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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혼(黃昏)사랑]-15-마지막회
그가 게 찌개에 매달려 정신없이 먹는 모습을 보며 초희가 물었다.
"여보, Dungeness crap 게 찌개 어때요?"
그는 먹느라 제대로 고개를 들지 못한 채 손을 들어 엄지 척 했다.
"어휴~ 천천히 드세요. 누가 안 잡아 가요."
"와우~ 오랜만에 매운 음식을 먹으니 너무 맛있고 좋다. 매콤한 게 찌개. 이제부터 먹는 것 해결이다. 벤쿠버 특산 등제니스 게 찌개를 우리가 일주일에 한번씩은 먹을 수 있다니 너무 좋아요 ㅎㅎㅎ."
초희는 그렇게 말하며 정신없이 맛있게 먹는 그를 물끄러미 보고 있었다.
그러다 그녀는 일어나 부엌으로 가 커피를 준비하였다. 식사를 마친 제임스가 초희 곁으로 왔다. 초희가 그를 쳐다보며 미소 지었다.
"힘들었지. 마음에 안 드는 것 있어? 뭐라도 다 말해. 듣는 즉시 고쳐줄께."
"아뇨, 없어요. 다 좋아요. 식사는 맛있게 했어요? 곧 커피 준비할께요."
"오케이."
그는 테이블로 돌아가 빈 그릇과 냄비를 부엌으로 가져다 놓고 키친타월로 테이블을 깨끗이 닦았다. 그러자 초희가 커피 두 잔을 가져와 테이블에 놓았다.
"초희야~ 왜? 우울해 보여."
놀라 움찔하며 제임스를 본 초희는 미소 지으며 테이블 앞의 의자에 앉았다.
"제가 우울해 보여요? 아니요. 저는 이 행복을 느끼고 있어요. 아~ 이렇게 사는 삶이 행복스러운 삶이구나 하고요. 여보~ 담배."
초희는 웃으며 담배를 찾아 한 개피 꺼내 제임스에게 건넸다. 그리고 제임스가 입에 담배를 물자 라이터로 불을 껴 담배에 불을 붙였다. 제임스는 그때 뭔가 불길한 느낌을 받았다. 그러나 스쳐가는 초희의 손길을 보며 금방 잊어버렸다. 밖은 어두워졌고 사방은 컴컴하였다. 오직 테이블 위의 작은 전등 만 밑을 밝혔다.
"여보~ 저 먼저 샤워할께요."
담배를 피며 검은 창가를 보고 있던 제임스는 고개를 돌려 초희를 보았다. 뭔가 싸늘함을 느꼈다.
"으, 그래. 참, 발목은 지금 어때?"
"예. 좋아요. 거의 나은 것 같아요."
"다행이다. 내가 같이 가서 당신 몸을 씻겨 줄께."
"정말! 그렇게 해줘요. 같이 씻어요."
초희가 2층으로 올라가자 그는 남은 커피를 부엌에 갖다 두고 문 단속을 하였다. 집 안 실내는 토론토로 떠나기 전과 별 다른 것이 없었다. 기온도 영상 7도여서 초희가 겨울을 나는데 크게 문제되지 않을 것 같았다. 대문 안에는 두 사람의 검정색 부츠가 나란히 놓여 있었고 그 옆에 초희의 등산화 같은 발목을 덮는 브라운 색의 부츠가 하나 더 있는 것이 달랐다. 그는 불을 소등하고 이층으로 올라갔다. 초희는 침대에 앉아 가방을 챙기고 있었다.
"어, 여보. 안 들어 갔어? 잘 됐다. 같이 들어가자. 내가 씻어 줄 테니 옷만 벗고 서 있으면 돼. 오케이?"
초희는 핸드백을 챙겨 놓고 옷을 벗었다.
"내가 들어가 물을 받아 놓을 테니 천천히 들어와."
그는 옷을 훌훌 벗고 맨 몸으로 샤워 룸으로 들어갔다. 이내 물 받는 소리가 들렸다. 초희는 빽쌕도 가져와 내용물을 챙겼다. 특별히 확인해야 할 것들이 없었다. 짐은 간편하였다. 초희는 부드러운 점퍼가 들어 있는 빽쌕과 핸드백을 거울 밑 테이블에 놓고 한 숨을 쉬고는 옷을 벗었다.
"여보~ 저 왔어요~"
"조심해서 들어와. 그냥 물 속에 들어와. 몸을 먼저 따뜻하게 데우고 비누로 씻는게 좋을 것 같다."
그는 일어나 초희의 손을 잡아 욕조 속으로 이끌었다. 욕실 내부는 작은 등 하나로 희미하였다. 욕조는 크고 넓었다. 이렇게 큰 욕조는 아마도 처음일 거시다.
"여보~ 여기서 헤엄쳐도 되겠어요. 크고 넓어서 좋아요."
초희는 부끄러운 듯 손으로 아래를 가리며 욕조에 들어가 바로 누웠다. 물은 온도가 적당하여 좋았다. 제임스가 초희를 보며 앞에 앉았다.
"아~ 따뜻해서 좋아요. 이대로 물 속에 있고 싶어요 ㅎ,ㅎ,ㅎ"
"그래. 몸에 힘을 빼고 천정을 보며 바로 누워. 곧 피로가 풀리고 졸음이 올 거야."
그러면서 그는 라벤더 향이 나는 거품을 물에 풀었다. 향내는 거품을 내며 욕조에 가득하였다.
"아,하,아~ 향기도 너무 좋아요. 여보~"
초희가 눈을 감은 채 향내를 즐기자 제임스는 손바닥에 거품을 묻혀 천천히 부드럽게 초희의 발 바닥부터 맛사지를 시작했다. 초희는 아래에서 부터 느껴지는 짜릿함에 서서히 온 몸이 흥분되기 시작하였다.
"으,흐,흥~ 여보~"
초희는 제임스를 만난 이후 계속해서 새로운 즐거움을 느꼈다. 지금까지 이런 기분을 가져 보지도 경험하지도 못하였다. 그의 두 손바닥은 초희의 두 다리를 훑고 위로 올라왔다. 초희는 다 잊고 오직 그의 손 놀림에 모두를 맡겼다. 그의 손바닥은 더 위로 올라와 넓적다리를 오가며 부드럽게 애무하였다. 그의 눈은 뿌연 김에 가려졌지만 진지하였다. 초희는 가슴이 더 뜨거워 지고 숨이 가 팠다.
"아, ~ 아~~~ 여보~ 아, ~ 앙~"
그의 손바닥은 멈추지 않고 아랫배와 등을 애무 하였다. 초희는 눈을 감았다. 그의 손바닥이 젖가슴을 부드럽게 잡고 위로 쳐 올리며 힘을 주었다.
"여보~ 못 견디겠어요. 저를 어떡해 해 주세요~"
"초희야, 조금만 견디어 봐."
그의 손바닥이 가슴을 지나 목덜미로 와서 뒷 목을 자근 자근 누르며 맛사지를 하였다. 초희는 색욕이 온 몸에 가득 참을 느꼈다. 그녀는 한 손으로 그의 우지를 잡았다. 그리고 애무하였다. 마침내 두 손바닥으로 그의 우지를 감싸고 위 아래로 부드럽게 또는 강하게 훑었다. 그의 몸에 힘이 들어 감을 느꼈다. 초희는 이대로 여기서 불 화산으로 터질 것 같았다. 초희는 누운 채 두 다리를 들어 올려 그의 허리를 감았다.
"여보~ 어서 넣어줘요. 못 견디겠어요. 어서요~"
그는 초희를 안고 키스를 하였다. 그의 입술이 단내나는 입 속으로 들어왔다. 초희는 그의 혀를 받았다. 그의 혀가 입안에서 구석 구석 성감대를 애무하자 초희는 자지러지듯 몸을 떨었다. 아무런 신음도 못하고 두 팔도 그를 안았다. 그의 한 팔이 그녀의 등으로 돌려져 들어 올렸다. 그리고 벌어진 그녀의 오지속으로 그의 우지를 천천히 밀어 넣었다.
"어마야! 당신 것 들어왔어요. 여보~ 어떡해요. 아,아,아~ 어서 쑤셔줘요. 박아줘요. 미치겠어요. 아,~앙~~~ 여보, 나 이런 경험 처음이예요. 물 속에서 하다니 아,~ 악!!! 여보~ 가슴이 터져요. 숨이 막혀요. 나 어떡해요~ 엄마야! 여보! 나 하는 것 같아요. 더. 더. 더, 힘껏 박아줘요. 여보~~~ 나 몰라. 아,아~. 앙!!! 여보!"
"초희야, 사랑한다. 초희야~ 어,~ . 헉~ 아. 아!!! 초희야~~~"
그들은 15분 여 동안 욕조에 물이 넘치도록 오웊질을 해 된 후 둘이 같은 시각에 함께 초절정의 크라이멕스를 느끼고 기절하듯 축 늘어졌다. 그는 그 순간에도 초희가 물 속에 가라 않지 않도록 등과 허리를 잡았다.
"여보~ 당신 우지가 저의 오지속에서 다시 움직이는 것 같아요. 너무 좋아요"
"초희 오지가 조금씩 물어서 다시 나를 깨우는가 보다 ㅎ,ㅎ,ㅎ."
"아~ 당신을 내 속에서 느끼니 너무 행복해요. 사랑해요. 여보~"
잠시 후 그는 깨끗한 물로 초희의 몸을 닦고 타올로 몸을 감싼 채 안고 침대로 갔다. 지친 듯한 초희를 바로 눕히고 하얀 면 티셔츠를 입히고 하얀 면 팬티를 입힌 후 이불을 덮어 주었다. 히팅을 올려서 방안은 적당한 온도로 잘 유지되었다.
"여보~ 졸려요. 재워주세요~ 당신의 팔 베개를 하고 잘래요."
그럴 것이다. 65세의 아니다. 66세의 여성이 그렇게 혼신을 다한 오웊을 했으니 마음 편한 집에 와서 긴장이 풀리니 졸음이 올 수 밖에는... 옆에 누워 한 팔로 팔 베개를 한지 수 분반에 초희는 쌕쌕 숨소리를 내며 잠에 떨어졌다.
다음날, 아침에 먼저 일어난 제임스는 정원에 나가 심호흡을 한 후 집 주변을 둘러 보았다. 그는 계획을 하기 시작했다. 저 창고를 깨끗하게 개조하여 구두 수선과 닦는 일을 할 것이고, 그러기 위하여 작업대와 대기실도 유리 칸막이로 만들어야 하고, 싸인도 다시 잘 만들어 집 입구에 세워야 하고 가능한 한 현금 거래로 해야 한다고 다짐했다. 생각대로 라면 한달에 1500에서 2000불은 벌 수 있을 것이다 생각했다. 어쩌면 더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연금과 노인연금을 합치면 한달에 2500에서 3000불. 합치면 많게는 한달에 5천불 적게는 4천불 정도 수입은 될 것이고 지출은 식비 합쳐 한 1500불 정도면 충분 할 것이다. 그러면 적어도 한달에 2천 5백불은 모을 수 있다. 월 2백불은 지금같이 원주민 아이들을 위해 도네이션을 할 수 있을 것이고, 일년에 한번은 초희와 해외 여행을 다닐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이 집은 1백 80만 불이 넘는다. 그러나 둘이 살려면 죽을 때까지 지키고 있어야 한다. 그러자면 둘의 건강이 우선 되어야 하고 서로의 건강 유지를 위하여 관심과 행동을 많이 꾸준히 할 것이다. 그는 가슴이 벅찼다. 열심히 하면 사는 보람도 느낄 것이다. 초희는 나에게 운명의 신이 준 마지막이자 일생 일대의 큰 선물인 것이다. 그녀의 모든 것을 위하여 내가 혼신을 다 할 것이다. 그는 생각을 마치자 오늘은 초희와 북쪽 마을에 있는 원주민 아이들을 만나고 와야 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그 생각으로 들 떠서 걷다 고개를 들어보니 벌써 집 입구에 서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얼른 초희에게 지금의 계획을 말해 주고 싶었다. 초희가 걱정되어 급히 집으로 들어가 2층으로 올라 갔다.
"네. 그렇게 하겠어요. 그렇게 빨리요? 알았어요. 내일 출발하도록 하겠어요. 예. 서울서 뵈어요. 저도 사랑해요."
그는 의아했지만, 대수롭잖게 여겼다. 누구에게 든 사랑한다 라고 말 할 수 있는 곳이 이곳 캐나다 아닌가? 그렇게 생각하며 마지막 계단을 올라 방으로 들어갔다.
"여보, 일어났구나. 내가 우리가 어떻게 살지 계획을 말해주고 싶어서 밖에서 급히 달려왔는데도 좀 늦었다. 쏘리~ 오늘은 북쪽으로 갈거다."
초희는 급히 올라와 환하게 웃으며 말하는 제임스를 보며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왜, 무슨 일 있어?"
그녀는 망설이다 입을 열었다.
"늦어도 내일 출발해야 해요. 학교에서 연락이 왔어요. 지금 급히 돌아오라고. 학교 일 때문에 학과장이자 도서관장으로 새로 취임한 최 진락 교수가 전화했어요. 어떡하죠?"
그 말을 들은 제임스는 갑자기 예상치 못한 말이라 황당하여 창가 테이블 옆 의자에 쓰러지듯 앉았다.
"여보~ 어차피 한국에 가서 정리해야 하는데, 좀 일찍 떠나는 거예요. 이해해 주세요."
"그랬어."
그는 맥없이 대답하였다. 이게 무슨 씨츄에이션인가? 물어볼 수도 없었다. 모든 게 물거품인 것 같았다. 그는 2층 거실을 지나 베란다로 나가 담배를 꺼냈다. 맥이 풀렸다. 힘이 다 빠져나가는 것 같았다. 그는 2가피의 담배를 피며 생각했다. 초희는 얼마나 더 황당하겠는가? 초희를 위해서는 이렇게 힘 빠져 있어서는 안되었다. 일을 빨리 마치고 돌아올 것이다. 그 동안 내가 할 준비를 하면 될 것이고. 그는 안방으로 들어갔다. 초희가 울며 달려와 안겼다.
"여보~ 어떡해요? 제가 어떻게 해야 되요?"
"초희야. 꼭 가야 될 일이야?"
"예. 제가 맡은 도서관의 경리 문제와 인수 인계 문제를 다 해결하고 캐나다로 온 줄 알았는데... 꼭 와야 한데요."
그는 초희를 봤다. 66세의 해맑은 얼굴이었다. 그 동안 같이 있는 사진도 찍어 두지 않았다. 같이 함께 살 것이라서. 그는 빨리 결심했다.
"좋아. 그렇게 중요한 일이면, 지금 내가 공항에 예약해 볼께."
"여보~"
초희의 애처로운 모습을 보기가 힘들었다. 그는 보관하고 있던 여권과 티켓을 찾았다.
"헬로, 대한항공 벤쿠버 지사이지요? 한사람 오늘이나 내일 출발 할 수 있습니까? 예. 왕복 티켓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 잠깐만 기다려 주시겠습니까? 고맙습니다. 끊지 마시고요."
제임스는 초희를 보며 물었다.
"오늘 밤에 출발 할 수 있다는데..."
"예. 그렇게 해 주세요."
"오케이. 오늘 밤 10시 30분, 서울에는 언제 도착합니까? 다음날 새벽 6시. 좋습니다. 예약해 주시고 다시 확인 안 해도 되지요? 예. 부스터 샷을 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제임스는 전화를 끊고 고개를 숙이고 있는 초희를 봤다. 그는 다가가서 고개를 들게 하고 초희를 꼭 안았다.
"초희야. 너가 내 손을 놓지 않는 한 나는 당신 손을 놓지 않을 거다. 가능한 빨리 잘 처리하고 다시 돌아오길 기다린다. 내가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달려 갈 것이야. 알았어? 명심하길 바란다."
"예. 여보~ 제 손 놓지 마세요. 빨리 돌아 올 거예요."
제임스는 SUV에 초희의 빽쌕과 핸드백 그리고 점퍼와 앵글부츠가 든 쇼핑백을 실었다. 그 외는 없었다. 제임스는 버나비에 있는 백화점에서 고급스럽게 잘 포장되어 튼튼한 박스에 든 캐나다산 최고급 꿀을 3병 샀다. 그 외 다른 선물은 초희가 거부하여 사지 않았다. 그들은 아침을 팀하튼에서 도너츠로 때우고 점심은 벤쿠버 공원에서 맥 햄버그를 사서 바다를 보며 먹었다. 그들은 특별히 많은 말을 하지 못하였다. 영원한 이별을 하는 연인같이. 공원이 빠져 들어간 바다는 검푸렀다. 바람은 그렇게 강하게 불지 않았으나 초희의 머리카락을 날리기에는 족하였다. 초희는 하얀 북극 여우 털이 붙은 파커의 후드를 썼다. 여행때의 분위기는 아니었다. 제임스는 할 말이 많은 것 같은데 아무 말도 하지 못하였다. 이건 이별이 아니거든 하고 생각하였지만, 말이 되지 않았다. 아직 충격이 가슴에 남은 것이다. 게다가 초희 또한 후드로 인하여 앞 만 볼 수 있었다. 그녀가 고개를 돌려 높이 처 들지 않는 한, 큰 키의 제임스를 볼 수 없었다. 그녀는 애써 보려고 하지 않았다.
그들의 아쉬운 시간은 빠르게 흘러갔다. 그들은 꽤 많이 걸었다. 드디어 해는 서쪽 하늘에 걸렸다. 초희가 침묵을 깨고 입을 열었다.
"제임스. 여보~ 그 동안 참 행복했어요."
"초희야~ 한국에 있는 동안 건강 잘 챙겨야 돼. 내가 어떻게 할 수가 없거든. 나는 지금 상황을 잘 몰라서 뭐라고 말 할 수 없지만, 당신은 언제나 돌아 올 수 있어."
그들은 3시간 전에 공항에 도착하였다. 공항은 중동 쪽 사람들로 조금 떠들썩 하였지만, 한국 행 노선 쪽은 거의 텅 비어 있었다. 초희는 코비드-19 백신 확인을 마치고 체크 인 마저 쉽게 마쳤다.
"초희야~"
초희는 그가 부르자 돌아서서 그의 가슴에 안겼다.
"여보~ 왠지 불안해요. 떠나고 싶지 않아요."
이젠 남아 있고 싶어도 그럴 수 없다. 모든 탑승 절차가 끝났거든. 그때 제임스가 손에 쥐고 있던 것을 내밀었다.
"여기, 캐나다 벤쿠버로 돌아 올 수 있는 원 웨이 티켓이야. 받아. 당신 이름으로 샀 어. 유효기간은 2달이야."
초희는 놀라운 표정인 채 그 티켓을 받아 파커 안 주머니에 넣었다.
"I really hope I see you very soon, in early date.(빠른 시일내 당신을 보기를 간절히 바란다.)"
"I hope so.(저도 그러기를 희망해요.)"
순간 제임스는 초희의 얼굴을 봤다. '왜 I hope so 야. I will do so 라고 하지 않고.' 그는 그렇게 생각했다.
이제 출국장으로 들어가야 할 시간이다. 그는 초희가 문을 들어서는 곳까지 함께 같다. 키스는 하지 않았다. 작별 같았고, 몇 몇 한국 사람들이 뒤에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은 한 사람 건너면 안면이 있거나 알 것이라 생각했기에. 아쉽지만 초희를 위해서다.
그는 손을 내밀었다. 악수였다. 그녀는 손을 내밀어 그의 손을 잡았다 놓았다. '잡은 손 놓지 말라 했는데...' 그녀는 제임스를 보며 걸음을 옮겼다. 제임스는 그녀가 출국대를 지날 때 까지 보고 있었다. 그의 눈에는 그제서야 눈물이 가득 고여 흘렀다. 뜨거운 노 중년 남자의 눈물이.
제임스는 초희를 떠나 보내고 황당한 마음으로 바다가 인접한 공원에서 밤 늦게까지 초희가 주고 간 골드 지포 라이터를 만지며 담배를 꺼내 입에 물고 불을 붙였다. 그는 3가치를 다 피고 나서야 집으로 돌아왔다. 그는 초희의 흔적을 찾았다. 놀랍게도 아무 것도 발견할 수가 없었다. 손에 들고 있는 라이터가 다 였다. 그녀가 남겨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는 아무것도 느낄 수 없었다. 베란다에 나와 그저 커피와 담배를 피며 그렇게 밤을 새다시피 하여 아침을 맞았다. 토론토를 떠나기 전과 같았다. 그는 꿈을 꾼 것이라 생각하였다. 캐나다에서 이혼을 하고 혼자 살 던 첫 날 보다 더 아팠다. 무지하게 아팠다. 그는 하루 종일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그 하루를 날려 보냈다.
그는 자기에게 초희가 마음을 두지 못할 그 무엇인가 가 있을 것이다. 그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봤다.
1. 한국의 환경과 트렌드를 나는 잘 모르기에 초희의 분위기에 동화되기 어렵다.
2. 나는 자존심이나 권위 혹은 권력이나 과시할 것은 아무 것도 없고 내 세울 곳도 없어서 초희의 외향적 만족을 만들어 주기 어렵다.
3. 유우머가 별로 없다.
4. 친척이 없다.
5. 노래도 가끔 흘러간 옛 추억의 노래 나 들을 줄 알지, 요즘 노래들은 부르거나 좋아 하지도 않는다. 그래서 혹 취향적 거리감을 줄 수 있다.
6. 개나 고양이 등 반려 동물들을 좋아하지 않는다. 먼지나 털 등이 집안에 남아 있어서 호흡기 질환을 일으킬 것이다.
7. 담배 냄새가 날 것이다. 내가 담배를 얼마든지 피지 않을 수 있다. 나는 전혀 중독자가 아니다. 그래도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담배 피는 것을 즐기고 싶다. 초희는 담배 냄새와 노인네 냄새를 싫어 할 것이다.
8. 술을 하지 않아 남들과 분위기 있는 곳에서 어울리지 않는다. 이건 억지로 되는 일이 아니지만, 초희가 원한다면, 집에서 가끔 마실 수 있을 것이다.
9. 생활 수준이 고급스럽지 않다. 이제는 어쩔 수 없다. 나는 원래 사치나 낭비를 모른다. 더구나 캐나다는 자연스럽게 있는 대로 사는 것이 좋은 나라이다. 삶의 좋은 의미는 고급스러운 생활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제임스는 더 생각하며 찾기를 포기했다. 한국과 캐나다의 문화가 다르고 씨스템이 달라서 초희가 함께 평생을 살기에는 엄두가 나지 않을 것이다. 여행동안은 분위기에 취해 일을 저질렀지만, 한국의 현실 속에 안주해 보니 다시 모험을 하기에는 무리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는 이해하였다.
그 다음날, 그는 입구에 싸인을 만들어 세웠다. "You can drop your any kind of shoes down here and can take your shoes next day."
그는 싸인보드가 잘 세워졌는가 확인하고는 하늘을 보았다. 오늘부터 초희가 제대로 살며 지내도록 집안과 정원을 제대로 손보고 정리하고 가꿀 계획을 가졌다. 이제부터는 폐품 수출 사업도 그만 두기로 하였다. 그리고 내일은 원주민 마을을 다녀 오리라 생각했다. 다시 움직여야 살 수 있다고 생각하고 조만간 노 년에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하리라 생각했다. 초희에게 사 준 원 웨이 티켓의 유효 기간은 2달 이었다.
황혼사랑, 그녀 장 초희의 선택은?
초희는 벨이 울리자 놀란 듯 머리를 매만지며 말했다.
"여보세요. 김 지하 교수님 이세요."
전화에서는 반가운 듯한 목소리가 들렸다.
"장 초희씨, 저 말고 또 누가 전화합니까? 언제 돌아 오셨어요. 너무 보고 싶었어요. 제가 곧 가겠습니다."
"김 교수님, 저 집 옮긴 것 아시지요. 전에 알려 준 그 주소로 오세요."
초희는 원 룸의 산뜻한 분위기를 돌아다보고는 두 사람을 위한 저녁식사 준비를 하였다. 장 초희의 손가락에는 커플 반지가 없었다. 아마도 책상 설합 어딘가에 있을 것이다.
잠시 후 현관의 벨이 올리자 초희는 입은 옷을 거울에 비쳐보고 문의 핸들을 돌렸다. 그러자 기다린 듯 문이 열리며 점잖아 보이는 60대 중반으로 보이는 남자가 들어왔다. 그가 김 지하 교수인 것이다. 그는 초희를 덥석 안았다.
"초희씨, 너무 보고 싶었습니다. 별 일없이 잘 다녀 오셨어요."
그 중년 신사는 안에서 기다린 초희를 껴 안았다. 그는 아마도 172센티 정도 되었다. 그에게서는 케빈 클라인 향수 냄새가 물씬 풍겼다.
"김 교수님."
"건강한 모습 뵈니 너무 좋습니다."
"저도 보고 싶었어요. 어서 앉으세요. 제가 저녁식사 준비해 놓았어요."
초희는 거실 안에 있는 작은 조리대로 조심스럽게 걸어갔다.
"장 과장님, 어떻게 연락도 없이 이사를 하셨어요? 먼저 전화 번호는 연결이 되지 않고... 새로 취임한 도서관장이 알려주었습니다. 제가 도울 수도 있었는데, 학교는 모두 정리한 건가요?"
초희는 조리대에서 돌아서 바로 옆의 작고 둥근 흰색 탁자 옆의 의자에 앉으며 말했다.
"캐나다 가기 전에 말씀드렸잖아요. 거의 이사 준비가 끝났다고. 그리고 학교에도 정식 퇴직서와 인수 인계 등 준비를 마쳤기에 돌아와서 바로 이리로 이사 올 수 있었어요. 전화 번호는 새로 시작하는 의미에서 바꿨어요. 관심 가져 주어서 고맙습니다. 교수님께선 별 일없이 잘 지내셨겠지요. 부스트 샷은 어떻게 됐고요? 저는 캐나다에서 부스트 샷까지 다 맞았어요."
"아, 그러셨군요. 저는 포샷(Fourth shot)까지 맞았습니다. 무슨 일이 생겼나 해서 걱정했습니다. 이리 옆에 앉으세요. 냄새라도 좀 맡고 싶군요."
그는 그가 입었던 고급스러워 보이는 회색 코트를 벗었다. 초희는 얼른 달려가 그 코트를 받아 문 입구의 옷걸이에 걸고 주춤하며 김 교수 우측 옆에 다소곳이 앉았다. 그녀가 앉자 김 진하 교수는 팔을 초희의 어깨에 두르고 그녀를 당겨 키스를 하였다. 초희는 그대로 그의 입술을 받았다. 그는 담배를 피지 않기에 냄새는 나지 않았다.
"잠깐만 앉아 기다리세요. 맛있는 된장찌게가 준비되었어요."
초희는 가벼운 키스를 마치고 곧 조리대로 가서 음식을 식탁에 옮겼다. 그러면서 조리대 위의 시계를 보았다. 6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짧은 겨울 해는 이미 지고 어둠이 깔렸다. 그녀와 김 교수는 다정스럽게 저녁 식사를 마치고 커피까지 마셨다. 주로 김 진하 교수가 말했다. 그 동안의 학교 사정과 도서관의 후임자에 대한 이야기로 근 1시간 30분을 보냈다.
"자, 오늘은 저도 계획에 없던 방문이라서 이만 일어나겠습니다. 내일이 토요일이니 오후 5시에 롯데 호텔 커피 샾에서 만납시다. 저녁을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대접 하겠습니다. 그리고 그 날 밤은 저와 함께 그 호텔에서 지낼 테니 그렇게 알고 계십시요."
"예. 좋아요. 그럼 그 시각에 뵙겠습니다."
그가 떠나자 초희는 커피 한잔을 만들어 들고 탁자에 앉았다.
그 다음 날, 토요일 하루는 집에서 이것 저것 정리를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참 지루하였다. 초희는 스마트 폰의 사진들을 찾아 보았다. 미나와 사위 마이클 그리고 사랑스러운 손녀 스잔나의 사진들이 머물던 기억들을 되새기게 하였다. 그때 생각난 것이 그 동안 제임스와 여행을 하면서 마지막 순간에도 같이 함께 있는 사진은 커녕 그의 사진 한 장 찍어 둔 게 없음을 발견하였다. 초희는 놀라 다시 사진을 다 훑어보았지만 없었다. 이럴 수가... 내가 무슨 생각을 하며 그 여행을 한 거야. 내 진실은 어디에 두고 함께 여행 한 거냐고? 낙담하여 식은 커피를 마저 마셨다.
이제 나는 어떻게 하지? 스스로에 대한 물음이었다.
지금이라도 한국을 떠날 수 있다. 옮긴 이 원룸은 월세이다. 학교 문제도 정리 되었다. 그 사이 정신없이 바빴다. 그러나 이제는 다 정리가 되었고 몸과 마음이 자유롭다. 그 긴 시계 추 같은 일상이 끝나고 이제 이 나이에 새로운 페이지에 새롭게 뭔가를 그릴 수 있다. 무엇을 어떻게 그릴까? 캐나다를 떠나 온지 30여일이 지났다. 그는 나를 포기하고 일상 생활에 젖어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나는 원한다면, 김 진하 교수와 함께 할 수 있다. 그의 두 자식들은 미국에 살며 가정을 꾸려 잘 살고 있다 하였다. 그는 5년 전에 상처하고 혼자 한국에서 가장 비싸다는 지역의 60평 콘도에 혼자 살고 있다 하였다. 그는 보수적이다. 그는 서울의 유명 대학교 석좌 교수이다. 그와 결혼을 한다면, 그와 함께 나가면 모두들에게 교수 부인으로 대접을 받을 수 있을 뿐더러 각광까지 받을 것이다. 아무것도 부러울 것 없는 생활을 할 수 있다. 장 초희의 남은 삶은 찬란 하고 화려하고 호화로운 일상 만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장 초희도 그와의 결혼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안다. 재산 문제로 자식들과 다툴 수 있는 개연성이 있다. 그는 내가 캐나다로 여행 가기 전에 한 번 잠자리를 같이 하였다. 솔직이 말해서 그와의 오웊은 형식적이었고 힘들었다. 그는 나이 들어서 인지 조루 같았다. 혼자 만족했는지 나도 못 느끼게 사정하고 끝났다. 그는 68세였고 나도 65세였다. 그리고 그는 나와 함께 살기를 바랐다. 지금 그는 69세이다. 나는 66세이고. 나는 그에게 자존심을 버리고 하녀같이 살면 된다. 뭐라고? 자존심을 버려. 하녀같이. 그건 좀 아니다. 힘들겠지만, 그를 발기 케 할 사람은 나 뿐일 것이다. 젊은 여자들과는 미투 문제의 발생에 대한 염려로 하지 않을 것이다. 아니야. 그래도 남자 란,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모든 걸 갖추었기에 남은 삶 속에 회춘적 경험을 원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나는 견디어 내어야 하고.
뭐 야! 좀 이상하구나. 이러면 안되는데.
나는 왜 제임스에게 로 돌아가지 않는가? 진정한 첫 사랑을 한 남자인데… 참, 사람 마음이란 스스로도 믿지 못하고 알 수 없다. 그와의 여행 동안은 새로운 많은 경험을 하였다. 오웊에 대한 정수를 다 만끽하지 않았던가? 그는 나의 국화꽃을 터지게 한 첫 남자 아닌가? 그는 덩치도 커서 내가 기댈 좋은 나무 역할을 할 것인데... 나이도 한 살 어려서 내가 그에게 잘 대해주면 그는 그 이상 나에게 잘 해 줄 것인데. 남은 삶 동안 같이 여행도 하고 열심히 일도 같이 땀 흘려 할 수 있는데... 그의 가슴에서 편히 쉴 수도 있을 것인데...
그는 내가 원하는 것이라면 다 해줄 것인데. 내가 아파 누워도 그는 내 손 발이 되어 줄 것인데...
너무 따지고 재고 하는 스스로에 대하여 놀랐다. 언제부터 장 초희가 이렇게 되었는가? 나이 66세가 되어 가지고…
그러나 그 곳에는 명예도 인기도 더 많은 부도 권세도 없단 말이야. 그는 다들 싫어하는 일제 차를 가지고 있지만, 김 진하 교수는 벤츠를 타고 멋있게 폼 잡고 있단 말이야. 그 옆 자리에 내가 앉아 있고... 아니지. 그건 좀 그렇네. 김 교수가 학교 가고 외출할 때 나는 어디에 있지? 김 교수에게 유우머는 통하지 않는 단 말이야. 다소곳이 옆에 있기를 바라거든. 한국에서는, 도덕이라는 프레임이 있어서 그 속에 갇혀 버리면 나는 꼼짝 없이 김 교수의 늙은 인형 밖에는 다른 할 일이 없어진 단 말이야. 주변 환경이 만들어 놓은 프레임 안에서 자존심과 권위와 도덕을 지키자면 가식이 필요할텐데… 그래도 형제들에게는 늙어 막에 멋지게 산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거야. 김 교수가 출장이나 밖에 있을 때 나는 어디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친구들 모아 놓고 무엇을 자랑할 수 있을까? 그쪽에는 없는 이곳의 이런 삶 속에는 가식과 질투와 시기들이 난무할 텐데 그런 것들을 내가 견디어 낼 수 있을까? 그런 속에서 어울려 같이 희희닥 거리며 살아야 할 텐데… 그런 것이 나에게 어떤 의미로, 삶 속에 어떤 가치로 나를 만족하게 할까? 김 교수와의 오웊은? 그건 거의 불가능 할 것 같아. 그는 오늘 밤, 나를 요구할 것인데… 그때 잘 되지 않으면, 서먹해서 어떻게 그 분위기를 벗어 날까? 나는 아직 불타오를 수 있는데... 아,아,아~~~ 나는, 어쩌란 말이야. 초희는 여권과 제임스가 공항에서 사 준 원 웨이 티켓을 보며 천정을 보며 깊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녀, 장 초희는 티켓을 손에 쥐었다. 찢을 수 있다. 쉽게 찢어 질 것이다. 그리고 시계를 봤다. 티켓을 들고 갈 수는 없잖은가? 장 초희는 테이블에 여권과 티켓을 놓았다. 그리고 앉은 채 꺼진 TV 화면에 비치는 자신의 모습을 보았다. 노 중년 여성으로는 괜찮아 보였다. 지금 나가서 택시를 잡아 타고 가면 그 보다 먼저 자리 잡고 있을 수 있을 것이다. 김 교수는 기다리는 것을 모욕으로 생각하는 사람이다. 장 초희는 다시 테이블 위에 둔 여권과 원 웨이 티켓을 잡았다. 끝.
첫댓글 글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