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잎 시들기 전에
고정현
칠십 치매 아가씨의 눈에는
허리 밑 휠체어가 들어오지 않는다.
두 연인의 대화는 질서가 있다.
한쪽이 말하면 다른 쪽은 끄덕이고
다른 쪽이 말하면 한쪽이 웃는다.
주변 사람들의 귀가 혼동하는데
그들은 그들의 대화법이 있다.
손에 들린 비타 오백, 알사탕 두 개
사내의 주머니에 넣어주며
‘맛나게 먹어!’
얼굴에 홍매화가 피어난다.
*제 1집 “붉은 구름이고 싶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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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잎 시들기 전에
고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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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24 08:07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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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치매는 아름다운 망각이 아닐까 하는 생각입니다.
잊고 싶은 것만 잊는다면요.....ㅠ
불행을 인지하지 않으니 행복하겠지요,
불쌍하다는 말은 건강한 사람들의 판단일테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