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나크리가 제주지방에 기록적인
폭우를 퍼부은 후 뒤따르는 또 다른
태풍 할룽이 북상한다는 어수선한 목
요일이다.
다행히 화요일부터 날이 개어 오늘은
흐리지만 산행하기에 아주 좋은 날이
다.
방학때라 손주들이 내려오는 통에
친구들이 틈을 낼 수 없어 많이 빠졌
다.
짱꿍인 강나루마저 집안일로 빠져
오늘은 소위 독수리 삼형제라는
특공대 3명만이 외로운 산행이 될
뻔했다.
한대오름 숲길로 접어 들어 운공의
전화를 받기까지는.
이것은 순전히 10시가 되기 조금 전
에 출발한 햇살의 실수다.
한대오름 가는 길을 모른다는데 어쩔
수 없이 사람좋은 은하수가 오던 길을
되짚어 차를 몰고 데리러 갈 수 밖에.
30분 정도 걸려 운공부부와 합류했다.
그래서 부부싸움 위기에서 구하고
우리의 산행도 더욱 화기애애해졌다.
시간이 많이 늦었기에 차를 되도록
위쪽에 세웠다.
전에는 30분 정도 걸리던 물이 고인
내창이 5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지금은 구부러진 소나무가 있던 개활
지에서 없어진 소나무 대신 귀여운
꽝꽝나무를 랜드마크 삼아 사진을 찍
고 있다.
한대오름 가는 숲길은 2010년경에
길을 넓히고 평평하게 다져 산행객들
의 편의를 도모한다고 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역효과가 난 것 같다.
완만한 경사라 빗물이 길을 따라 흐
르면서 흙을 쓸어내려 돌투성이가 되
어 버렸다.
공사하기 전에는 조릿대가 깔려서
훼손이 안된 호젓한 길이 었는데.
사진은 한대오름 오르는 길이어서 아
직도 옛맛이 살아 있다.
자연은 그대로 두어야 훼손된 부분도
자연치유되는 법인데 사람이 손을 댈
수록 상황은 더욱 나빠진다.
한대오름 초입에 도착했다.
늘 가던대로 원형굼부리로 향했다.
아그배나무와 물풀이 가득한 그 곳에
서 사진도 찍고 놀던 곳이다.
그런데 이 굼부리에도 백록담처럼 물
이 가득하다.
입구까지 물이 차서 들어 갈 수가 없다
제법 키가 큰 물품까지 잠긴 것으로 보
아 1m 정도는 될 것 같다.
전면을 볼 수 있는 곳이 있었으면 사라
오름처럼 장관일 것 같지만 시간이 없
어 그만두었다.
한대오름 남쪽 전망터인 우리의 쉼터
에 도착했다.
이 곳에 있는 산소는 비석도 없지만
관리를 잘해서 풀밭도 깔끔하고 주변
나무들도 정지를 잘해서 공원처럼 꾸
며 놓았다.
탁트인 앞으로 산방산에서 북돌아진
오름까지 제주도 남서쪽 오름들이 한
눈에 보인다.
때마침 비를 머금은 먹구름이 바다에
서 산으로 치달아 오르다가 방향을 북
쪽으로 트는 것이 보인다.
점심을 먹은 후 편백나무 하나씩 등을
주고 쉬다가 내려왔다.
비는 우리가 바리메에 도착했을 때부
터 내리기 시작했다.
한참을 엄청 쏟아 부었다.
그러나 시내에 오니 하늘이 멀쩡하다.
2014. 8.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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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보고
한대오름 원형굼부리에도 물이 가득 찼네요
햇살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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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8.08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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