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대한민국의 국가무형문화재에 <조선왕조궁중음식(朝鮮王朝宮中飮食)>이 있는데
이는 조선시대 궁궐에서 차리던 음식으로 전통적인 한국 음식을 대표합니다.
특히 임금이 드시는 것에는 아침과 저녁의 수라상과
이른 아침의 초조반상(初朝飯床), 점심의 낮것상 등 네 차례 식사가 있습니다.
여기서 초조반상은 이른 아침에 죽과 마른찬이며,
아침과 저녁의 수라상은 12가지 반찬이 올라가는 12첩 반상차림으로
원반과 곁반, 전골상의 3상으로 구성되어 있지요.
여기서 사람들은 궁중요리 하면 12첩 반상을 생각하고
기름진 것들로 그득할 것으로 판단합니다.
그런데 조선시대 궁중에서는
임금과 왕비의 수라상에 올릴 생채음식에 많은 공을 들였습니다.
특히 신선한 푸성귀(채소)를 수라상에 올리려고
서울 뚝섬에 ‘농푸꼬지기’라는 일꾼을 두었고,
창덕궁 후원에는 궁중에서 필요한 푸성귀를 기르는 내농포(內農圃)를 만들었지요.
그뿐만이 아니라
수라간에는 채증색(菜蒸色)이라는
푸성귀 요리 전문가 6명을 별도로 두었을 정도입니다.
▲ 수라상에 올랐던 무생채, 미삼생채, 더덕생채(왼쪽부터, 문화재청 제공)
또 수라상에는 숙채(熟菜)라 하여
푸성귀를 익혀 조리한 반찬과 푸성귀를 날것으로 조리한 생채를 올렸는데,
대표적인 궁중의 생채요리로는 잡채(雜菜), 수삼채소생채, 겨자채, 구절판,
도라지생채, 더덕생채, 무생채, 미삼생채, 무굴생채, 죽순채, 삼색무생채,
미나리강회 따위가 있습니다.
이러한 요리들은
오늘날처럼 인공 조미료를 쓰지 않았기에
푸성귀 본래의 고유한 맛과 향을 최대한 살릴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조선시대 궁중요리는 푸성귀 요리에 무척 정성을 들였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