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마는 달리고 싶다'
4년전 끊긴 경원선에… 관광객 발길도 끊겼다
연천과 철원을 잇는 경원선 연천역~백마고지역 구간 노선이 중단된 지 4년이 넘었지만, 재개통이 불투명해지자 지역 주민들의 불만이 거세지고 있다. 사진은 19일 오후 지난 2019년 4월부터 열차 운행을 중지한 연천군 신탄리역의 모습. 2023.7.19
경기도 연천과 강원도 철원 사이를 잇는 유일한 철도망(경원선 국철)이 끊긴 지 4년이 지나면서 지역경제가 쇠락 일로를 걷고 있다.
앞선 구간인 동두천~연천의 경원선 전철 연결 공사가 막바지에 이르며 지역주민들은 연천~철원 구간 국철 운행이 재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정부는 열차 노후화 등의 이유로 국철 재개가 불투명하다는 입장이어서 대책을 촉구하는 주민들의 목소리가 거세질 전망이다.
19일 오후 3시께 찾은 연천군 경원선 신탄리역. 여름철 더위를 피해 인근 계곡과 고대산 휴양림 등 지역 명소를 찾는 피서객들은 보이지 않고, 역사와 마주한 슈퍼와 음식점은 텅텅 빈 모습이었다.
이맘때 휴가철이면 사람들로 붐빌 연천 내 역사 주변에 사람들 발길이 눈에 띄게 끊긴 건 지난 2019년 4월 이후 연천~철원 경원선이 끊긴 이후다.
국가철도공단(이하 철도공단)이 동두천~연천의 전철 연장사업을 하면서 이를 잇는 연천~철원 국철 운영이 멈춘 것이다.
당시 지역 주민은 물론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의 '발'이었던 철도망이 끊겨 반발이 심해지자 철도공단과 연천군 등은 대체버스라는 임시 교통수단을 마련해 현재까지 운영 중이다.
올해 10월까지 운영 계획으로, 철도공단과 연천군이 각각 40억여원 씩을 투입해 끊긴 철도 노선을 포함해 동두천~철원을 잇는 완행·직행버스를 하루 12대(왕복 92회) 마련해 놓고 있다.
동두천~연천 전철공사 운영중단
디젤 폐차로 재개 사실상 어려워
마땅한 대안없어 주민들도 답답
하지만 이날 만난 주민들은 대체버스가 국철을 대신하기에 턱없는 수준의 교통편이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과거 경원선을 이용하고 홍보하는 것 자체로 관광객의 이목을 끄는 효과가 있었지만, 버스는 그런 역할을 못할뿐더러 탑승 인원에도 제한이 있다는 것이다.
신서면에 사는 채창교(60)씨는 "평소 여름철이나 봄가을 꽃이 만개할 시기였으면 손님들로 동네가 꽉꽉 들어찼었다"며 "철도가 멈춰선 대신 버스가 있어 급한 불은 껐지만, 정작 관광객들이 큰 폭으로 줄어 지역경제에 악영향이 큰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문제는 앞으로다.
연천~철원 구간이 멈춘 결정적인 계기였던 동두천~연천 전철 연장사업이 10~11월 사이 개통을 앞두고 있음에도 연천~철원 국철의 재개 가능성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연천과 철원을 잇는 경원선 연천역~백마고지역 구간 노선이 중단된 지 4년이 넘었지만, 재개통이 불투명해지자 지역 주민들의 불만이 거세지고 있다. 사진은 19일 오후 지난 2019년 4월부터 열차 운행을 중지한 연천군 신탄리역의 모습. 2023.7.19
국철을 운영하는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이를 관할하는 국토교통부는 국철을 달리는 디젤 열차의 사용 연한이 다 돼 폐차 상태에 이른 점에서 재개가 사실상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에 연천군과 지역 주민들은 정부가 나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연천군 관계자는 "당초 동두천~연천 전철화 사업이 진행된다는 이유로 연천~철원 국철이 멈췄고, 지역 주민들의 반발을 무릅쓰고 자체 예산을 마련해 버스를 투입해 온 것"이라며 "전철 개통을 앞둔 와중에도 국철 재개나 지하철 연장과 같은 대안이 없어 답답할 따름이고, 지역 소멸을 막기 위해서라도 구체적인 답을 정부가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코레일 관계자는 "4년 전 멈췄던 연천~철원 국철을 재가동하는 방법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다"면서도 "당초 구간을 오갔던 2대가 올해 연말 폐차를 앞두고 있어 쉽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디젤 열차가 사라지고 친환경 전기 열차로 운행 추세가 바뀐 만큼, 연천~철원 구간까지 전철화 사업을 고려해볼 수는 있지만, 국가철도망 계획에 반영하는 등 절차가 까다로워 단시간 내에 (사업을) 결정하는 것은 어렵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