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상까지 보이더군요. 눈꺼풀이 부어서 피부과, 안과, 내과 동네 모든병원 다니면서 진료를 받았지만
병원에서도 원인을 잘 못집으시더군요. 피검사 소변검사 모두 다해보고 갑상선 검사를 하고나니,
T3,T4 수치는 정상인데 TSH가 약간 낮은 수치로 나온다고 항진증이 아닌가 의심된다고 하시더군요.
안과교수님 말씀 왈 " 전형적인 갑상선 안병입니다 "
다시 내분비 내과 교수님께 갔더니 항진증 증상도 있는데
동위 스캔 사진 상 오른쪽 갑상선에 작은 혹 같은것이 보여진다고 초음파촬영을 해 보자구 하시네요..ㅠㅠ
저는 그때까지도 암이란 것은 상상도 못했어요.
설마~~ 그냥 물혹이겠지~라고 덤덤했었어요.
그때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었던 때라 전 빨리 병원순례를 끝내고
직장을 다시 찾아야겠다는 생각에 진단이 조금 더 빨리 나오는 부산에선 갑상선으로 유명한
김용기내과를 찾아 가서 초음파를 해 봤어요.
크기는 크지 않은데 (0.48) 모양이 안좋다고 하시더군요. 그날 세침검사까지 끝내고
일주일 뒤 검사 결과 모양 안좋은 고 녀석이 역시나 그 이름도 무서운 "암"이라고 말씀하시더군요.ㅠㅠ
덤덤하게 검사하고 역시나 무심하게(사실은 약간은 떨리더군요) 결과를 보러 갔지만
" 암입니다" 하는 선언에는 돌아서 나오는 순간 코가 맵고 눈물이 찔끔 나오더군요.
누가 볼까 얼른 감추고 말았지만요.
그당시 제가 든 생각은 갑상선암도 이런데 다른 암 선언 받으면
얼마나 가슴이 쿵!할까 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이때부터 날마다 이 곳 카페를 찾아와서 정보보고, 투병기보고, 질문과 대답,
나와같은 증상 있는 사람들 사례 찾아보고...그때 이곳 환우님들 도움 많이 받았답니다.
아무튼.. 그래서 부랴부랴 병원을 잘 아는 친구에게 수소문
고신대 김정훈교수님을 소개받고 바로 외래로 가서 수술절차를 상담받고
그 후로는 일사천리로 2주만에 수술까지 다이렉트로 해 버렸어요.
9/10 고신대 첫 외래. 그날 수술에 필요한 모든 검사는 다 했어요.
피검사, 심전도,가슴사진,골다공증검사,또??빠진 게 있나?? ㅎㅎ
9/17 CT촬영과 초음파진료. CT촬영할때 조영제를 주사하는데 전 과민반응이
나타나더군요. 호흡이 가빠지고 메스껍고,암튼 뭐라고 말 할 수 없이
몸이 이상한 거예요. 위에서는 눈을 감고 있어도 환한 빛이 번쩍거리고 있는데
전 안병때문에 눈이 잘 안감겨서 억지로 눈 감고 있느라고 혼 났어요.
9/24 드디어 입원날.
친구와 남푠과 함께 짐 싸들고 앞으로 일주일간 있어야 할 병원으로 왔어요.
2인 입원실에 들어와 8시 30분이 넘도록 의사쌤은 보이시질 않더군요.
아직 마지막수술이 끝나지 않아서 조금 늦어진다고 간호사가 얘기해주더군요.
8:40분에 진료실로 오라고 해서 내려갔더니 내일 같이 수술받을 분들이 모두 일곱명이랍니다.
환자 한명에 보호자 한명씩 약 20분정도 수술에 대한 주의사항 같이 듣고
또 한명씩 면담하고 수술방법 상의하고 나니 거의 밤 열시가 되더군요.
저는 비교적 크기가 작고 위치가 좋아서 주위조직 긴급으로 몇군데
조직검사해서 이상 없으면 반절제로 할 거라고 하시더군요. 그리고 입원실에 있으니
간호사 분 오셔서 " 이미란씨, 내일 8시 첫수술입니다.~" 어머나! 좋은 것 같긴한데
올 것이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남푠과 친구 집으로 보내고 내일 수술에 대비하여 일찍 자자~~ 그날은 잘 잤어요.
9/25 드디어 수술 날입니다.
5시 반쯤되니 간호사 오셔서 혈압재고 좀 있다 링겔 꽂고, 좀 있다 소변줄 꼽고 힝~
급 환자모드로 변신,벌써 반은 중환자입니다. ㅎㅎ그때 시간이 7시 좀 넘은 것 같애요.
남편 오고 수술실로 갈 침대 대기, 거기 옮겨 누우라 하네요.
7시 40분쯤 되니 수술실로 출동, 누워서 엘리베이터타고 이동했어요.
다행히 이른 시간이라 사람이 없어서 다행, 사람들이 다니면 부끄~부끄~했을 것 같아요.
드디어 수술실입니다.
위에 둥그런, 커다란 조명들이 세갠가? 있었던 것 같고.
수술에 필요한 여러가지 준비하는 팀이 따로 있었던 것 같애요.
두리번 두리번 거리다 몇가지 물어보고 "숨 크게 쉬세요~" 상황 끝!입니다.
" 이 미란씨" 누가 부르더군요.
" 네 "
" 수술 잘 끝났습니다. 좀 있다 입원실 올라 갑니다."
" 네 "
( 속으로 생각~ 목소리 잘 나오네~ 다행이다~)
그렇게 병실로 올라왔어요.
그때까진 어떻게 올라왔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했지만
눈 뜰때 마다 레지던 쌤한테 주지받았던 호흡크게~했어요.
들이쉬고 내쉬고~ 아직 폐안에 마취가스가 남아있기 때문에
호흡을 크게 해야 가스가 잘 나온대요. 그렇지 않으면 폐렴으로
갈 수도 있는데 그냥 감기같은 폐렴과는 급이 다르다네요.
이때야말로 숨쉬기가 정말 중요하다는!
앞으로 열두시간 정도는 일어나지 말고 가만히 누워 요양을 하라네요.
아마도 수술부위에 출혈이 일어나길 방지하기위한 것 같아요.
제 경우엔 큰 통증은 없었어요. 처음 진통제 한번 맞고 나선..
그냥 누워있는게 뒤통수가 아파서 고통이었어요.ㅋㅋ
결국 나중엔 간호사의 명령?을 무시하고 억지로 일어나 앉았더니
괜찮아져서 잠을 좀 잘 수 있었죠.
그날 우리 남푠이 좀 고생했죠. 키가 커서 간이침대에 쪼그리고 자느라
이 글을 통해 남푠한테 고맙다고 말 전하고 싶네요.
수술 첫날 좀 힘들고 나면 뒷날부턴 컨디션 상당히 좋아집니다.
다음 날 부턴 같은 날 수술한 사람들과는 거의 친구가 되었어요.
방도 2인실에서 5인실로 옮기고나니 심심하지 않고 좋더군요.
아! 그리고 수술 뒷날 놀라운 일을 경험했어요.
제가 눈이 부은것때문에 갑상선암을 발견했다고 했잖아요.
수술 뒷날 절 본 다른 환자분들이 하나같이
눈부운 것이 많이 가라앉았다고 말해주더군요.
나도 그걸 느꼈는데 ...
목에 상처난 것 보다도 부은눈이 좀 가라앉은 것이
너무 기분이 좋았어요.
교수님께서는 꼭 수술과 상관은 없다고 하시던데
전 그래도 상관이 있는 것 같아요.
수술한 뒤로 눈 상태가 많이 호전되고 있거든요.
며칠간은 정말 휴식을 취하는 기분으로 병원생활을 했어요.
주는 밥 먹고, 자고 싶으면 자고, ㅎㅎ
처음 이틀은 하루에 두시간, 세시간 정도 밖에 못잤는데
삼일째부턴 열시면 자고, 다섯시반이면 깨고, 아주 규칙적으로
잠도 잘 잤어요. 전 아마도 적응력이 상당히 좋은 것 같아요.ㅋㅋ
그렇게 지내고 배액관의 액체가 20이 안되면 퇴원하라고 하시더군요.
그렇게 해서 7일만에 마이 홈으로 고고 씽~
마지막 퇴원날 원무과에 들러서 정산.
입원 수술비는 2,580,000원 정도였고 입원전 검사비까지
합하면 약 3,000,000만원 정도 든 거 같아요.
지금 저의 상태는 피곤이 조금 빨리 몰려 오는 것 말고는
기분도 괜찮습니다. 목의 상처도 잘 아물고 있는 것 같고
상처는 어쩔 수 없는 것이니 잘 관리해서 목주름으로 만들어버리고,
목걸이나 스카프로 멋을 부려야지요.
신지는 병원에선 반알 먹었었는데 가끔 심장 두근거린다 했더니
먹지말라고 하시더군요.
그리고 눈은 계속 상태가 괜찮은 것 같아요.
그전엔 제가 봐도 눈이 부자연스러웠고 짝눈이 표가 확 났었는데
지금은 많이 자연스러워지고 예전의 미모를 되찾은 것 같아요.ㅋ(비웃기 없기.ㅎㅎ)
아마도 항진이었다가 갑상선을 반쪽 떼고나니 호르몬이 정상이 된 걸까요?
뭔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좋아지니 저로서야 좋죠!^^
암수술 끝나면 안과에서 스테로이드 약물치료 들어가려고 했었는데
지금 상태로는 안해도 될 듯 싶은데..
안과 교수님께 약물치료 안 한다고 우겨보려고요.
이번 일을 겪으면서 제가 느꼈던 것은
1. 평소 건강검진을 잘 하고 자기 몸을 아끼자.
2. 스트레스는 그때 그때 풀자.
3. 교수님 이하 의료진들이 참 힘들겠다. 참 고맙구나!
4. 앞으로 숨쉬기 운동말고 진짜 운동도 하면서 살아야겠다.
5. 보험을 확실하게 들어두어야 겠다.
6. 세상엔 좋은 사람들이 참 많은 것 같다. 입니다.
이상 저의 투병기였습니다.
아줌마가 되다보니 주저리주저리 글이 길어졌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수술 3주 되는 날이네요.
혹 눈과 관련해서 오해가 있을까 걱정되어 한글 다시 적습니다.
수술 후 눈붓기가 가라앉았던 것은 일시적이었어요.
지금은 다시 조금씩 부어서 붓기가 되돌이 되었습니다.
일시적이나마 붓기가 빠져서 너무 좋았는데...
교수님이 암과 안병은 별개로 치료해야 한다고 하셨는데
19일 외래갈때 안과 검진받고 아마도 약물치료 시작해야 할 것 같습니다. 쩝~
부지런히 약먹고 치료하면 좋아질 거라고 믿습니다!
요즘 아침저녁으로 많이 일교차가 심해 감기 환자가 많은 것 같습니다.
갑상선 특징이 감기 한번 걸리면 오래 가고 고생이 심한 것 같더군요.
모두들 감기 조심하시고 하루하루 행복한 날들 되시길 바랍니다.
첫댓글 씩씩하게 모든 검사와 수술을이겨내신 라니이모님 고생 하셨어요 이제 건강 관리 잘 하셔서
더욱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자세한 투병기를 올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많은 도움이 됩니다... 쾌유 빕니다.. 추천합니다..
저는 수술 후 처음으로 밴드를 떼고 상처를 확인한 날이네요. 좀 우울해졌지만 금방 적응할것같아요. 함께 화이팅해요.
씩씩하셔서 글읽는동안 웃음이...ㅎㅎ
그래도 넘무리하지마시고 쉬엄쉬엄 하세요.
전 12일날 수술해요.
저에게도 웃음바이러스 뿌려주세요^^
수술을 앞둔 저두 이글을 읽고나니 잘 이겨낼수 있을거란 자신감도 생기네요^^
저두 즐거운 마음으로 수술 기다리렵니다^^
투병기를 읽으니 참 부럽네요..고운 심성과 긍정적사고도 느껴지고..
남은 인생 우리 같이 건강하게 지냅시다~~
먼저 축하드리구요..부럽네요..저도 약 한달전부터 눈이 부었었는데 역시 갑상선 영향이었나봐요.
전 건강검진 받다가 10.8일 왼쪽 갑상선유두암 5미리정도 판정받고 오른쪽 양성으로 의심되는 혹도 해보자 해서 검사결과 기다리는 중이예요..
지금은 모든게 겁나네요,,혹시 다른곳으로 전이는 안되었는지..
축하해요 ^^빠른쾌유바래요
즐거운 마음으로 읽어주셨다니 제 마음도 기쁘네요.^^
같은 병실엔 유방암 환자가 두분 계셨는데 그분들 보니 갑상선암이란게 너무 고맙게 느껴지더군요.
유방암은 1기라도 수술 뒤 항암치료를 6차까진가? 해야 한다 하더라구요.
통증도 더 많고 암튼 고생들을 많이 하더군요.
아예 안걸렸으면 좋겠지만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하시고 남은 인생 건강에 신경쓰란 신의 계시로 받아 들이자구요.
전 눈이 안그랬으면 건강검진을 안하는 편이라 전이가 다 되도록 몰랐을거예요.
그리 생각하면 눈에 먼저 온 것이 고맙게 생각되더라구요.
우리 모두 같이 힘내고 반드시 건강해질 수 있다고 생각하고 웃으며 살자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