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질이란
나쁜일이 많은 시대
다치고 상하고
나의 것을 도둑맞고
도용하고 이용하고
나의 것을 자기거라 우기고
나의 것을 훔치고
지것이라 하여도
기록된 모든 것은
갚아야 할 것
쓰고 또 써도
다시 채워 넣어야 할 것
이것이 도둑질이다.
도둑질이란
나쁜 일이 많은 시대를 살아간다.
누군가는 다치고,
누군가는 상처를 입고,
누군가는 자신이 소중하게 지켜온 것을 빼앗긴다.
도둑질이라고 하면 우리는 흔히 물건을 훔치는 일을 먼저 떠올린다. 하지만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물건만 도둑맞는 것은 아니다. 나의 생각을 훔쳐 가기도 하고, 내가 오랜 시간 들여 만든 것을 가져가기도 한다. 내가 흘린 땀과 노력, 내가 만들어 낸 이야기와 기록을 아무렇지 않게 가져가 자기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도용하고, 이용하고, 훔치고,
마침내는 그것이 원래부터 자기 것이었다고 우긴다.
그럴 때 사람은 물건 하나를 잃어버린 것 이상의 상처를 받는다.
내가 살아온 시간이 부정당한 것 같고,
내가 애써 만들어 온 세월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록이 남아 있다는 사실이다.
누가 무엇을 만들었는지,
누가 먼저 생각했는지,
누가 어떤 시간을 들여 그것을 완성했는지는 흔적 속에 남는다.
사람의 기억은 흐려질 수 있지만 기록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그래서 남의 것을 가져간다고 해서 그것이 정말 자신의 것이 되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자기 것이라고 말해도, 아무리 오래 사용해도, 처음 그것을 만들고 지켜온 사람의 시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훔친 것을 쓰고 또 쓴다고 해서
그것이 정당한 내 것이 되는 것은 아니다.
언젠가는 다시 채워 넣어야 할 것이 있다.
비어버린 것을 채우고,
상처 입힌 것을 갚고,
빼앗은 것을 돌려주어야 한다.
도둑질은 단순히 물건 하나를 가져가는 행위가 아니다.
때로는 누군가의 시간을 훔치는 것이고,
누군가의 생각을 훔치는 것이며,
누군가의 이름과 노력과 권리를 훔치는 것이다.
그리고 가장 무서운 도둑질은
훔친 사실조차 인정하지 않는 다는 것이다.
자신이 가져간 것을 자기 것이라 말하고,
남의 흔적을 지우고,
마치 처음부터 자신의 것이었던 것처럼 살아가는 것.
그러나 세상에는 보이지 않는 기록이 있다.
사람의 마음에도 기록이 남고,
시간에도 기록이 남고,
세상에도 기록이 남는다.
그러므로 남의 것을 훔쳐 내 것으로 만들 수는 없다.
잠시 가질 수는 있어도
진정으로 소유할 수는 없다.
결국 도둑질이란
남의 것을 가져가는 일이면서 동시에
자신의 양심과 책임을 저버리는 일이다.
쓰고 또 써도
다시 채워 넣어야 할 것.
가져가고 또 가져가도
언젠가는 돌려주어야 할 것.
그것이 도둑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