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장동엽 간사입니다.
제가 강서구에 사는 관계로 강서양천 커피당 모임에 참석하고 있습니다.
지난 5월 2일 모임 때 8명이 참석하셨고, 참석하신 분들 모두 한 분씩 더 모시고 오자는 다짐을 나누고 헤어졌더랬습니다. 그 덕분인지 지난 모임 때 함께하셨던 몇 분께서 첨석하지 못하셨음에도 10명의 강서양천 주민들께서 함께 하셨습니다. 또 지난 모임 때보다 더 다채로운 이야기들로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4시간이 훌쩍 지날 정도였습니다.
김은주, 김경자, 이두우(강서양천시민모임), 공문석(강서양천시민모임), 황용선(양천구바른선거시민모임), 이정서(국민참여당원), 유영룡(국민참여당원), 권소예(참여연대 자원활동가, 대학생) 님을 비롯해 참여연대 활동가인 장동엽, 손연우 간사가 양천구 목동의 월촌중학교 앞 < 행복플러스가게 >에서 5월 9일 오후 3시부터 저녁 7시까지 함께 했습니다.
지방선거 정당공천제 문제 많아, 적어도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은 정당공천 배제해야
비리 공직자로 인한 재보궐 선거 때 해당 공직자 공천한 정당은 공천 못하도록 제도화해야
강서양천지역의 민주당 후보들, 한나라당 후보들과 차별성 있는지 의문 들어
우선 강서양천시민모임의 일부 회원들께서는 교육위원(강서/양천/영등포지역의 김형태 선생님), 시의원(양천4선거구의 김훈미 후보 / 강서1선거구의 최동석 후보 등 진보 성향의 후보들을 돕는 활동을 하고 계시다고 합니다. 아울러 민주당의 각 후보에 대한 이야기나 각 정당 후보 경선과정의 뒷이야기 등도 오갔습니다. 특히 몇몇 민주당 후보들의 경우, 한나라당 후보와 차별성이 있는지 의문이라는 말씀도 오갔습니다. 강서양천지역은 진보정당의 세가 약해 후보들이 별로 없는 상황인 것도 문제라는 말씀을 주기도 하셨습니다.
학교운영위원장 선거 얘기도 나왔습니다. 운영위원장만을 직선으로 선출하다가 운영위원까지 직선으로 뽑다보니 오히려 관심과 초점이 흐려져 관심이 낮아지고 있다는 문제를 말씀해 주기도 하셨습니다.
지방선거의 정당공천제에도 한계가 있다는 말씀도 있었습니다. 농담처럼 '독도는 팔아도 지방선거 정당공천은 없앨 수 없다'는 이야기까지 있다고 할 정도라네요. 정당공천제가 국회의원들의 지역정치를 위한 도구로 전락하고 있다는 말씀이었습니다.
최근 자치단체장 등 선출직 공직자들의 비리로 생긴 재보궐 선거로 많은 문제들이 나타나고 있지요? 이에 책임을 지지 않는 풍토가 만연한 것도 문제라는 지적으로 이어졌습니다. 이를 테면 비리 공직자들을 공천한 정당은 그로 인한 재보궐선거에 후보를 내지 못하도록 하는 것을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각 정당들의 자발성과 양심에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지요.
권소예 님께서 아르바이트까지 쉬면서 참여하고 계시다는 < Yes Vote 캠페인 >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이 어떤가 하는 질문이 있었습니다. 우선 20대 유권자들에게서 정치적 냉소주의가 심하게 느껴져 답답하다는 말씀이 있었습니다. 20대 대학생 유권자들은 '투표가 학점이나 등급을 올리는 데 도움이 되냐'는 반응이 많고, 30~40대 유권자들에서는 '투표를 한다고 바뀌고 달라지는 게 있을까' 하는 투표회의론이 팽배하다고 합니다.
[양천의 이슈] 목동아파트 재건축과 단지 지하의 경전철 건설
[강서의 이슈] 마곡 요트장 등 한강권 개발 및 지역 재개발
이번 지방선거에 대한 관심이 현저히 낮은 지역 정서가 문제
지역 현안에 대한 얘기로 자연스레 옮아갔는데요. 양천구의 경우는 2만 6천 세대에 이르는 목동아파트 단지 재건축과 그와 병행해서 단지 지하를 모노레일(경전철)로 연결한다는 현 구청장의 정책이 중심이슈라고 합니다. 양천구는 지난 구청장이 비리로 인해 중도하차하면서 재보궐선거로 무소속인 현 구청장이 당선되었고, 그 때문에 현 구청장의 지지세가 높다고 합니다.
강서구의 경우는 마곡지역의 요트장이나 수상택시 등과 같은 한강권 개발과 지역 재개발 등이 중심 이슈이지만, 강서양천지역두 아직 지방선거 분위기가 살아나지 않고 있다며, 반상회라도 있다면 모를까 아직은 얘기가 거의 안 되고 있다고 합니다.
지역주민들께서는 그 배경을 정치적 무관심으로 보고 계셨는데요. 목동아파트 단지에서는 이웃간 대화가 많지 않아 겨우 반상회를 부활시켜도 주민들께서 그리 큰 애착을 갖고 있지는 않다고 하네요. 양천지역은 중산층이 많기 때문인지 주민들 상당수가 '소비의 여왕'만 되려 하고, 상당히 이기적 분위기도 있어서 '옆집보다는 조금 더 잘 살고 싶다' 정도의 인식에 머물러 있음이 아쉽다는 말씀이었습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학원가로 학구열이 높은 지역이어서인지 '부부가 같이 벌어야 괴외라도 시킬 수 있다'는 인식은 있으나, 정치적 관심은 매우 낮다고 합니다. 학구열 때문에 양천에 사는 경우가 많긴 하지만, 자녀들 교육만 마치면 다른 지역으로 옮겨 살고 싶다는 주민들이 많다고도 합니다. 그나마도 강남 등지와 비교해 목동 학원가의 이미지도 상당히 흔들리고 있다는 말씀도 있었습니다.
시민사회운동에 돈, 시간 투자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며, 진짜 어렵게 살아가는 서민들은 NGO 활동하기 힘들다는 말씀도 있었습니다. 때문에 NGO 활동도 중산층이 주축인 것 같다는 말씀도 있었습니다. 반면 그럼에도 중산층 이상은 '개혁'이 거세면 자신들이 손해볼 수 있다는 생각이 있다고도 하네요. 지역의 관변단체들에 막대한 정부보조금이 들어가면서 내부에서도 그 돈을 놓고 다툼이 있을 정도라는 말씀도 있었습니다.
이러한 지역 주민들의 의식이 점점 나아지는 기미가 보이냐는 질문에 이구동성으로 '전혀 아니다'라는 답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커피당으로 모인 분들의 절박함에 비해서 주민들의 정치적 의식은 너무나 나아지지 않고 있다며 답답해 하기도 하셨습니다.
야당들이 사회주의적이라는 비판 듣더라도 서민들을 위한 화끈한 정책들을 내놔야
서민의 각성이 중요한데 그렇지 않아서 문제라며, 보수진영으로부터 '사회주의적'이라는 이야기를 듣더라도 야당들이 서민들을 위해 보다 근본적이고 화끈한 정책들을 내놓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지난 17대 총선 당시 민주노동당의 '무상교육, 무상의료'와 같정책도 있었음에도 진보정당의 지지가 높지 않은 이유가 뭔가 라는 질문도 있었는데, 파격적이면서도 보다 구체적이면서도 실현가능성도 높은 정책을 내세워야 한다는 말씀이 있었습니다.
대학생이신 권소예 님께서 '8명에 달하는. 너무나 많은 후보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인데, 어떻게 투표참여와 선택을 당부해야 하나?'라는 질문을 던지셨습니다. 특히 정당공천이 없는 '교육감, 교육위원' 선택은 더더욱 심각한 상황이라는 겁니다. 정책/공약도 거의 중복되어 차별성이 없어 보인다는 말씀도 있었습니다. 다른 주민들께서는 결국 유권자 스스로가 적극적으로 찾으며 비교해보는 방법 밖에 없지 않냐는 답변을 주셨습니다. 강서양천 커피당 다음 모임 때는 각 지역 후보들과 정당들의 정책과약을 비교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교육감과 교육위원 선거의 경우는 '전교조 v. 반전교조' 구도로 가고 있다는 것도 일종의 선택기준이 될 수 있다는 말씀도 있었습니다. 아직 서울교육감의 경우는 보수/진보 모두 후보 단일화에 다소 난항이 있는 상황이라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MB라는 '괴물' 상대하며 우리 스스로가 '괴물'이 되진 말아야
시기가 시기인지라 노무현 전 대통령 이야기도 빠지지 않았습니다. 인간적 매력이 넘치는 지도자였으나, 비정규직법 개악 등 실망스러운 대목도 적지 않았다며, 삼성과 같은 자본과 관료들에 의해 이용만 당한 것 아니냐는 아쉬움의 말씀도 있었습니다.
또 2008년 '광장의 촛불' 이후, 이명박 정권에 대한 분노와 증오를 쏟아내며 비판하고 있으나, 때로는 그 과정에서 지나치게 사회 자체를 단순화시켜 인식하는 건 아닌지 걱정도 된다는 말씀도 있었습니다. 우리가 괴물(MB)을 상대하면서 스스로가 괴물이 되어가는 건 아닌가 하는 말씀이었는데요. 소통 채널이 여러가지일 수도 있는데, 민주개혁 또는 진보진영의 사람들끼리 '친노 대 비노'로 가르고, 작은 차이들로 가르는 건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이웃끼리 서로를 배려하면서 그 가운데 양심세력의 저변을 넓힌다는 생각으로 함께하는 게 좋지 않나, 진보 쪽에서 노무현을 미워한다고 배척할 이유 없다는 말씀이 이어졌습니다. 실제 강서양천시민모임, 김기환 서울시의회의장 주민소환운동 당시 경험을 말씀하시며 작은 차이들도 서로를 손가락질한다면 마녀사냥이나 정치적 숙청과 뭐가 다른가, 이념적 잣대만으로 이웃끼리 소통을 닫을 수는 없다, 서로에 대한 증오를 보기 위한 커피당 모임이 아니었음 싶다 등의 말씀으로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반면 모임에 모인 분들과는 생각이 너무나 다른 보수적인 분들이 모인 모임에 나가는 건 참 힘겨워서 그만 두려는 생각이 있다는 분도 계셨습니다. 이에 대해 군사독재정권의 후예들로 간판만 바꾼 한나라당이 민주화의 열매는 다 취하면서도 민주화의 기반을 다 갉아먹고 있는데 심판도 못하고 있다며, 소통 자체가 되지 않는 이들과 어차피 억지로 소통할 수는 없는 것 아니겠냐는 말씀도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적어도 진보개혁과 민주화세력과 그 뜻을 함께하는 이들끼리는 '작은 차이'보다는 좀 더 여유와 배려가 담긴 소통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6월 2일 전에 한 차례 이상 더 모이자는 다짐이 있었습니다. 아마도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주기 관련 행사에 참여하면서 모이는 일정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음 모임에는 더 많은 강사양천지역 참여연대 회원과 주민 여러분께서 커피파티에 함께하실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첫댓글 제가 참여하고 있는 참여연대의 [커피당] 모임 후기입니다. 언소주 회원들 가운데 서울 강서양천지역 주민들이 계시다면 다음 모임 때 함께하시면 좋겠네요~^^
시민단체의 힘을 보여주는 참여연대에 많은 시민들이 모였으면 좋겠네요
엉~~ 트윗에 커피당 말씀인지요??
저도 트윗에선 커피당원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