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가득 친구들 잘지내죠.
민아 민중이에요.
바이칼 호수를 떠나 우리는 몽골로 갔어요. 몽골은 비자가 필요해서 바이칼 호수 가기 전에 울란우데라는 도시의 몽골 영사관에서 미리 받아 놨어요. 도시 이름이 몽골말 같고 사람들의 생김새도 우리랑 비슷해서 찾아봤더니 몽골계열의 사람들이 많이 사는 부라티아 자치공화국의 수도가 울란우데라고했어요.
비행기나 배가 아닌 자동차로 넘는 국경은 신기 했지만 너무 시간이 오래 걸려서 지루했어요. 다른 차들은 싣려있는 짐을 다 풀어서 검사하는데, 우리차는 짐을 다 내리지 않고 간단하게 끝냈어요. 아빠는 다 아가들 덕분이라고 했어요. 국경에서 근무하는 러시아 이모 들은 무서웠는데 몽골 쪽 이모들은 친절했어요.
국경을 통과하니 밤 12시 가까이 됐어요. 호텔을 잡을 수가 없어서 차에서 잠시 자고 새벽 일찍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 까지 달리기로 했어요. 350km 정도 되는 거리라 아침 8시 정도에 도착해서 호텔에서 샤워도 하고 식사도 하고 푹 쉬기로 했는데...
날이 밝아서 보니. 길이.....아스팔트가 아니고 흙길인데 군데군데 패인곳이 많아서 속도를 낼수가 없었어요. 아빠는 지붕위에 짐을 싣는 바구니가 망가질까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어요. 오후 1시가 되어서야 우리는 울란바토르에 도착했는데, 길은 좋아졌지만 어마어마한 도로 정체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도로 위의 차들은 거북이 처럼 느리고 조금만 머뭇 거리면 끼어드는 차들 때문에 정신을 차릴수가 없었어요.
전날 새벽 5시에 출발해서 30시간 가까이를 차에서 보낸 우리는 너무 배가 고프고 피곤했어요. 그래서 울란바토르에 있는 한국식당을 검색해서 가격도 제대로 확인안한채 주문을 하고 밥을 먹었어요. 보쌈, 김치찌게, 김밥, 비빔밥땡기는 대로 그냥 시컸어요. 먹고 나니 세상이 달라 보였어요.
울란바토르에서 시장도 가봤어요. 말에 관련된 물건이 신기했어요.
몽골의 풍경은 너무 신기했어요. 윈도우 바탕화면 같은 초원이 계속 되고 산은 판타지 영화에 나오는 것 같았어요.
게르라는 몽골 텐트에서 잠도 잤어요. 나무 난로가 있어서 여기에 밥도 해먹고, 라면도 끓이고, 은찬 아빠가 선물 해준 커피도 내리고 재밌었어요. 장작 난로는 재밌긴 한데 2시간에 한번씩 장작을 넣어야 해요. 때문에 아빠는 만성적인 수면 부족에 시달렸어요.
우리는 사진에서 나오는 별이 쏟아질듯한 밤하늘을 계속 기다렸는데 비가 오거나 달이 너무 밝아서 볼수가 없었어요.
호르고 화산이라는 곳은 우리 제주도랑 많이 비슷했어요.
길가다가 협곡이 예뻐서 쉬어가기도 하고
온천도 가서 물놀이도 했어요. 피로가 풀리는것 같긴 하지만 어차피 다음날 비포장도로에서 먼지를 뒤짚어 쓰니 온천의 효과는 오래가지 않아요.
비포장을 달리면 차안에 먼지게 이렇게 쌓여요.
바이칼 호수의 동생이라는 홉스골 호수는 형보다 물이 더 맑았어요. 여기도 산책도 하고 물에 발도 담궈보고 했어요. 수영은 날씨가 추워서 못했어요.
옵스라는 호수에 가서 몽골 아이들과 사진도 찍고 했어요. 신기하게 이 호수는 바다 처럼 소금물이 었어요. 우리 나라에서 볼수 없는 신기한 풍경 들이었어요
몽골은 길이 너무 안좋았어요. 반듯하게 닦은 길이 아니고 초원위로 차가 다니면 그게 그냥 길이었어요. 길이 너무 여러개여서 헷갈리고 표지판도 없어요. 다니는 사람이 없어서 물어보기도 힘들 때는 전봇대를 보고 따라 갔어요.
길에 있는 돌에 차가 부딪쳐서 차가 많아 다쳤어요. 타이어가 다쳐서 중간에 수리도 하고.
길에 물이 차서 물위를 그냥 건너기도 했어요. 몽골은 다리가 없는 강이 많았어요
몽골에서 다시 러시아로 가는 마지막 날은 비까지 내려서 가장 길이 험했어요. 하지만 중간에 보이는 풍경은 가장 예뻤어요. 아빠 엄마가 중간에 자꾸 자꾸 내려서 사진을 찍는 바람에 시간이 많이 지체 됐어요.
호수가 너무 예뻐서 비가 왔음에도 불구하고 호숫가에서 밥을 먹었어요. 엄마 아빠는 나중에 이 호수에 꼭 다시 오자고 했어요. 처음 보는 만년설은 너무 신기 했어요.
이렇게 작은 강을 몇개 건너고 늪지대도 무사히 통과 했는데 국경 마을을 50km 남겨 두고 또 강을 만났어요. 이번에 만난 강은 너무 넓고 물살도 세서 도저히 건널수가 없었어요. 통행료 까지 받는 도로가 다리가 없는게 이해할수가 없었어요.
몽골은 입국세도 받고, 출국세도 받고, 비자 수수료도 받고, 경유에 붙는 세금도 많고, 도로 통행료도 꼬박꼬박 받고 암튼 세금은 열심히 걷는것 같은데, 그돈다 어디다 쓰는 건지 모르겠다고 아빠는 그러셨어요.
오는 길에 너무 놀아서 시간은 이미 밤 8시였어요. 돌아가기에는 너무 늦은시간이고 강을 건너기에는 너무 위험했어요. 차에서 잠을 자볼까도 생각했지만 모기가 너무 많았어요. 우리는 인근에 마을에 가서 방법을 찾아 보기로 했어요. 지도상에는 저멀리 보이는 빨강 바위 뒤에 마을이 있어요.
마을로 가는 길도 쉽지는 않았어요. 결국 진창을 피해가려다가 돌에 부딪쳐서 차가 더 망가졌어요.
마을에 도착해 물어보니 물을 건너는 다리는 없고 물이 줄어들때 까지는 몇일이 걸릴거라고 했어요. 방법은 큰 트랙터로 견인을 하는 거라고 했어요. 마을에는 여관이 없었어요. 결국 우리는 마을 가정집에서 자고 다음날 아침 트랙터로 견인을 해서 강을 건너기로 했어요. 마을 사람은 숙박비와 트랙터 견인에 터문없는 가격을 요구했어요. 아빠는 기분이 나봤지만 어쩔수 없었어요. 그것 보다는 사고 없이 강을 무사히 건 널수 있을지가 걱정이었어요. 아빠는 고모들에게 우리 위치와 상황을 카톡으로 알렸어요
다음날 아침 일찍 트랙터로 강을 건넜어요. 우리 차 엔진에 물이 들어오면 안되니 배기구를 틀어 막고 시동을 끈 상태로 트랙터가 견인을 했어요. 견인 줄이 끊어지거나 풀리면 우리 가족 모두가 위험한 상황이었어요. 자칫 잘못되면 포탈 검색어 순위에 오를 수도 있었어요.
다행히 우리는 사고 없이 강을 건넜고 차도 시동이 잘 걸렸어요.
이후 길도 쉽지는 않았지만 이렇게 우리는 국경에 도착해서 또 한번의 지루한 국경통과 절차를 거쳐서 러시아 알타이 공화국에 와 있습니다.
몽골의 풍경이 너무 예쁘다며 꼭 나중에 다시 오자던 엄마아빠는 다시는 몽골에 오지 않겠다고 하며 계속 몽골 흉만 보기 시작했어요. 반대로 러시아 창찬을 계속했어요.
아빠는 꼭 돈 많이 벌어서 그 동네에 다리를 기증하겠다고 다짐했어요. 그래서 그 마을이 더이상은 곤경에 처한 방문객 상대로 바가지를 못 씌우게...
첫댓글 와 궁금했는데~!! 대단하셔요~~ 아이들과 이런 여행이라니 왜인지 눈물도날꺼같고 ..맛깔난 글솜씨에 웃음도나고ㅎㅎㅡ 잘봤습니다♡ 소식또기다릴께요 건강하게돌아오셔요ㆍ♡
여행기 잘 읽고 있습니다. 한번쯤 꿈꿔본 것들인데 이뤄내고 계시다니 멋져요! 가시는 길마다 좋은 인연과 운이 함께하면 좋겠어요. 다음 여행기도 기다립니다>_<
사진만 봐도 좋네요~ 부럽부럽~~ 몽골아이들과의 사진이라고 쓰지 않으면 동네 친구들과의 사진이라 해도 되겠어요 ㅎㅎ 듣던대로 몽골의 풍경은 정말 아름답네요.
가족 모두 건강히 즐거운 시간 많이 만들고 오시길. 또 소식 전해주세요~
사진으로만봐도 힐링되네요~ 무탈하게 여행하시니 다행이에요..정말 가족모두에게 잊지못할 추억이되겠어요..진심부럽^^ 여행기 올려주셔서 감사요~
글만봐고 생동감이 넘치네요ㅎ
끝까지 넘 잼나게 읽었어요ㅎ
저도 몽골은 패쓰!
남은 여행길 조심히~~~
지난번에 글 읽고는 눈을 못 뗐는데..^^
벌써 3개월이 지나가네요
민중 민아 잘지내지? 여행중 사진들 아이들 엄마빠 모두 정말 보기좋네요.
글읽으며 빵빵터져서 웃었다는 특히 마지막 엄마빠의 코멘트~~ㅋㅋㅋ
지금쯤 어디려나..? 건강히 안전히 잘 지내다 만나요!!^^
ps 보고픈 민아언니 비옷은 하연이가 좀 입고있을게 방수가 안 되서...ㅎ
(하연이가 허락맡고 입어야 한다고^^)
민중이 한테 물어봤더니 좋다고 하네요. ㅎㅎ
민아, 민중네는 카스피해 연안인 러시아 다게스탄 공화국에 왔어요. 물론 이런 나라가 있는지 알고 온건 아니고 어쩌다 보니 오게됐어요.
@국현승(조아,민아,민중 아빠) 아 고마워 민중오빠!^^
라시아가 정말 크긴 큰가봐요~
하연인 국남매 덕분에 러시아! 하면 ‘마트료시카’하고 외친답니다.ㅋㅋㅋㅋㅋ 같이 세계일주중ㅎ(아주 코딱지만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