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강 십리대밭 국가정원에 걸맞는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 태화강을 관광명소로 만드는데 십리 대밭의 역할이 컸다. 태화강에서 열리는 봄꽃 축제와 가을 축제 때면 인근 부산은 물론 멀리 경기도와 전라도에서조차 버스 관광이 줄을 이을 만큼 전국의 유명명소가 됐다. 관광객이 찾는 곳일 뿐만 아니라 태화강 십리대숲은 떼까마귀와 황새, 물닭 등 철새들이 겨울을 나는 철새들의 보금자리가 됐다. 겨울을 나기 위해 대숲을 찾는 떼까마귀의 군무를 보기 위해 관광객이 울산을 찾는 선순환이 일어나고 있다. 이는 모두 십리 대밭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처럼 귀한 대접을 받아도 모자랄 판에 십리대숲을 관리하는 관리자가 없단다. 믿어지지 않는다. 한술 더 떠 관리비 예산이 고작 3억원에 불과하다고 한다. 태화강에 볼거리 즐길 거리를 늘려 관광객을 더 많이 유치하겠다고 추진 중인 태화강 용금소 스카이워크도 좋고, 십리대밭 황톳길 조성 사업도 좋다. 그러나 태화강에 물이 마르고 대나무숲이 없어진다면 이들 사업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울산시가 몇 해 전 십리 대밭 사이사이에 차나무를 심은 적이 있었다. 아마 관광객들에게 볼거리를 주기 위함일 것이다. 하지만 심어놓고는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잡목으로 변하거나 아예 고사해 버렸다. 대숲을 찾는 일반 시민들도 이 같은 사실을 아는 이가 없다. 혈세만 낭비한 셈이다. 현재의 태화강은 울산시민과 울산시가 죽음의 강에서 생명의 강으로 되돌려 놨다. 지금처럼 관리에 무심하다면 다시 모두가 외면하는 쓸모없는 강으로 되돌아갈지도 모를 일이다. 태화강은 오랜 세월 울산사람들의 생명의 젖줄이었다. 아이들은 태화강물에 멱을 감고, 어부들은 물고기와 바지락을 채취하고, 하류 삼산 펄에서는 염전을 일구며 살았다. 공업화가 태화강을 죽음의 강으로 만들었지만, 울산시와 시민들 손으로 다시 살려냈다. 이런 대숲을 전국을 넘어 세계 으뜸가는 명품 대나무숲으로 만드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러나 문제는 태화강의 자연환경이 눈에 띄게 나빠지고 있다는 것이다. 태화강의 수위가 점점 낮아지고 있고 최근 몇 년 사이 울산을 찾던 철새도 그 종류와 개체 수가 부쩍 줄어들고 있다. 울산시는 2028년 울산국제정원박람회를 앞두고 있다. 시의회 안수일 의원은 지난 7월 정례회 본회장에서 "2028년 울산국제정원박람회를 앞두고 울산시가 최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십리대숲을 다시 울창한 대숲으로 조성하는 일"라고 일갈했다. 물이 흐르고 숲이 있어야 물고기가 노닐고 새들이 모여든다. 그래야 일상으로 지친 영혼과 육체의 피로를 풀 힐링 장소로 시민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다. 울산시는 더 늦기 전에 태화강과 십리 대밭의 철저한 관리에 나서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