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가구 늘면서 등장한 새 정신질환
스며드는 건강 적신호, ‘만성 외로움증’
만성 외로움의 증상은 개인별로 그리고 상황별로 다르게 나타난다. /셔터스톡
결혼 인구가 줄고 1인 가구가 점점 늘어나면서 혼자 사는 것에 익숙해지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나이가 든 이후에는 이혼이나 배우자의 사별 등을 이유로 1인 가구가 된 경우도 많다.
만약 사회적 접촉과 인간관계에 대한 욕구가 충족되지 않을 경우 혼자 사는 삶은 ‘만성 외로움’이라는 유형의 정신건강질환을 유발할 위험성도 내포한다.
미국 미시간대학 의과대학과 에모리대학 정신의학 펠로우십을 수석으로 마친 정신건강전문의 스미타 반다아리 교수가 현대인들이 간과하기 쉬운 만성 외로움증에 대해 경고했다.
◇ 대화는 하지만 깊은 얘기는 못 나눌 때
만성 외로움의 증상은 개인별로 그리고 상황별로 다르게 나타난다. 반다아리 교수는 각기 다른 만성 외로움의 유형 가운데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공통점을 설명했다.
가장 우선적으로 친한 친구의 부재를 들 수 있다. 반다아리 교수는 친구의 존재는 함께 시간을 보낼 수는 있지만 깊은 관계로 나아가지는 못하는 일상적인 지인과는 다르다고 말한다.
이는 다른 사람들과 일상적인 대화는 가능하지만 정서적인 교류는 크게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를 뜻한다.
반다아리 교수는 다른 사람과의 대화와 같은 상호작용이 피상적으로 느껴지는 경우 자신도 모르는 사이 만성 외로움증에 시달리고 있는 상태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
많은 사람들 가운데서 고립감을 느끼는 경우 또한 만성 외로움증의 일반적인 증상 중 하나다. ‘군중 속의 고독’과 같은 경우 마치 밖에서 자기 자신의 내면을 감시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반다아리 교수는 이민자나 성소수자와 같은 사회적으로 소수자로 분류된 사람일 경우 만성 외로움에 시달리고 있을 확률도 타 그룹에 속한 사람들보다 많다고 설명했다.
만성 외로움증의 경우 뇌졸중이나 치매와 같은 뇌 관련 질환이 발생할 위험성도 높아진다. /셔터스톡
◇ 외로움이 심혈관질환 29%, 뇌질환 32% 증가시켜
만성 외로움증은 단순히 정신건강문제에서 그치지 않는다.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지속되면 신체 건강이 훼손되는 것도 당연하다.
반다아리 교수는 만성적으로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의 경우 관상 동맥 질환 발병률이 29%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이 경우 뇌졸중이나 치매와 같은 뇌 관련 질환이 발생할 위험성도 높아진다. 특히 만성 외로움을 겪는 사람일수록 뇌졸중 발생률이 32% 증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반다아리 교수는 만성적인 외로움으로부터 탈출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으로 자원봉사를 추천했다. 목적 의식이 높아질 수 있을 뿐더러 새로우면서도 건강한 인간관계를 모색할 수 있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자원봉사단체에 가지 않더라도 일상 속에서 타인에게 의식적으로 작은 친절을 베풀어보려는 노력도 만성적인 외로움으로부터 탈출할 수 있는 방법이다.
또한 다른 사람들과 교류할 기회가 생겼을 때 의식적으로 양질의 대화를 해보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도 중요하다.
건강한 상호 작용을 느꼈을 때 심장 박동을 비롯해 자신의 신체에 어떤 미세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지 몸소 느껴보고 이를 익숙하게 체화시키는 것이다.
아울러 반다아리 교수는 적극적으로 의료 서비스를 활용할 것을 조언했다. 그는 외로움의 감정이 단순한 외로움이 아닌 우울증 등으로 악화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인 의료진 방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출처 : 마음건강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