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지각 이외의 인식 작용. 분석.종합.추리:판단 등의 정신 작용을 뜻함. 불교에서, '대상을 마음속에 그리며 생각함'을 이르는 말)
개념
인식론에서 합리주의적 입장과 경험주의적 입장은 그 강조점이 다르긴 하나, 사유작용은 모두 인정하고 있다.
사유는 이성도 아니고 감각 경험도 아닌 것으로서, 전체 인지 경험의 부분을 이루고 있다.
앞으로 이어지기도 하고 앎을 확장시키기도 하는 사유는 개념을 매개로 하여 진행된다. 이때 개념은 경험주의자들이 말하는 이른바 인상이나 관념과는 구분되어야 하며, 또 사유의 대상으로 간주되어서도 안 된다
개념은 단순한 감각이나 기억보다 차원 높은 정신활동의 단계에 들어오는 것으로서, 언어적인 것을 포함하는 지성적인 그 무엇으로 여겨진다.
개념에 관한 한 가지 입장은 개념이 마음속에 존재하는 내적인 대상이라고 하는 것이다. 로크는 사유의 대상인 개념(로크에게는 '일반관념')은 이름(일반단어)을 갖는다고 생각했다.
개념을 정신적 대상으로 보는 견해에서는 물질적 존재들의 세계 이외에, 심리적 사건들의 세계와 또 정신의 대상으로 존재하는 개념들의 세계가 있게 된다.
또다른 입장은 개념을 실체가 아닌 능력으로 간주하는 것이다. 추상적 관념을 마음속에 잠재된 한 성향이나 경향으로 보았던 홉에게서 유래하는 이 견해에 따르면 개념을 갖는다는 것은 어떤 성향 혹은 능력을 갖는 것이 된다
개념이 능력이라는 입장은 그것이 실체라는 입장보다 희망적으로 보이지만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먼저 성향은 직접 탐구될 수가 없고 오직 성향되어진 것의 결과만을 볼 수 있기 때문에 모호함을 피할 수 없다. 또 정신은 개념을 만들어내기도 하는데, 만일 개념이 정신적 능력이라면 어떻게 정신이 스스로 능력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가 문제될 것이다.
언어
인식론자들은 언어 문제에 깊은 관심을 보여왔다. 특히 그들은 사유 속에서의 언어 사용에 관심을 갖는다. 그러나 그들은 주로 논리적 사유에 관심을 가졌고 언어를 논리적 법칙에 따르는 순전히 논리적인 도구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다. 모든 사유 또는 개념 활동이 언어적인 것은 아니다.
사유 안에 사용되는 도구로써 언어가 어떻게 사유에 영향을 미치는지는 문제로 남아 있다.
그러나 언어와 사유를 명확하게 분리해낼 수도 없다 인간이 보다 반성적으로 되어갈수록 사유의 도구로써 언어 사용이 그 사유에 점점 더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되고 마침내 사유와 언어 사이의 구분 자체가 힘들어진다.
사유는 여러 언어적 수단에 의해 수행될 수 있지만, 그런 개념적 사유가 과연 지식을 확장시킬 수 있는지는 인식론의 문제로서 남아 있다. 이 문제는 인식론적 문제뿐만 아니라 보편자의 문제와 같은 형이상학적 문제들을 포함하므로 언어에 관한 연구만으로는 해결될 성질의 것이 아니다.
보편자
일반명사로 표현되는 보편자의 존재는 여러 세기에 걸쳐 철학자들 사이에서 논쟁을 일으켰다. 보편자 이론은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시되었다는 사실이 상황을 복잡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은 형상론 혹은 이데아론을 발전시켰다 이 이론에 따르면, 예컨대 아름다운 사물들은 아름다움 자체와 구분되며 오직 아름다움(보편자)을 알 때에야 비로소 실재에 대한 지식을 얻을 수 있다고 보았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형상이 독립된 존재를 갖는다는 것을 비판하고, 보편자를 사물의 일반적 성질(예컨대 붉음이나 단단함 같은) 속에 두었다.
보편자 논쟁은 3세기 신플라톤주의의 창시자 중 하나인 폴피리, 5세기초 로마의 보이티우스를 거쳐 11, 12세기에 뜨겁게 달아올랐고, 13세기에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입장이 많이 받아들여졌다.
14세기 들어 보편자는 사유 혹은 개념 작용 속에 추상으로, 심지어는 이름으로만 존재한다는 견해들이 등장했다. 이를 유명론 이라고 하는데, 현대의 관점에서 보면 유명론("보편자는 단어 혹은 단어들의 집합일 뿐이다")보다는 개념론("보편자는 개념이다")에 가깝다.
근대에 이르러 경험주의자들은 보편자를 경험에서 추상개념으로 간주했고 합리주의자들은 어떤 보편자들은 선험적으로 알려진다고 주장했다.
인식론에서 보편자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1)일반명사가 사유 안에서 사용되는 방식에 대한 이해, 2) 속성과 그것이 속하는 사물 사이의 연관이 어떠한 것인지를 규명해 줄 속성에 관한 탐구 3) 속성들의 동일성 혹은 유사성에 대한 설명, 4)개념 활동 안에 내재하는 성향적 요인들에 대한 규정, 5) '개념을 갖는다'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해답을 필요로 한다.
보편자의 존재를 지지하는 일은 실재 존재로나 분류 원리로나 어려운 일이 아닌 듯하다. 인식론자에게 중요한 문제는 그렇다면 인간 사유에 존재론적 적합성을 확립하는 이론에 대한 필연적인 근거를 그러한 보편자 이론이 제공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