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도우수 자전거길: 염천(炎天)의 한강 길 시원하게<180729>
국립중앙박물관 후문에서
코스:
여의나루-마포대교-물빛광장-샛강-반포천-동작역-성모병원교차로/7호선5번 출구-동작대교-잠수교북단-동작대교방향-신동아쇼핑센터지하차도-서빙고온누리교회-경의중앙선철로횡단EV육교-용산가족공원-국립한글박물관-국립중앙박물관후문-겨울못-유턴-잠수교북단-용비교-중랑천-응봉역-응봉사거리-무학여고교차로-행당시장골목-한우생고기전문점 손의채: 31km
<요도> 생략
이번 쉐도우수 자전거 길은 새로운 자전거 길이 아니다. 자전거동호회 바이콜릭스 친구들과 중복과 말복 사이의 한여름에 매년 실시해온 복달임 만찬을 함께 하기 위해 자전거로 이동하며 잠시 타본 일부 한강변 길이다.
바이콜릭스의 올해 보양(保養)음식 먹기 복달임은 왕십리 한양대 서쪽 행당 과선교(過線橋) 4거리의 땡초꼼장어집에서 가지려 했지만 일요일 휴업이라, 다른 단골 상왕십리역 근처 행당동의 한우생고기집 손의 채에서 가진다.
매년 모양만 갖추는 복달임 미니 라이딩은 잠수교 북단에서 동호대교 방면으로 달려 중랑천으로 들어섰다가 손의채까지만 탄다. 복더위 때문이라지만 거리가 너무 짧아 일요일 한나절이 아깝기만 하다.
그래서 새벽같이 나서 벼르던 용문역-화전고개-계림천-장풍천-여주 방면 라이딩을 결행하고 저녁 모임에 가려고 마음먹었었다.
그런데 요즘 더위의 기세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틀 전 중복(中伏) 날 다른 동기회 친구들이 청계산등산을 하고 내려와 원터골에서 가진 보양식행사에 자전거로 다녀오면서 혼쭐이 났었다.
오금공원 집에서 세곡동을 거쳐 원터골까지 다녀오는데 왕복 30km도 안 됐지만, 이글거리는 아스팔트차도 주행에 열을 잔뜩 받아선지 집에 돌아오니 머리뚜껑이 열린 듯 전신이 혼미해졌었다.
이크! 하고 동행하려던 스카이천에게 계림천 원행 라이딩 취소를 통보하고 궁리하다, 최소 30km는 채우기로 하고, 한강변의 오래 만에 가보는 궁금한 구석을 다시 돌아보기로 하고 나섰던 것이다.
우선 오후의 폭양(曝陽)을 등지기 위해 한강을 서편 하류에서 동편 상류로 탄다. 여의나루역에서 출발 잠깐 하류로 달려 국회의사당을 지나 유턴, 샛강 길 숲 그늘로 들어서 이글거리는 태양의 직사광선도 피해 본다.
지난 7월10일 장마전선 퇴각 직전부터 줄곧 폭염경보 속에 용광로처럼 달아오르는 올여름 살인적인 더위는 이날도 마찬가지지만, 뜻밖에 고맙게도 시원한 강바람이 불어주니 천만다행이다.
가족들과 친구들이, 나이 생각해 그만두라 조심하라 극구 만류했지만 생각보다 라이딩은 시원했고 참을 만 했다. 스스로도 조심해 속도를 줄이고, 달려대기만 했던 한강 변 곳곳의 풍광을 여유 있게 음미하며 달렸다.
코스 중에 있는 지천(支川) 반포천은 10년전 라이딩 때와의 변한 모습을 보고 싶어 들어갔다 나왔고, 잠수교북단에 약속시간 30분전에 도착해 남는 시간에 서빙고동의 국립중앙박물관 겨울못 공원을 돌아보고 나왔다.
잠수교북단에 약속시간 17시30분에 맞춰 돌아오니, 친구들 모두 이곳 라이딩을 취소하고 만찬장소로 바로 갔다고 해, 나도 홀로 직행한다.
응봉역에서 업힐을 올라 응봉4거리와 무학여고 앞 교차로를 거쳐, 내 출생지 행당동의 시장 골목길로 달리는데 70년 전 내 탄생가의 위치는 물론 어린 시절 뛰놀던 기억 속의 동네도 어림조차 아물아물할 뿐이었다.
이렇게 여유를 가지면, 인체온도 36도를 넘는 폭염 속에서도 나름 자전거를 즐길 수도 있구나! 밍밍한 한강 길도 혼잡한 서울의 골목도 재미 있게 탈 수 있구나! 이게 이날 라이딩의 행복한 깨달음이었다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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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호선 여의나루역에서 한강 변으로 내려서는데 무언지 전단지를 나누어주는 아주머니들의 웃음이 참 밝고도 건강해 0002
폭염의 더위를 다소나마 식혀 보려고 마포대교 아래 실개천에 가득 찬 가족단위 피서 텐트와 물놀이에 한창인 여의도공원 물빛광장-더위 속에도 남산 쪽 하늘은 가벼운 흰 구름 속에 쾌청하기만 해 0003 04
요즘 나라사정 잔뜩 어려워졌는데 자태(姿態) 멋진 의사당이 너무 고요해 보인다. 의원님들은 모두 여름휴가 중이신가? 0005
샛강 길로 들어서면 이렇게 녹음이 져, 숲 그늘에 묻히니 뜨거운 태양도 피하기 안성맞춤 0006 07
샛강의 속살-숲속 난간 길은 멋져 보이지만 녹색의 강물에선 악취가 풍겨 미간을 찡그리게 만드니 아쉬워. 무슨 개선 방법이 없었던가? 0009 10
씽씽 달리기만 하느라 제대도 보지 못했는데, 이런 멋진 스카이워크 브리지(문화다리)도 있었던가? 새삼스럽네! 0011
자전거코스 선정에서 중요한 포인트의 하나를 이 그림자가 보여준다. 여름철 햇볕을 정면으로 안 받자면, 오전에는 동에서 서로 오후엔 서에서 동으로 라이딩 방향을 설계하라는 이야기. 사진 속 오후 3시51분의 나는 서쪽 한강하류에서 동쪽 상류로 달리니, 이처럼 해를 등지는 것이지. 뻔한 상식이지만 늘 이런 이치를 고려하긴 쉽지 않지. 0012
여의도를 벗어나는 백사장 공원 숲길-이 일대는 강심(江心)에 보이는 원효대교 아래와 함께 드라마 촬영지로 쓰임새가 많은 곳이지 0015
한강철교와 멀리 인도교가 대한민국의 한(恨)서린 역사를 켜켜이 두른 채로 진청(眞靑)의 여름 하늘을 무심하게 이고 있다. 0016
남산 타워가 선명하게 바라보이고 연청(軟靑)의 아치가 멋진 동작대교 직전, 반포천 자전거길로 들어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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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시아 숲이 동무하던 10년 전의 모습과는 많이 달라 보여. 동작역에서 이수 고가 차도로 이어지는 콘크리트 구조물의 기둥들이 도열하는 아래로 흐르는 반포천은 가엽다. 물은 맑되 악취는 고약해서 어서 벗어나고 싶어지기 때문이다. 0019 20
수변 자전거 길은 반포공원 서초구민체육센터 지점에서 끝나 둑 위로 올라 다리 밑 길로 오르내리며 10년 전과 마찬가지로 성모병원교차로에 끝나는데. 그 둑길마저 산책로로 통제돼 예전만도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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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포천 자전거길 종점 서울성모병원교차로-길 건너 팰리스호텔이 쉐라톤팰리스로 바뀌었네.
0028 29 (080504 006)
반포천이 복개로 사라지는 지점의 쌈지공원 다리-난간이 고약해서 반포천 촬영이 힘들긴 그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 0031 (080504 008)
유턴-둑길의 녹색 우레탄 산책로를 피하는 길은 둑 북쪽 래미안 아파트와 사이로 이어진 숲의 보도블럭 산책로를 이용하면 제격 0034
반포천을 되나오는데, 동작역 아래 수변에서 청년들이 서양 중세시대 기사들의 장검을 들고 무예연습을 한다. 이 무슨 동호회인고? 0035
휴식하며 들린 동작대교 남단 아래서 바라보는 한강과 반포대교 0036
약속시간 33분 전에 도착한 잠수대교 북단 0039
서빙고동 국립중앙박물관을 가는 길의 신동아쇼핑센터 지하차도와 서빙고 온누리교회 뒤 경의중앙선 철로 과선(過線) 엘리베이터 육교 0040 41 42 44
육교 바로 건너 용산 가족공원과 국립중앙박물관 후문 방향으로 가다 만나는 국립한글박물관
0045 46 47
과거 광화문 중앙청이 헐리면서 그 안에 있다 옮겨온 국립중앙박물관의 후문으로 들어서 멀리 박물관을 배경으로-가까운 뒤로 보이는 정자는 박물관 남쪽 호수 겨울 못의 정자 청자정-이 사진은 영국 런던에서 온 3명의 아름다운 아랍계(히잡 차림) 처녀들의 일행사진을 찍어준 보답으로 자촬의 수고를 덜게 된 것이란 점이 기억에 남을 일. 0048
국립중앙박물관 겨울 못 일대 풍경-소나무와 정자-박물관 사이로 보이는 남산 타워의 앵글이 재미있어-하지만 자전거출입이 통제돼 호수변까지는 경비의 양해하에 끌바로 가서 사진만 찍고 돌아와
0050 51 52 53
잠수대교 북단에 약속시간 17시30분에 맞춰 돌아오니 아무도 없어-단톡방을 열어보니 식당으로 직행했단다, 에이~이 친구들! 0054
용비교에서 중랑천으로-그리고 행당동 약속 식당 손의 채로 0055 56
먼저 온 친구들의 자전거에 함께 정열시키고 일행과 합류한다. 0057 59
꿩 대신 닭! 장어 대신 복달임으로 먹는 오겹살-쏘맥 한 잔으로 복더위를 일순에 날리고 동무들과의 유쾌한 시간을 0060 61 62
복달임을 마치고 뒤풀이에 나서 맞은 편 카페에서 아이스크림으로 입가심 하면서 못 다한 정담(情談)을 더 나누고 0067 (1) 68 70 71
가을이 오면 재개할 라이딩에서의 만남을 기약하며 바이! 바이!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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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경보에도 자전거 타기는 이리 즐겁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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