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길 떠나기
하루라도 더 늙기 전에 길 떠나 단풍놀이 가잔다.
늙어감이 서러워서인가?......
카톡에는 이 가을에
따뜻한 눈물도 배우고,
빈 가슴도 소유하고,
풋풋한 그리움도 품고,
말 없는 사랑도 해보자며 좋은 글을 보내온다.
가뜩이나 설래는 가을인데 보내온 글들을 읽으니 마음 더욱 들뜬다.
지금이 10월 말일이니 이 때 쯤이면 선운사 단풍이 괞찬지 안을까?......
큰 기대를 걸고 길을 떠났다.
가는 길에 거창휴게소에 들렀는데 노인들과 아녀자들의 단풍놀이 관광객이 많다.
각설하고. 선운사 단풍은 아직은 꽝이고, 이에 부애가 난 일행들이 대구로 돌아가는 길에 지리산을 둘렀다 가잔다. 그 덕에 길은 둘러 고생은 했으나 선운사의 실망감을 지리산 뱀사골에서 반 갑음을 했다.
놀라운 것은 88고속도로를 왕복 4차선으로 확장하고 중앙분리대도 잘 설치해 놓았다. 그래서 소통이 원활해서 인지 오가는 차량도 적은 것 같고, 공사 전에 비해 오르락 내리락 하는 길도 줄어 들었다.
거창 휴게소에서 오도산(통신시설이 설치된 산)을 바라본 풍경
그리고 보니 오도산을 가본지가 언제인가?.
이제는 내 평생에 저기는 갈 일이 없겠지.....
선운사로 들어가는 길.......
이제 막 단풍이 들기 시작한다. 실망감이 이만저만 아니다.
일 주일 뒤에 올 것을 하면서....
선운사 앞 도솔천
단풍이 들면 환상적인 곳인데....
다만 숲속에는 8월의 그 아름다웠던 꽃무릇(석산) 흔적을 볼 수 있다.
꽃무릇이 떼서리를 이루어 나를 처다보며 금년에는 왜 오시지 안았냐고 원망하는 듯 했다.
단풍이 절정기라면 해탈교 부근이 압권인데....
이제 시작이라 좀 우중충 하다.
그래도 관광객들은 좋기만 하다고 한다.
해탈교 옆에 한 관광객은 단풍을 물 속으로 꺼꾸로 빠뜨려 본다.
해탈교 건너 만세루 쪽으로 가보니,종각 옆에 감나무가 역광을 받아 나를 조롱하는 듯하다.
잉어가 창밖의 감을 탐하나 인연이 없음인지 나와서 따먹지 못한다.
문 밖의 단풍은 요란을 떨고..
도솔천을 따라 도솔암으로 향한다. 단풍은 그저 이 정도일 뿐...
초록 잎세 사이에 물들기 시작하는 단풍.
겨우 햇살 받아 만취한 단풍유목 하나를 만났다.
8월의 아름다웠던 자태를 거두고 내년을 기약하는 꽃무릇
이 계곡에 오면, 크고 작은 돌탑이 참 많다.
선운사 부근의 식당에는 온통 장어식당 뿐이다.
그래서 저녁을 장어소금구이를 먹고나니 다음날 아침 또 장어를 먹을 수 없다.
길 건너에 죽집을 어렵게 찾아내 아침을 밥아닌 백합죽으로 떼우고 지리산으로 간다.
예정은 남원ic에서 빠저나오기로 했는데, 남원ic 이정표가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되어 있지 않다. 그래서 지나처 버리고 남원에서 나와 구례를 향하여 지리산으로 갔다.
지리산으로 접어들어 천은사 옆을 지났으나 언뜻보니 어제의 선운사와 같은 분위기 같아 그냥 통과하고, 노고단 주차장이 바라다 보이는 아랫 주차장에서 잠시 쉰다.
노고단 주차장에 도착
사방팔방을 둘러본다. 단풍으로 불 붙은 산이 장관이다.
그러나 막상 우리 일행 누구도 산을 물들인 단풍에 감탄하면서도 노고단에 올라보자는 사람은 없다.
노고단에 오를 나이 이미 넘었으니 관절보호 핑게로 뱀사골 산책 정도로 그치잔다.
그 것도 일리있는 소리라 그러기로 했다.
노고단 주차장에서 본 단풍으로 물든 지리산
뱀사골로 내려오는 길에 길옆 전망대에서 사람들이 휴대폰을 들고 설치길레 내려서 보니....
뱀사골 들어가는 길목
계곡을 따라 산책로를 설치해 두었다.
이 길이 어디까지 이어지는지 모르겟으나, 우리 일행은 이 길을 따라 약 1시간 가량 어정데다 되돌아 왔다.
가보지 못한 길은 입구에서 들여다만 보고..
산책길을 따라 들어갑니다.
돌아오는 길의 거창 휴게소.
석양에 물든 풍광이 참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