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우선 시 한 수 읊고 시작해보자. 우리에게도 아주 친숙한 시다. 당나라 시인 최호(崔顥 704~754년)의 작품이다. 이미 나이가 지긋한 세대는 고등학교 시절 한문 교과서에 실렸던 이 시를 어렴풋하게 기억할 수 있다.
제목은 황학루(黃鶴樓)다. . 옛사람 이미 황학을 타고 훌쩍 떠나가니,
번역은 국내 당송(唐宋) 시가(詩歌)문학의 최고 권위자인 지영재 전 단국대 교수가 편역한 『중국시가선(中國詩歌選)』(을유문화사)의 내용을 그대로 옮겼다. 지영재 교수의 소개에 따르면 이 시가 쓰여진 황학루에는 다음과 같은 전설이 전해져 온다.
시가 쓰여진 황학루는 절경(絶境) 속에 우뚝 서 있다. 서쪽으로부터는 도도한 장강(長江)의 물결이 마치 먼 하늘에서 흘러내려오는 듯한 느낌을 주고, 건너편으로는 북쪽에서 발원해 장강의 큰 물길에 합류하는 한강(漢江)의 흐름이 눈에 들어온다. 먼 곳의 첩첩한 산과 길고 긴 장강, 또 그와는 다른 물 색깔을 지닌 한강이 합류하는 경치다.
최호의 시는 그런 절경 속에서 탄생한 절창(絶唱)이다. 그런 절경을 품고 또한 그런 절창을 낳은 곳이 우리가 이제 이야기를 시작하는 후베이(湖北)다. 시가 탄생한 곳은 그 후베이의 성 도회지인 우한(武漢)의 장강 기슭에 세워진 황학루다.
한국 사람이 많이 찾는 곳은 아니지만, 이곳은 몇 가지 이름 때문에 우리에게 제법 친숙한 감을 준다. 우선 우한의 구역 명칭 중 하나인 한양(漢陽), 그리고 그 이름을 낳게 했던 물길인 한강이다.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옛 이름인 한양과 그곳을 지나는 한강이라는 이름이 이곳에 보란 듯이 존재하니 우리에게는 그리 낯설다는 느낌을 주지 않는다.
아울러 중국의 장구한 봉건 왕조 체제를 허문 신해(辛亥)혁명도 이곳에서 벌어졌다. 1911년 우창(武昌)의 기의(起義)로 시작한 조그만 반란이 2000년이 훨씬 넘는 중국의 왕조사를 전복해버렸으니, 이곳은 현대 중국의 등장을 알리는 역사적인 무대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곳을 문화적인 컨셉트로 이야기한다면 ‘형초(荊楚)’다. 현대의 후베이 성 도회지인 우한은 우창과 한양, 그리고 한커우(漢口)의 세 구역이 합쳐져 만들어진 이름이다. 우한이 현대 후베이 지역의 가장 중요한 도시가 된 셈이지만, 과거의 전통적인 맥락에서 이곳의 실질적인 구심점은 징저우, 우리식으로 읽으면 형주(荊州)에 있었다.
형주라는 곳은 유비(劉備)와 조조(曹操), 손권(孫權) 등이 활약했던 『삼국지(三國志)』의 중요한 무대였다. 유표(劉表)라는 인물이 지키며 동쪽으로는 오(吳)나라, 서쪽으로는 촉한(蜀漢), 북으로는 조조의 위(魏) 등 삼국의 중간에서 군사적 요충으로 작용했던 곳이다.
‘형초’라는 문화적 맥락 속의 이름 중 뒷글자인 초(楚)는 그로부터 훨씬 이전의 문화를 말해주는 글자다. 춘추(春秋)시대는 기점으로 따지자면 지금으로부터 27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의 중국은 어땠을까. 지금처럼 광역의 중국은 아니었다. 이른바 중원(中原)이라고 일컫는 극히 작은 지역이었다. 장강 남쪽으로는 결코 세력을 뻗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북쪽의 중원 지역에서 볼 때 장강 인근의 남쪽 사람들은 ‘오랑캐’에 불과했다.
북녘에 머물고 있던 중국인들은 사서(史書) 등에 그 남쪽 오랑캐들을 ‘남만(南蠻)’으로 적었다. 몸에 문신(文身)을 새기고, 머리카락은 아주 짧게 자르며, 옷을 비롯한 의관(衣冠)을 제대로 걸치지 않는 미개(未開)의 문명이라 여기며 자신들과는 다른 이류(異類)라고 간주했다.
북쪽의 중국인들이 업신여겼던 존재, 장강 이남에 거주하면서 제대로 옷을 입지도 않고, 뱀을 잡아먹으며, 머리는 짤막하게 잘라버리고, 아프리카 원주민들처럼 몸에 색깔을 칠하고 새기는 그런 사람들이 역사 속에서 형성한 국체(國體)로 가장 강성했던 존재가 바로 초(楚)나라다. 후베이는 그렇게 형주의 전통과 훨씬 이전의 초나라 전통을 담고 있는 곳이다.
유광종
중앙일보 타이베이, 베이징 특파원을 역임했다. 홍콩 유학까지 모두 12년 중화권 체험. 문명의 시각에서 중국을 살피는 관찰자. '중국은 어떻게 모략의 나라가 되었나' '연암 박지원에게 중국을 답하다' '장강의 뒷물결' 등 중국 관련 서적과 '내가 물러서면 나를 쏴라' '제너럴 백-백선엽 평전' 등 전쟁 관련 저서 8권이 있다. 홍콩에서는 중국 고대문자를 전공했고, 중앙일보에서는 '분수대'와 '한자로 보는 세상' 등을 집필했다.
후베이성(湖北省) 우한시(武?市, 무한시) 창강(?江) 가의 서산(蛇山, 사산, 일명 黃鶴山)에 있는 누각으로 후난성 웨양시(岳?市, 악양시)의 악양루(岳??), 장시성 난창시(南昌市, 남창시)의 등왕각(?王?)과 함께 강남 3대 명루의 하나. 원화군현도지(元和郡??志)에는 삼국시대 오(?) 황무(?武) 2년(223) 손권(??)이 군사적 목적으로 성을 쌓고 황학루(???)라고 명명하였다고 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황학루 [???, Yellow Crane Tower] (중국 국가급풍경명승구총람, 2011.7.1, 도서출판 황매희)
항학루 중국어 시낭송 http://easychina.blog.me/90036530817
崔顥 <黃鶴樓> cui1 hao4 昔人已乘??去,此地空余???。 xi1 ren2 yi3 cheng2 huang2 he4 qu4, ci3 di4 kong1 yu2 huang2 he4 lou2. huang2 he4 yi2 qu4 bu2 fu4 fan3, bai2 yun2 qian1 zai3 kong4 you1 you1. qing2 chuan1 li4 li4 han4 yang2 shu4, fang1 cao3 qi1 qi1 ying1 wu3 zhou1. ri4 mu4 xiang1 guan1 he2 chu4 shi4, yan1 bo1 jiang1 shang4 shi3 ren2 chou2.
昔人已乘黃鶴去 (석인이승황학거) 옛 사람 황학 타고 이미 가버려
故人西辭黃鶴樓 (고인서사황학루) 친구는 서쪽으로 황학루를 떠나서 煙花三月下揚州 (연화삼월하양주) 봄안개 피는 삼월에 양주로 내려가네. 孤帆遠影碧空盡 (고범원영벽공진) 외로운 배 먼 그림자 푸른 하늘 끝으로 사라지고 唯見長江天際流 (유견장강천제류) 오직 장강이 하늘 끝으로 흐르는 것만 보이누나. 陰崖百草枯(음애백초고) 그늘진 벼랑에 온갖 꽃 다 시들어도 蘭蕙多生意(난혜다생의) 난초 혜초는 생기가 살아난다. |
출처: 시간과공간 원문보기 글쓴이: 재휘애비
첫댓글 ^^; 좋은 글입니다.
좋~~~타!입니다.
谢谢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더 많은글 기대 합니다.
^^
좋은 정보 잘 보고갑니다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황허러우군요.
감사...
좋은정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