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통영고속도로를 이용할 때 단성IC를 지나 산청IC에 닿기 직전에
오른쪽 높은 산 꼭대기에 우뚝 선 정자가 보인다
지나다닐 때 마다 궁금증을 불러 일으키던 그 산을 오늘 혼자 올랐다
회계산 능선에서 줌으로 당긴 꽃봉산 정상의 정자
경호강 건너편의 고속도로 위에서 보면 천길 낭떠러지 위의 이 정자가
그야말로 신비롭게 보인다
사상터미널에서 7시 20분에 출발하는 버스를 타고 2시간25분 걸려 산청터미널에 내리니
저 앞의 산 위에 문제의 그 정자가 보인다
여기에서는 그리 높아 보이지를 않지만 반대쪽 강 건너에서 바라보면
경호강의 깎아지른 절벽을 끼고 우뚝 선 모습이 가히 우러러 보지 않을 수 없다
성우아파트
성우아파트 대형주차장 건너편에 꽃봉산 등산안내도가 있다
10:10 산행 시작
처음부터 계단길이 시작되는데
계단길 끝에 평펑한 쉼터가 나오고
잠시 내리막을 내려가다가 요양원 갈림길을 지나면서 다시 계단길을 오르고
또다시 나오는 쉼터
두 번째 쉼터에서도 계단길은 계속 이어지고
세 번째 쉼터에서 비로소 저 앞에 꽃봉산 정상이 실체를 드러내 보인다
정상 바로 아래의 갈림길에서 직진하는 길을 막아두고 있다
불과 얼마전까지 다른 이들의 산행기에서 보았던 급경사 철계단이 사라지고 그 자리를 통행금지하고 있는 것이다
국제신문 근교산 산행기에도 '계단 수는 68계단인데 너무 가팔라 자칫하면 뒤로 넘어져 구를 정도'였다고 하였다
잠시 망설이다가 벼랑길을 맨손으로 타고 올라가기로 하였는데
가파른 벼랑길이 장난이 아니다
괜히 객기를 부렸나 하기도 했지만 어찌어찌하여 어렵게 난코스를 통과하여 정상에 올랐다
<참고사진> 예전의 철제 계단길
꽃봉산이 시민공원으로 이용되고 있다보니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위험한 철계단을 철거한 것 같다
10:35 산행 시작 25분만에 정자가 있는 꽃봉산(花峰山) 정상에 오른다
같은 이름의 꽃봉산(731m)이 경남 산청과 함양의 경계인 지리산 자락에도 있는데
인근에 한국판 피사의 사탑으로 불리는 공개바위가 있어 더 유명한 산이다
꽃봉산 정상의 정자에서 바라보는 경관은
지리산을 호위하는 헌걸찬 산세와 꽃봉산·회계산을 휘감으며 흐르는 경호강이 어우러져
한 폭의 진경산수화와 다름없다
정상의 조망은 동서남북 막힘 없이 시원스럽게 열리는데, 동쪽 방향의 정수산과 둔철산을 비롯하여 .....
유유히 흐르는 경호강(鏡湖江)과
서쪽은 웅석봉과 기산
북쪽은 왕산과 필봉산이 경호강과 어우러져 산청을 감싸고 있다
산청읍과 와룡산
이제 회계산으로 가는데, 정상 밑에서 우회해서 올라오는 길과 곧 만나고
또 하나의 갈림길을 지나 오르막을 조금 오르면
시야가 트이면서 나아가야 할 방향의 그림이 눈에 들어 온다
회계산은 저 골프연습장 옆의 저 봉우리이리라
10:52 체육공원 앞 임도
산청장레식장과 뒷쪽의 골프연습장
헬기장 같은 너른 공터 / 옛 쓰레기 매립장이었다고 한다
11:10 회계산(會稽山) 정상 / 산행시간 : 1시간
산청은 본래 지품천현(知品川縣)이었다
신라 초기까지 그렇게 불리다가 경덕왕 때 산음(山陰)으로 고쳐졌고
조선시대 영조 43년(1767)부터 지금의 산청(山淸)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었다
회계산(會稽山)이라는 이름은 산음(山陰), 경호강(鏡湖江)과 함께
중국 동진 시대의 명필(名筆)로 서성(書聖)이라 불리었던 왕희지(王羲之)의 고사에서 따온 이름이다.
이 이정표에는 문암대가 아닌 문장대로 씌여 있다.... 문암대인지 문장대인지?
11:20 병정.기술센터 갈림길
이 이정표에는 문암대이고 ~
213m 봉
231m봉에 서니 북쪽으로 조망이 트이면서 왕산과 필봉산이 보이고
꽃봉산의 정자도 멀리 시야에 들어오기에 망원으로 잡아 본다
11:38 문암대(文巖臺)
주변 바위에 새겨진 각자에 선명하게 문암대(文巖臺)라고 씌여 있으니
문장대는 잘못 표기된 것이 확실해졌다
넓게 펼쳐진 평평한 암반 위에는 사람 몇 십 명은 족히 앉을 수 있을 정도다
이곳에서 옛 선인들이 둘러앉아 풍류를 즐겼을까.....
문암대에서는 동쪽으로 조망이 열리면서 둔철산이 오롯이 그 모습을 드러내 보이고 있다
11:44 묵곡마을 갈림길
국제신문 근교산 지도에 나오는 웅석봉 전망대를 다녀 오기로 한다
11:51 웅석봉 전망대
전망대라기에 멋진 조망터가 나올줄 알았는데 나무에 가려져 조망은 없고
나무 사이로 카메라를 들이밀어 보아도 앞산에 가려져 웅석봉은 제대로 조망이 되지 않는다
괜스레 여기까지 발품을 팔 필요가 없어 보인다
다시 되돌아 온 묵곡마을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간다
산사면을 따라 길은 이어지는데 왼쪽 아래는 경호강변의 깎아지른 절벽이라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긴다
12:07 드디어 경호강(鏡湖江)변에 다다른다
강 건너 펜션단지의 그림같은 풍경
강물이 거울같이 맑다고 하여 이름이 붙여진 경호강(鏡湖江)도
산청의 옛 이름인 산음(山陰)이나, 회계산(會稽山)과 같이
중국 동진 시대의 명필(名筆)로 서성(書聖)이라 불리었던 왕희지(王羲之)의 고사에서 따온 이름이다
남강(南江)은 함양 서상의 남덕유산에서 발원하여 산청과 진주 진양호를 거쳐 창녕 남지에서 낙동강에 합류를 하는데
산청 생초면 어서리 강정에서부터 산청읍을 거쳐 진주 진양호까지의 70여 리 산청 구간만을 별도로 경호강이라고 부른다
경호강이 별개의 강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불리는 것은 왕희지의 고사에서 따온 역사가 있기 때문이다
강 가로 난 작은 길을 따라 쉬엄쉬엄 걷는다
묵곡마을에서 산청읍으로 넘어 다닌 옛길인데 낙엽이 두껍게 깔린 운치 있는 오솔길이지만
군데군데 강물과 인접한 구간은 범람한 물길이 길을 어지럽게 만들어 놓기도 하였다
아카시아 꽃
상큼한 아카시아 향기는 언제나 어릴적 추억을 되살아나게 만든다
12:21 하수종말처리장 후문
산청하수종말처리장 후문을 통과해 본관을 지나 정문으로 나간다
두부소
물이 빠지면 바위들이 두부처럼 허옇게 드러난다고 두부소라고 한단다
두부소 바위의 각자(刻字)
12:34 해운각(海雲閣)
해운각 옆의 커다란 바위에는
연화대(蓮花臺)라 새겨져 있고 그 옆에 김분순(金分順)이라는 여자의 이름도 보인다
보통 이런 각자에는 남자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거늘.... 누군지 참 대단한 여자임에는 틀림이 없으렸다
연화대 바위 안쪽 옆에도 커다란 바위가 서 있는데
그 아래에는 돌로 봉분을 두런 오래된 쌍묘가 있고
벌통도 두 개나 보인다
페인트 칠이 벗겨져 흉물스런 해운각 대신 ...
연화대 바위 아래 그늘에 앉아 강건너 경치를 감상하며 빵 두 개로 점심을 먹는다
해운각을 내려와 출발지점으로 되돌아 가는 길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 이름을 남긴다고 했다
잔디가 곱게 펼쳐진 그라운드골프장
산청군 청소년수련관을 지나
13:01 성우아파트 옆 꽃봉산 등산로 입구로 원점회귀한다
산행시간 : 2시간 51분
산행 후 찾은 산청 향교(鄕校)
1440년(세종 22) 현유(賢儒)의 위패를 봉안하고 지방민의 교육과 교화를 위하여 창건되었다
임진왜란 때 일부 소실되었다가 복원하였던 것을, 1597년 정유재란 때 완전 소실되어 1601년에 옮겨 세웠고
1636년 병자호란으로 소실되어 1755년(영조 31) 현재의 위치에 중건하였다
(다음 백과)
1806년에 명륜당을 중수하고 1870년 대성전, 1874년 명륜당을 각각 중수하였으며
그뒤 여러 차례의 중수와 개수를 거쳐 오늘에 이르고 있다
(다음 백과)
현존하는 건물로는 대성전, 동재(東齋), 명륜당, 욕기루(浴沂樓), 내삼문(內三門) 등이 있다
건축형태는 앞쪽에 명륜당이 있고 뒤쪽에 대성전이 위치하는 전학후묘(前學後廟)의 배치형식이다.
(다음 백과)
향교 앞의 500년된 은행나무 보호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