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방서예[2039]두목(杜牧)-兵部尚書席上作(병부상서석상작)
兵部尚書席上作(병부상서석상작)
-두목(杜牧)-
華堂今日綺筵開, 화당금일기경개
誰喚分司御史來. 수환분사어사래
忽發狂言驚滿坐. 홀발광언경만좌
兩行紅粉一時回. 양행홍분일시회
화려한 대청에서 열리는 오늘 이 성대한 연회,
어느 분이 낙양 감찰어사인 이 몸을 초대하셨나.
갑자기 허튼소리 한마디 했더니 온 좌석이 놀라고
양쪽에 즐비한 미녀들 일제히 나를 돌아보는구나.
華堂화당
綺筵기경
誰喚수환
忽發홀발
狂言광언
驚경
두목. 당대(唐代)의 시인. 자(字)는 목지(牧之).
호(号)는 번천(樊川). 경조만년(京兆萬年),
즉 현재의 산시 성(陝西省) 시안(西安) 출신.
강직하고 기개와 절도가 있으며 시는 호방(豪放)하고
또한 염려(艶麗)하며 청신(淸新)하다.
두보와 견주어 소두(小杜)라고 불린다.
서화에도 뛰어나며 병법을 잘해 손자(孫子)의 주석(註釋)이 있다.
시문집 「범천문집(樊川文集)」 (803~853)
이하동아일보=[이준식의 한시 한 수]〈198〉
한 풍류객의 허세
이준식 성균관대 명예교수
입력 2023-02-03 03:00
화려한 대청에서 열리는 오늘 이 성대한 연회,
어느 분이 낙양 감찰어사인 이 몸을 초대하셨나.
갑자기 허튼소리 한마디 했더니 온 좌석이 놀라고
양쪽에 즐비한 미녀들 일제히 나를 돌아보는구나.
華堂今日綺筵開, 誰喚分司御史來.
忽發狂言驚滿坐. 兩行紅粉一時回.
―‘병부상서의 초대연에서 짓다
(병부상서석상작·兵部尚書席上作)’ 두목(杜牧·803∼852)
23세에 ‘아방궁부(阿房宮賦)’를 지어 국가 흥망성쇠의 이치를 설파했던 두목.
시황(始皇)이 통일한 진(秦)이 멸망한 건 사치와 향락에 빠진 조정 탓이지
결코 천하대세 때문은 아니라고 했다. 허약한 만당 조정이 이 역사의 교훈을 망각한다면
불행이 반복되리라는 충정을 토로한 것이다. 당시 과거시험을 주관하는 고관에게
이 명문이 알려지면서 그는 이른 나이에 관직에 올랐다.
하나 정작 그 자신이 그만 풍류와 향락에 취해 헤어나질 못했다.
스스로도 ‘양주(揚州)에서 보낸 10년 환락의 꿈 깨고 나니,
남은 건 오로지 청루(靑樓)에서의 박복한 명성뿐이구나’라고 개탄할 정도였다.
시는 절도사, 병부상서 등을 지낸 이원(李願)이란 관리가 낙양에 머물 때
마침 감찰어사로 있던 두목을 위해 베푼 연회장에서 지은 작품.
시인은 먼저 ‘어느 분이 이 몸을 초대하셨나’라고 천연스럽게 묻는다.
모두가 뻔히 아는 터에 짐짓 자기 존재를 과시하려 한번 허세를 부려본 것이다.
뿐이랴. 시인은 갑자기 또 좌중이 깜짝 놀랄 만한 ‘허튼소리 한마디’를 내뱉는다.
이 댁에 자운(紫雲)이란 예쁜 가희(歌姬)가 있다던데 그 아이를 내게 주시오.
풍류객의 뜬금없는 오만에 주인과 손님, ‘양쪽에 즐비한 미녀들’이 화들짝 놀란 건 불문가지.
이 요구는 물론 거절되었고 뻘쭘해진 처지를 모면하려 했을까.
시인은 능청스레 이 시 하나로 겸연쩍은 상황을 눙치려 하고 있다.
이준식 성균관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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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방서예[2039]두목(杜牧)-兵部尚書席上作(병부상서석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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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2.04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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