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올림픽에 미국 대표로 출전하는 육상 선수 노아 라일스(27)는 여러 달 공격적으로 카메라를 쫓아 다녔다. 넷플릭스 카메라를 불러들여 자신이 가는 곳은 어디든 따라다니게 했다. 밀라노와 파리의 런어웨이에 서는가 하면, 심야 토크쇼를 순례하듯 돌아다니겠다고 자청했다.
언제나 마이크로폰이나 카메라가 근처에 있었다. 라일스는 파리올림픽의 원대한 목표를 펼쳐 놓는 데 부끄럼을 타거나 하지 않았다. 미국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는 얼마나 자신이 우사인 볼트란 레전드를 지우고 싶어하는지, 올림픽 금메달 넷을 따고 싶다고, 세계기록 보유자로 귀국하고 싶다고 만나는 사람마다 붙잡고 떠들어댔다.
최근에는 지미 팔론의 투나잇 쇼에 나가 “이제 러시모어 산에 갈거다. 이제 위대한 사람 중에 가장 위대한 사람이 될거다”라고 큰소리를 쳤다.
그런데 4일(현지시간) 8만 관중이 들어차 터져나갈 듯한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파리올림픽 육상의 꽃 남자 100m 결선에서 그 첫 발을 뗐다고 야후! 스포츠가 전했다. 쇼맨십 강한 그답게 꼰 머리에 흰색 두건을 두르고 손톱은 빨강, 흰색, 파랑색 매니큐어를 바른 채 터널을 통과해 눈길을 붙잡았다. 두건을 벗으니 점점이 흰색 단추 같은 것이 연결돼 머리띠처럼 보였다. 장내 아나운서가 소개하는 동안 트랙을 15m 정도 달리고, 폴짝폴짝 뛰고, 관중들에게 더욱 크게 환호하라고 요구했다.
스타트 총성이 울리자 라일스는 블록을 박차고 나가 맹렬히 속도를 끌어올렸다. 결승선에 들어가며 몸을 수그렸는데 전광판을 응시했다. 첫 번째 올림픽 금메달을 차지할 수 있겠는지 확인하고 싶어하는 것 같았다. 그는 정말 눈 깜박할 새 차이로 우승했다.
미국이 남자 100m 우승을 차지한 것은 20년 만의 일이다. 그의 기록은 9초 79. 키셰인 톰슨(자메이카)이 0.005초 차로 2위, 미국 대표 프레드 커를리가 자신의 시즌 최고 기록인 초 81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선수들은 모두 전광판에 누가 우승자로 뜨는지 기다리고 있었다. 톰프슨은 라일스가 자신에게 "키셰인, 네가 먹었네"라고 말하더라고 했다. 톰슨은 "아놔, 확실치 않아"라고 대꾸했다. 톰슨은 양 옆 선수를 따돌린 것은 분명히 알고 있었는데 문제는 7레인의 라일스가 어떤지 확신하지 못했다. 톰슨은 "간발의 차였다"고 말했다.
라일스가 올 여름 미국 대표 선발전에서 얘기한 대로 “난 큰 순간에 강하다. 클수록 더 빨리 달린다”로 됐다.
그의 야망을 채우려면 더욱 많은 메달, 세계기록을 양산해야 한다. 200m는 그의 주종목이자 첫 사랑이며 그의 재능을 극대화한 종목이다. 그 외에 계주 결선까지 그는 3관왕을 정조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