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담하게 얘기하고 오리라고 맘먹고 시댁에 갔는데,
내가 말하기도 전에 이미 아가씨 둘이서 어머니께 이사 가야 하는 상황을 얘기해놔서
저는 어머니 등만 쓰다듬어 드렸을 뿐 별 얘기 안했습니다.
아가씨의 얘기에 청심환을 드셔야 할 정도로 놀라신 어머니는
'그 나쁜 년(시댁 돈을 다 가져간 시누이의 사촌언니)이 나한테 어떻게 이럴 수 있다니'...
하시면서 작은 딸 이름을 부르면서 걔가 불쌍하다고 하시는데 왜 큰딸은 안 불쌍하고
작은 딸만 불쌍한 것인지 ...
말씀을 들으면서도 이상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할머니가 ‘저년 도둑년’이라고 하시더니 그 말이 이렇게 딱 맞을 수 있냐고
당신의 시어머니가 하신 오래전 얘기까지 꺼내서 어렸을 적부터 그 형님이 하는 짓이
맘에 들지 않았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어머니 살림을 쪼그라들게 하고 아가씨들을 고생시키게 만든 ‘어머니 둘째 시누이의 큰 딸인
태마담’을 입에 올리면서 그년을 어떻게 죽여야 한다니...를 반복하시는 어머니의 목소리가
떨리고 손이 떨리고...
우리 용인땅 판돈을 다 가져가고 한 장(1억) 도 안 남겨줘서, 여태 살아보지 않았던
19평짜리 꼭대기 층으로 이사 한다는 사실에 벌벌 떠셨습니다.
어머니는 그 19평 아파트도 800만원 보증금에 60만원 월세라는 것 까지는 모르시고...
아파트를 반으로 줄여가니 버려야 할 살림이 많습니다.
어머니 12자 장롱도 한 쪽은 버려야 하니 그 고급 장롱이 병신이 되게 생겼고
거실에 있는 피아노와 6인용 식탁도 에어컨 소파 그리고 침대는 정리하고
냉장고와 김치냉장고 세탁기 티브이 전자레인지 장롱만 가져가야 합니다.
어머니의 흔들의자도 소파도 가져가지 못하니
이제 어머니는 방바닥에 앉아서 먼 거리 시청이 아닌 코앞에 티브이를 보셔야 합니다.
언제 형편이 좋아질지 가늠할 수 없기에 장롱과 피아노 에어컨을 창고에 보관할 수도 없고...
편안하게 얘기하고 오려고 금요일 저녁에 퇴근을 하면서 시댁으로 들어갔던 것인데
갑작스런 회사의 호출을 토요일 오전에 받고 파주에서 송파 사무실까지 다시
출근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여 느긋하게 이것저것 다 얘기 하려던 계획은 수포 되어
간신히 요점만 정리하고 ‘한국장학재단’ 에 신청하는 대학입학금 대출은 토요일 이라고
인터넷 접수조차 받지 않아서 월요일에 꼭 하라고 아가씨의 딸아이 에게 일러두고 왔습니다.
오늘은 시동생을 우리 집으로 불러들였습니다.
양씨 두 남자를 앞에 두고 시댁이 처한 상황을 얘기하니 놀라는 기색도 없고
처음 듣는얘기라고 하면서도 그 아파트가 월세인지는 몰랐다고...
누나가 돈이 없으니 아이 대학 입학금은 전세자금 빼서 해야겠다고 생각했었다는
시동생의 얘기를 들으면서 ...웃음이 났습니다.
서방님은 지금 어디서 지내고 계시냐고 묻고 일은 하시는가 물었더니
길동에서 월 26만원짜리 고시원에서 지낸다 하며 일은 있을 때마다 나간다고 하는데,
고시원이 편한 것은 26만원만 내면 밥을 비롯하여 모든게 해결된다 하며
더 들어가는 돈이 없다고 마음 편해 하는 것 같았습니다. - 나도 내 몸 하나만 생각하고 살았으면 좋겠다.
처갓집에 얹혀살던 시동생은 동서에게 쫓겨났습니다.
10년 연애결혼이 무색하게 ‘돈 벌어다 주지 않으면 집을 나가’라는 동서 말에
시동생이 집을 나온 것은 아이가 초등학교 몇 학년 때 였는지... 어림잡아 중학교 입학 전이니
8년은 넘은 것 같습니다.
학력만 있고 기술은 없는 52살 남자와
58살 형은 거실에서 튀긴 닭 한 마리 놓고 소주잔을 기울입니다.
살만한 친정집에 부모님과 딸아이와 살고 있는 시동생의 아내인 내 동서는,
시동생 명의로 나오는 건강보험료 조차 납부하지 않아 알량한 잔액이 들어있는
시동생의 통장이 가압류 되는 상황을 두 번이나 겪었다고 하는데, 동서는 친정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6개의 원룸이 있어서 그 세만 받아도 먹고 살만 한 그런 사람입니다.
시동생은 자기 딸아이 대학 입학때 아이 엄마에게 300만원을 송금 했더니 그 이후로는
돈 보내 달라는 전화가 안온다고 하면서 ‘원룸에서 월세가 잘 나오는 모양이예요’ 라고 합니다.
한 푼도 못 벌기는 마찬가지인데 나는 남편과 살고 있고,
동서는 매일 보는 친정부모 앞에 돈 못 버는 남편을 그냥 두고 볼 수 없어서 그렇게 내 보내고
몇 년째 서류 정리를 하느니 마느니 저러고 있습니다.
파주 아가씨가 내게서 이런 저런 명목으로 돈을 가져갔으며, 이제 대학입학금까지 얘기 하는
상황에 이르러서 더 이상 내가 도울 여력이 안된다고 얘기하고,
파주에서 내 카드를 가지고 생활비를 쓴다는 것과 ,내가 결코 형편이 넉넉해서 보내주고
했던 것이 아니라고...
그런데도 내 남편은 내 얘기에 놀라워하지도 않고
'그랬느냐고 몰랐다' 고 하는 말도 한마디 안하고 그냥 남의 얘기 인듯 가만 있습니다.
이젠 두 분이 뭐든지 하셔서 어머니를 도와야 한다고
아마도 어머니는 그 아파트가 월세인 것 까지는 모르시고
아가씨가 버는 150만원 가량의 돈으로 밥은 먹는 살 수 있지 않겠느냐 하시는 것 같다고...
거기다가 여태 아가씨가 쓰는 카드가 어머니 제 카드예요...소리는 하지 못했노라고...
입학한다고 그게 끝이 아니고 이제 시작이니 그 학비는 어떻게 감당할 것인지...
인천에서 인테리어 사업을 하는 작은형부에게 전화해서
시동생 일자리를 부탁하니 "인천에 살지 않으면 작업시작 시간에 맞춰 출근하기
힘들것이라고 트럭운전면허가 있냐"고 있지도 않은 면허를 묻습니다.
23일 이사가기 전에 정리해야 할 피아노와 에어컨이 숙제입니다.
260만원 주고 샀다는 피아노와 2000년 여름에 구입한 엘지 휘센 에어컨은 몇 푼을
받을 수 있을까요?
가슴은 여전히 답답합니다.
누가 돈을 많이 줬으면 좋겠습니다
글차나요 남편분 태도를봐도글코 시누이들도 답답하면 기댈때라곤 커피님뿐이니 ㅠㅠ
@초록빛물결 그래도 커피님이 마음을 털어 놓았다는게 큰 변화죠,
그분들이 양심이 있다면 조금은 양심을 보이지 않을까요?
시어머니께서 말려 주시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지니님말이 맞다에 한표
나 죽었소 하고 그냥 있는듯함
설마 니가 날버리겠냐는 마음으로 ㅠㅠ
@초록빛물결 ㅍㅎㅎㅎ
커피님 가족 세 분만 챙기시되 호구지책만 빼고는 무조건 저축하십시요.
아들넘 제대하면 알바하던 알아서 학비 조달하여, 공부하던 말던 '셩인인 네가 알아서 하라' 하시고
아들넘 정말 중요한 시기에 목돈 푸시면 그게 제대로 돈쓸 줄 아는 법 같습니다.
여기저기 푼 돈(물론 제법 큰 돈일 수도 있지만...) 써 보아야 가랑비에 옷 젖는다고
커피님만 힘들 따름입니다.그리하셔야 커피님 가족도 살고 또 시댁도 살릴 수 있는 길이지요.
저 같으면 집 뛰쳐나와 옹골차게 살아가며 목돈 모아, 훗 날 자식 뒷바라지 하겠습니다.
남자는 해 뜨면 집을 나와 해 지면 집에 들어와야 합니다.어떻게든 돈을 벌어야지요.
힘 내세요^^
님의 말씀 공감 100% 입니다
실천해 보겠습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코딱지 집에 이젠 보내고 싶어도 못 보내
그렇잖아도 집세 낼 바에야
같이살면서 한 사람이라도 일을
해야하지 않겠느냐고 얘기했지..
시동생은 말귀 알아들으니
그나마 다행이야
잘 지내지?
춥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