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아저씨께선 노래교실에 무척 가고 싶어 하셨다. 방학이 끝나기만 기다리시며 직원에게 노래교실에 언제 가는지 매일 물어보셨다. 그렇게 고대하시던 노래교실 수업이 드디어 다시 시작되니 아저씨께서 얼마나 기쁘실지 가늠도 되지 않는다.
“꽃나무 사서 가야지 생일!”
노래교실 방학이기도 했고, 생신이셨던 장순자 선생님, 노래교실 회장님과의 일정 조율이 잘 되지 않았기에 아저씨께선 방학이 끝나면 두 분께 선물을 하시겠다고 하셨다. 고민 끝에 결정하신 선물이 바로 꽃나무였다.
“네 아저씨 그럼 내일 노래교실 가시기 전에 꽃 사서 가실까요?”
“응 내가 줄게”
노래교실 수업이 열리는 날이 되었다. 아저씨께선 아침부터 기분 좋게 노래교실 가실 준비를 하셨다. 전 날부터 ‘내일 이거 입고 갈까?’ 하시며 골라 놓으신 옷으로도 갈아 입으셨다.
아저씨와 함께 꽃을 판매하는 가게로 향했다. 꽃을 고르시는 아저씨의 표정이 진지하셨다.
“이거로 할랴 이거”
“어떤 게 장순자 선생님 선물이고, 어떤 게 회장님 선물 인가요 아저씨?”
“이거는 커피 아줌마! 이건 회장!”
“네 그럼 이거로 결정하시겠어요?”
“응”
계산을 한 뒤에 노래교실로 향했다. 가방에 넣어 두신 꽃다발 두 개가 구겨지지 않도록 아저씨께서는 조심스레 가방을 다루셨다. 가는 길 내내 아저씨께선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르셨다.
꽃을 사느라 한 5분 정도 늦은 노래교실, 수업이 이미 진행되고 있었지만 문을 여시며 바로 ‘안녕하세유!’ 하시는 소리에 모두가 아저씨를 돌아보셨다.
자리에 앉자마자 아저씨께선 오랜만에 참여하신 노래교실을 만끽하셨다. 큰 소리로 노래하시고 즐겁게 춤 추셨다. 하지만 장순자 선생님이 보이시지 않았다.
“아저씨 장순자 선생님이 안 보이시네요?”
“나 커피 주는 아줌마? 안 왔댜?”
쉬는 시간에 아저씨와 함께 장순자 선생님께 연락을 드렸다. 왜 안 오냐는 아저씨의 질문에 장순자 선생님께서 대답해 주셨다.
“내가 지금 코로나여 일주일 정도 지나긴 했는데 몸이 영 안 좋네...”
“내가 꽃나무 줄게유!”
“아이고 됐어~”
“꽃나무 줄게유!”
아저씨께서 계속해서 말씀하시니 선생님께선 알겠다고 하시며 인자한 웃음과 함께 이따가 보자고 하셨다. 장순자 선생님께 선물만 전달해 드리고 오자고 아저씨와 이야기 나눴다.
쉬는 시간이 끝나고 수업이 다시 시작됐다. 아저씨께선 그토록 바라시던 노래교실에서의 커피를 총무님의 도움으로 드셨다.
“아저씨 이제 회장님께 꽃 드리시는 게 어떠세요?”
아저씨께선 수업 시간 동안 내내 애지중지 하셨던 가방에서 꽃을 꺼내신 뒤에 잠깐 밖에 나와 계신 회장님께 전달하셨다.
“생일 축하합니다!”
회장님께선 ‘매번 고마워유 *동 씨!’ 하시며 기쁘게 선물을 받으셨다.
기분 좋게 선물을 전달하신 아저씨께서는 두 번째 수업 시간 동안 집중이 잘 안 되시는 것 같았다.
“이거 언제 줘? 커피 아줌마 아프댜?”
통화하신 이후에 장순자 선생님이 걱정되시는 마음과, 얼른 선물을 전달하고 싶으신 마음이 크셨는지 직원에게 계속 물으셨다.
“갈까? 이거 주러? 지금 갈까?”
“네 아저씨 그럼 지금 가시겠어요?”
“응 그래 가자”
아저씨께선 곧 바로 짐을 챙기신 뒤에 노래교실을 나오셨다.
장순자 선생님 댁에 도착한 뒤에 전화를 드리니, 선생님께선 얼음 커피를 들고 나오시며 맞이해 주셨다. 아저씨께선 마음이 급하셨는지 가방 안에 있는 꽃을 꺼내시며 선생님께로 향하셨다.
“내가 이거 줄게! 꽃나무!”
“이게 뭐야 꽃이네! 고마워! 이거 한 잔 마셔!”
“생일 축하합니다!”
두 분이서 반갑게 인사 나누셨다. 아저씨께서 얼음 커피를 한 번에 다 드셨다. 아저씨께서 얼음 커피를 좋아하신 다는 걸 기억해주신 건지.. 준비해 주신 커피가 참 감사했다.
“이거 받아”
장순자 선생님께서 아저씨께 봉투를 건네셨다.
“내가 편지 썼어 그리고 이건 맛있는 거 먹으라고 주는 거야 매 번 고마워서”
“고마워유 고깃국 먹을게유 고깃국!”
“다음엔 같이 먹자고”
장순자 선생님께서 꽃, 그리고 박*동 아저씨와 함께 사진을 찍어달라고 하셨다. 사진 촬영 하신 후에 두 분은 인사를 나누셨다. 다행히 다음 주 노래교실은 오실 수 있다고 하셨다.
선생님께서 댁으로 들어가신 후에 아저씨께 편지를 읽어드렸다.
누군가 나를 기억해주고 걱정해 주는 이가 있다는 것은 참 고맙고 행복한 일입니다. 나도 그대를 잊지 않고 있습니다. 늘 건강 합시다. - 장순자
읽어 드리는 동안 눈물이 났다.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벅참이 밀려왔다. 아저씨가 장순자 선생님의 마음을 온전히 느끼실 수 있도록 몇 번을 더 읽어드렸다. 그리고 장순자 선생님이 주신 돈으로 아저씨께서는 좋아하시는 고깃국을 드시고 집에 가셨다.
“양치할까?”
아저씨께서 평소 좋아하시지 않는 양치를 먼저 하겠다고 하셨다. 그리고 저녁 식사 땐 한 가지지만 반찬도 드셨다. 그리고 직원이 양치를 부탁드리니 한 번에 양치하러 가셨다.
사람은 자기 삶의 주인으로 살아야 하고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야 합니다.
사람들과 어울리는 하루를 보내시니 아저씨께서 힘이 나셨던 것 같다.
2024년 9월 4일 수요일 최승호
'읽어 드리는 동안 눈물이 났다.'
선생님 말에 충분히 공감됩니다. 감동입니다. 고맙습니다. - 다온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