 어떤 놈이 기획했냐? 그놈자식 참 똘똘해 안 그래 내가 그걸 깜박했네, 이참에 그 녀석한테 보너스나 좀 쥐어져야 겠구만.
전하,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라
이 목자득국을 깰 수 있는 것들이 돌아
다니고 있다니까요!
그게 뭔 소리여? 너 또 정감록 보고 왔구나.
야, 왕씨들 씨말린지가 얼마나 됐다고
또 정씨들 죽이자고?
야야, 너 너무 오바 하는 거 아냐 그렇게 따지면 이씨 아닌 성 가진 애들은 다 죽여야 겠다”
전하, 그게 아니구요.일단 들어보세요. 전하는 이씨죠.이 이(李)씨는
음양오행ㅈ으로 따지면 나무(木)입니다. 오행설에 따르면, 금목수화토 (金木水火土) 순서로 나오는데 나무는 흙을 이기고, 흙은 물을 이기고, 물은 불을 이기고, 불은 쇠를, 쇠는 나무를 이기는 걸로 나와있습니다.
한마디로 물고 물리고, 또 물린 형국이죠.
그게 어쨌다구 너 내가 가방끈이 짧다고, 일부러 어렵게 말하는 거지.
아니, 그게 아니라요, 음양오행을 따지면, 나무의 성질을 가진 이(李)씨가 쇠의 성질을 가진 금(金)씨들 에게 진다는 거죠.
진짜야.사실이야.음양오행설로 따지면 그렇다는 거죠.야.이거 골 때리네, 그럼 언젠가는 이(李)씨들도 쫓겨난다는 소리네.
뭐 그렇다고 봐야겠죠.
이런 된장. 일단 전국에 있는 금(金)씨 성 가진 것들을 다 잡아들여라!
전하, 그럼 전체 인구의 1/5을 잡아들이란 소린데요.
이런 된장, 그럼 어쩌라고.
금씨성 가진 애들을 다 잡아 들일수도 없는 일이고, 차선책으로 금씨의 기운을 죽이는 방법을 생각해 봤습니다.
당장 쇠금자를 안 쓰게
할 수도 없고, 또 이것들이 신라시대부터 잔뼈가 굵은 것들이라고 쓰지
말라고 안쓸놈 들도 아니니까.
정부차원 에서 맞춤법 개정안을 내놓는
겁니다.
그래서 앞으론 쇠 금(金)자를 성으로 쓸 때는 쓰기는 쇠금 자로 쓰되 발음은 김씨로 한다라고 말이죠 어떻습니까.
You Win!이렇게 해서 금(金)씨 성을 가진 자들은 조선시대부터 금씨가 아닌 김씨로 불리게 되었던 것이다.
얼핏 들으면 황당하기 그지없는 이야기지만.당시로선 정권 안보 차원의 중차대한 문제였다.
지금 김씨성을 가진 이 땅의 수많은 사람들, 알고 보면 조선의 정권안보를 위해 강제로(?) 발음을 바꿔야했던 슬픈 사연이 깃든 성씨였던 것이다
엽기 조선왕조 실록(27편)
사형수 김상택의 기다림 上
요즘 사형제도에 대해서 말들이 많다. 사법살인이라는 말까지 돌면서
사형제에 대한 폐지를 요구하는 사람과 흉악범에 대한 엄단을 말하며
사형제 존속을 말하는 자들까지 다양한 의견들이 오가는 이때, 과연 조선시대에는 사형이 어떻게 집행 되었는지 한번 살펴보기로 하자.
오늘의
주제는 바로 조선시대의 ‘사형제’이다.
김상택이, 너 그렇게 안 봤는데
이 자식 유부녀를 강간했다고 이 자식 이거 그렇게 안 봤는데 너 이 자식 넌 임마 판결하고 말 것도 없어 넌 그냥 사형이야 임마!
나리, 정말 억울 합니다.
필녀가 아름다운 밤 이예요,
하더니 갑자기 나 오늘 한가해요라면서 절 먼저 꼬셨습니다!
사또 억울 합니다!
이런 어처구니를 상실한 놈을 봤나!!
이미 필녀의 증언과 증인들의 증언을 다 들었거늘!
여봐라 저놈을 매우 쳐라!
비 오는 날 먼지 나듯이 두들겨 맞던 상택, 매에는 장사 없다고 했던가.
아.아이구 나 죽네!
사.사또, 제가.제가 했습니다요.
제가 갑자기 땡겨서 그만.
이럴 줄 알았어, 어딜 감히.
내가 임마 한성 있을 때 과학수사대 구리섬 반장하고 친구 먹었던 놈이야
이거 왜이래.
역시 과학적 수사기법인
매타작 앞에선 어떤 범죄자도 버텨낼 수 없는 것이지.
음하하하하!
어이 형방, 이럴 때 적용되는 형법이 뭔가.부녀자 강간은 사형밖에
없는댑쑈.
그래 그럼 어여 가서 죽여라!
앗! 그런 게 어딨어요!
저는 삼복제 (三覆制:중범죄에 대해선 세 번에 걸쳐 재판에 의해 결정한다는 제도) 해당자잖아요!
재판 한번에.
그것도 몇 대 두들겨 패고 나서 사형이라니 억울합니다!
하~,저놈 저거 신림동 고시촌에서 17년간 형법만 보다가 인생 쫑친 고시생의 시츄에이션을 보여주고 있네.
야 이 자식아, 법 바뀐지가 언젠데 아직까지 삼복제야.
예 법이 바뀌다뇨.
삼복제(三覆制)가 있긴 있는데,
요즘에는 재판의 효율성을 위해서 결안정법(結案正法:죄인의 자백만 받으면 바로 형을 집행하는 것)을 하는게 기본이야.
야, 어서 죽여라!
사또의 청천벽력과도 같은 말 앞에 김상택 말 그대로 어처구니를 상실
하게 되는데, 그렇다고 여기서 맥 놓고 그대로 목이 잘릴 수는 없는 법
다시 머리를 쥐어짜내는데,
아니, 사또! 사형은 임금님 재가가 떨어지기 전에는 집행할 수 없는 거잖습니까.
임금님 재가 없이 사형을 한다는 건 명백한 공무원 편의주의적 발상입니다!
그.그런가.음, 저 자식 저거
어디서 주워들은 건 많아가지고.
어이, 지금 당장 한성으로 장계 올려라!
그렇게 해서 시간을 벌게 된 상택 감옥 안에서 세월아 네월아 하고 앉아 있는데,이런 된장, 판소리 늙은 소년도 아니고, 15일간 계속 물만두가
뭐냐고요!
내가 무슨 장승업 이냐고요.
아이, 자식 주는 대로 먹지.
하긴, 너도 살날 얼마 안남았으니까.
예.오늘 아침에 한성에서 교지가
내려왔어.
너 죽이라고.이런 된장!
지금 여름이니까, 몇 달만 버티면 너도 이승하고 하직이다.
그래 뭐 먹고 싶은데? 죽기 전에 먹고 싶은거나 실컷 먹어라 내가 넣어줄게.
죽이려면 지금 죽이지 왜 가을에 죽여요 누구 피 말라 죽는 꼴 보려고 작정한 겁니까.
이 자식 똑똑한 놈인지 알았는데, 바보였구만. 야, 사형을 아무 때나 집행하냐.
만물이 생동하는 봄이나,
생장하는 여름에는 사형을 집행할 수 없어, 임마.
자연에 순응하는 조선인으로써 봄이나 여름에 사람을 죽일 수 없거든.
가을걷이 다 끝나면 그때 사형집행 하는 거지.
아니, 저번에 김생원 네 모자 살인 사건 때는 바로 사형 집행 했잖아요!임마, 사형도 다 등급이 있는거야.
반역죄나 강상죄(綱常罪:삼강오륜을 어긴 범죄)를 범한 놈들은 원스톱으로 앉은 자리에서 사형이야!
너같이 잡범 비스므레 들어온 놈은 가을까지 기다렸다 죽이고 말야.
휴.알았으니까 이놈의 물만두나 고만 넣어주세요.
김상택은 그렇게 하염없이 가을이 될 때까지 감옥 안에서 물만두 대신 나온 군만두를 먹으며 기다리는데,
아, 양키놈들 중에 오씨 성을 가진 한리란 놈은 낙엽이 떨어지면, 자기 목숨도 떨어질거라 하더니만, 나는 저 들판의
이삭들이 다 떨어지면 죽게 생겼구나.
누가 저 이삭들을 좀 그려주면
안될까.
김상택이 이렇게 헛소리(?)를 하는 동안에도 세월은 흘러 흘러
가을걷이가 시작되게 되는데,
과연 김상택은 사형집행을 당할 것인가.
사형선고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사형집행에 이르는 그 기나긴 여정을 밟아나가야 하는 김상택! 김상택의 사형집행 그 기나긴 여정의 시작은
지금부터 였으니,
초특급 울트라 캡숑 나이스 짱인 엽기조선왕조 실록
김상택 사형편의 이야기는 담으로^^
엽기 조선왕조 실록(29편)
성균관의 공부벌레들 上
요즘 서울대 폐지론을 두고 갑론을박 말들이 많다.
학벌사회 철폐와 입시지옥 탈출을 위해선 서울대를 없애야 한다는 주장과 국익을 위해 인재들의 집합소인 서울대를 폐지해선 안된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이때
일각에선 세계 100대 대학에도 못끼는 서울대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말하는 이들도 있다
여기서 슬그머니 궁금해지는 것이 과연 조선시대 서울대인 ‘성균관’은 어떤 위치였고, 그 학생들은 과연 어떤 생활을 했는지 궁금해 지지 않는가.
한번 조선시대의 서울대인 성균관에 빠져 봅시다
아부지, 갑자기 성균관은 무슨 성균관 입니꺼.지는 아직 소과에도 합격
몬했는데예.
이누마야, 네 애비는 폼으로 있는지 아나?
이번에 이 애비가 정3품 선전관으로 승차(승진)하지 않았나,
고마 확 인생이 핀기라.
야, 축하합니더, 아부지.그런데 아부지 승차한기라 지가 성균관 가는기라 뭔 상관이 있습니꺼.
지가 알기엔 소과 붙어가꼬, 진사나 생원 달기 전에는 성균관 몬가는걸로 아는데예?
아 특차도 있구나, 근데 특차는 서원 댕기는 아들 중에서 잘나가는 애들이나 뽑아간다 들었는데.
아~이번에 성균관 입학생 뽑는다 카던데 그거 보라고 예 아부지 택도 없는 소리 하지 마소, 내 대가리로는.
앗! 아야, 와 때리능교.
아따, 이눔 자식 말많네,
네가 노홍철이가 어서 이딴놈을 낳아가꾸.
씰데없는 소리 말고, 당장 짐싸서 성균관 가삐라, 원래 정3품 이상 되는 애비 둔 자슥들은 뒷구멍.아니 특차로 뽑는기다.
정3품 선전관 조민준의 아들 조중동은 딸리는 머리와 나불거리는 입만을 가지고, 그렇게 조선최고의 석학들이 모여 있는 성균관에 입성하게 되는데, 원래는 똑똑한 애들만 가는 곳이 성균관이었지만
예나 지금이나 뒷문은 있는 것이었다. 예외 없는 법(法)이 없단 말도
있지 않은가
자, 그렇게 뒷문으로 성균관에 입학한 조중동의 성균관 생활기가 시작되는데.
여기가 동재(東齋)고 저기가 서재(西齋)다.
네들은 앞으로 동재 소속으로 여기서 기숙사 생활 한다 알았지 아침 기상은 6시고, 아침은 8시다.
나머지는 차차 생활하면서 익혀라.주침야활(晝寢夜活)한지가 어언 10년인데, 군대도 아이고 와~우째 일나노.
조중동의 푸념을 뒤로하고, 새벽 6시가 되자 성균관에는 고고히 기상나팔.
이 아니라 기상북이 울리는데,
뒤이어 하인들이 튀어나온다.
기상하십쑈 기상하십쑈!
아따, 완전 군대 아이가 와 일조점호는 안하나.
조중동 무겁게 몸을 일으키는데,
하인 다시 튀어나온다 세수하십쑈.
대충 고양이 세수를 하는 조중동,
세수가 끝나자 저마다 성균관 교복을 챙겨입는데(성균관에 있는 학생들은 원칙적으로 교복을 입는다. 푸른색 도포에, 검은색 관이 기본 교복이었다)밥은 언제 묵는데.
조중동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하인들이 다시 튀어나온다.
식사집합 하십시요!
생원중대는 동문앞에 집합,
진사중대는 서문 앞에
집합하십시요!
일마야! 생원이나 진사 아이고, 뒷구멍.이 아니고, 특차로 온놈은 어데서 집합하노.
그건, 그때 그때 달라요~조중동 대충 눈치보면서 생원들 있는 동문 앞에 서는데, 생원중대 전부 오와 열을 맞춰 이열종대로 20명씩 딱딱 나눠 서 있었다.
조중동이 20명씩 서 있는 줄에 슬그머니 끼어드는데,
야! 너! 너 생원 몇기야.
예 지요.그래 너 임마! 아직 새파랗게 젊은 놈이 말야.
여긴 생원 211기들 줄이야 임마!
이게 어디서 짬도 안되는 게 끼어들고 지랄이야 지랄은.절루 안가!
그랬다. 성균관에서는 밥 먹는 것도 서열순으로 20명씩 짤라서 먹는 것이었다.
조중동 결국 생원 마지막 기수에 묻어서 겨우 식당으로 들어가는데.
야, 너 도기(到記 출석표)에 체크했냐. 도기가 뭐꼬.
이거 바보 아냐 아침저녁으로 저거 체크해야 된 마,
저거 체크해야지 하루에 1점씩 올라가는 거야안 올라가믄 우째 되는데.
300점 못 채우면 출석 미달로 특별과거 시험 자격이 박탈된다 아이가.
아따, 엄청 복잡하네, 대충 출석 부르면 안되나.
대충 아침밥도 챙겨 먹고, 슬슬 한숨 자려는 조중동, 이때 하인들 다시 나타난다.
수업 집합하십쑈!
아이고, 이제부터 진짜 본게임이네.
뭐 직이기야 하겠나 대충 뭉개면 알아서 해주겠제.
조중동은 그렇게 개 끌려가듯 명륜당(明倫堂 : 성균관 강의실)으로 향하는데, 과연 생뚱맞게 뒷구멍으로 조선최고학부로 들어온 조중동의 성균관 생활은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 초특급 대하 역사 서스펜서 에듀케이션 사극 드라마 ‘성균관의 공부벌레들
엽기 조선왕조 실록(30편)
성균관의 공부벌레들 下
해리포터가 들어간 호그와트라면 마법이라도 부리겠지만, 조중동이
들어간 성균관에서는 오로지 공부밖에 없으니, 주침야활과 면식으로
단련된 조중동 그야말로 죽지 못해 강의실에 앉아 있는데,
자왈(子曰) 사부자피(射夫主皮)는 위력부동과(爲力不同科)니 고지도야(古之道也) 니라
오늘이 어디보자 4월 초 이레니까,
7번! 그래 7번의…뒤에 옆에 앞에 옆에 뒤! 너, 이 자식이 어데서 안걸린 것 처럼, 함 해석해본나, 그래
네 말이다!
짝궁 쳐다보지 말고.
에…그러니까.자가 말하길 선생님이 피가 모잘라서 피박을 쓰게 생겼으니.
피박.이놈자슥이 어데서 고스톱 이야기를 하고 있노.
일루 나와봐라 안 오나.
네눈엔 자왈이 자가 말한다고 들리나? 이놈자식 아예 학습의 기본이 안 돼 있네 이노마야, 지나가는 개한테 물어봐라. 자왈이 자가 말한다고 해석되나?
네는 공자님 소리도 못 들어봤나.엉!아니, 그게 아니라 제가 아직 적응기간이 덜 지나서.
네가 박찬호냐 적응기간 필요하게 와 안되겠네, 네 아부지 뭐 하시노.
선전관 임미더.
선전관 그래 네 아부진 선전관 한다꼬 임금 꼬붕 짓 열라게 해서 니 갈카는데, 네는 뭐 자왈이 자가 말해.
니 오늘 내손에 한번죽어볼래 이리와바라.
와 이라능교! 지는 뭐 좋와서 이라는줄 아능교.
이.이노마가!상택아 가자!
상택이 저번 회에 사형집행 돼서 목짤라 죽었는데.
조중동 그렇게 옴팡지게 깨지는데,
더 이상 성균관에 못 다닐 거 같은 조중동,
조용히 휴가때(성균관은 원칙적으로 기숙사 생활이다.다만 매월 8일, 23일날은 휴가일로 외출이 허용되었다)
아버지를 찾는데,아부지예, 지 성균관 고만 두면 안 되겠어예.
이기 돌았나 남들은 못 들어가 발을 구르는데, 이놈시키 배때지가 불러가꼬 헛소리 하는거가.
아부지예~지 나와서 열씌미 공부하겠심더.
제가 지금 적응이 안되서 그런건데.
마 조동아리 닥치그라.
네 성균관이 어떤덴지 아나 거서 똘똘하게만 굴면 특채로 과거 안봐도
출사할수 있고, 관시(館試 : 성균관 유생들만 대상으로 하는 초시)나
알성시 같은 과거 기회가 지천으로 널렸다 아이가! 그런델 우예 때려
칠라 카노 응.
송충이는 솔잎을 먹고 산다 안 합니꺼, 다들 날고 기는데, 지같이 뒷문으로 들어온 놈이 우예 버티겠능교
지는 고마 때려 칠라삘람미더.
셋 실때까지 후딱 성균관 으로 안튀 들가믄, 네 대굴통 확 밀어서 절로 보낼끼다!
조중동
본전도 못 찾고 다시 성균관으로 돌아오는데,어이 뒷구멍~낼 시험
있는 거 알지 준비 좀 했냐.시험?
또 쪽지 시험이가.이거 바보 아냐 내일 순말(旬末 : 10일의 끝)시험 있잖아.
순.말 시험. 매일 쪽지 시험보고,
10일마다 또 시험본다고.
월말 시험도 있고, 학년말 시험도 있으니까 걱정 마, 성균관 들어오면 시험 하나는 복터지게 보니까.
그렇다. 기본적으로 성균관은 일일시험, 10일마다 보는 순말(旬末)고사, 월말 보다 보는 월말고사, 학년말마다 보는 학년말 고사등 시험 하나는 복 터지게
보는 곳이었다.
아따, 수능이라믄 찍기라도 하지.
맨날 천날 논술에 작문인데 우예 시험을 보라고.마 될데로 되는기다.
설마 짜르기야 하겠나.
조중동, 그렇게 마음을 다 잡아먹고 시험을 보는데,
아뿔싸 조중동은 성적이 조통이다
(組通 : 성균관 시험 성적이다. 과목을 잘 이해해 시험을 잘 보면, 잘 이해했다고 대통大通을, 잘 이해했다면 통通, 대략적으로 알고 있다면 약통略桶을 받았다. 제일 못 보면 조통을 받았던 것이다)을 받게 된 것이다.
어이 뒷구멍, 명륜당 앞으로 나오란다.
와 밥 묵는기가.
시험성적을 받아들고 시무룩해 있던 조중동 동료의 말을 듣고 명륜당 앞으로 나오는데, 성균관 유생들 조중동을 보자 갑자기 달려들어 그를 빙 둘러싼다.
와 와 이러는기가?
지금 뭐하자는 시츄에이션이가
이 자식 뒷구멍으로 들어오더니 완전 머리통이 비었구만.
야, 네 머리는 장식품이냐.
역시 뒷구멍 출신이라 생긴 꼬라지 하고는.
네.네들 지금 뭐하는기고.
지금 내 왕따시키는거가? 이기이기.마녀재판 아이가!
행복은 .성적순이 아이데이!
성적 가지고 같은 급우끼리 이라믄 안되지!
조중동, 그렇게 비명을 지르며 변명을 하였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그날 조중동같은 성균관 유생들에 둘러싸여 인민 재판을 받고, 이지메를 당하게 되는데.행복은 성적순이 아이라니까.흑흑.
어이 조중동, 아직 안끝났어 컴히어.
예.같은 학생들에게 한따까리를 당한 조중동, 이번엔 교사에게 끌려가
매타작을 당하는데.
조선시대 최고학부인 성균관, 정해진 규율에 따라 기계적으로 공부했고(1년에 300일을 출석해야 했다니,
(상당히 빡빡한 일정이다)한달에 평균적으로 33번 시험을 봤던 스파르타 교육으로 유명했지만, 정말 유명했던 것은 성적 저조자들에 대한 합법적인 ‘왕따’였던 것이다
시험성적이 바닥을 치는 학생을 인민재판과 같이 학생들 앞에서 망신을 주는 성균관의 독특한.징벌제도.
이런 징벌제도가 조선왕조를
이끌었던 인재의 보고 성균관의 힘이었던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