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만물의 변화의 이치를 철학적인 측면에서 규명하려고 한 사람은 독일의 헤겔이었다.
헤겔은 사유의 변화과정을 변증법이라는 도식으로 설명하고 있다.
하나의 논제(정 : Theses)가 성숙하면 반대의 논제(반: Antithese)가 나타나 대립한다.
이 둘의 갈등을 통해 새로운 논제(합: Synthese)로 이행한다는 것이다.
이른바 정-반-합(正-反-合) 이론이다.
처음 하나의 관념이나 사상이 형성되어 성장하는 단계가 정의 단계이다.
이 단계에서도 이미 모순이 내포되어 있으나 밖으로 표출되지는 않는다.
그러다가 좀 더 성숙해지면 밖으로 모순이 들어나면서 반의 단계가 형성된다.
정과 반이 갈등을 빚으면서 정의 요소와 반의 모순이 함께 살아나는 새로운
합으로 이행된다는 것이다.
후일 공산주의 이론의 창시자 칼 마르크스는 헤겔의 변증법과 유물론을 결합하여
유물사관을 만들어냈다.
그에 의하면 자본주의는 역사상 그 어떤 계급보다 뛰어난 생산성을 자랑하고 있지만
빈부의 격차라는 모순을 태생적으로 안고 있다.
그리하여 자본주의가 성숙하면 이 모순이 밖으로 표출되어 결국 사회주의로
나아가리라는 예언이었다.
그러나 그의 예언과는 달리 사회주의가 먼저 붕괴되고 말았다.
자본주의가 빈부격차라는 모순을 내포하고 있다면 공산주의는 생산성 부족이라는
모순을 스스로 내포하고 있다.
사회주의의 붕괴는 그 두 개의 모순 중 생산성 부족이 인류에게는 좀 더 치명적인
모순이라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을 것이다.
- 이영직 저, ‘세상을 움직이는 100가지 법칙’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