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셨습니까?
언덕길 무리지어 피어나
한 아름 화사한 금계국을.
깎아도 잘라도 끝끝내 피어나는,
무더기 노란 들꽃내음을.
할매들 쭈그려 마늘이삭 줍는,
밭두렁 한소쿠리 핀 그 생명을.
보았습니까?
담벼락 아래 어느덧 피어나
한 눈에 단아한 접시꽃을.
그릇인가 등갓인가 헷갈리는,
발그레 넓은 여름 꽃잎을.
사람들 무심히 걸어가는 길에,
비집고 올라 당당히 선 꿋꿋함을.
보이십니까?
시멘트 바닥 틈새에 앉아
잔뜩 움츠려 피운 민들레가.
지하수 찾듯 뿌리는 깊고,
하이얀 홀씨 어느새 만들어서,
작은 바람 한 자락에도 가벼이,
언제든 떠나갈 준비 마친 그 의지를.
첫댓글 금계국, 접시꽃, 민들레 찾아봐야겠습니다. 시에서 고요한 위엄과 끈질긴 의지가 느껴집니다. 감상 잘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생존 본능이죠.
시인도 시인으로 기억되기 위해서는 보셨습니까. 보이십니까 늘 돌아봐야겠죠
민들레 홀 씨는 어디론가
막연히 날아가는 생존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