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철호 시장이 지난달 28일 울산대학교병원을 찾아 코로나19 확진환자 치료에 노고가 많은 의료진을 격려하고 국가입원치료병상 현장을 확인하고 있다. 김생종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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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했던 일이 결국 현실로 나타났다. 현대차 근로자가 신종 코로나(코로나 19)에 감염돼 울산 2공장이 가동을 멈췄다. 지난달 중국ㆍ경주 부품업체 `셧 다운`에 이어 3번째다.
현대차는 연 이은 생산라인 중단으로 약 1조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밀 방역을 마치고 2일부터 정상가동에 들어간다지만 이번 일은 대기업 생산업체가 밀집해 있는 울산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특히 이들의 협력업체 직원이 확진자로 판명돼 산업체가 폐쇄될 경우 그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4일 중국 현지 부품업체 직원이 신종 코로나에 감염돼 문을 닫는 바람에 현대차가 부품 공급 부족으로 7일 가량 생산라인을 멈춰 세웠다. 또 경주 부품업체 근로자가 확진자로 판명돼 25일 하루 울산 4공장이 가동 중단됐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일까지 확진자가 무려 8명이나 발생해 울산지역 전체 확진자 수가 처음으로 20명 선을 돌파했다.
하지만 코로나 감염 고위험군(신천지 교인) 명단을 넘겨 받은 울산시가 이들에 대한 전수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어 확진자는 이 보다 더 늘어날 전망이다. 울산시는 교육생을 제외하고 통보받은 4천 13명을 대상으로 전화 조사를 실시해 이 중 231명이 비슷한 증상을 나타내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지난달 28일 현대차 근로자 A(53)씨가 이날 오전 신종 코로나19 확진을 받아 현대차 울산 2공장이 멈춰 섰다. 울산2공장은 대기 수요가 몰려있는 제네시스 `지브이(GV)80`, 팰리세이드, 싼타페, 투싼 등이 생산되는 곳으로, 1일 생산대수는 1천여 대이다. 근무인원은 4천여 명에 달한다.A씨는 전날 근무 중 체온이 38℃까지 치솟아 부서에서 귀가 조치됐으며 이날 저녁 울산병원 선별진료소에서 검체 검사를 받고 28일 오전 양성판정을 받았다.
A씨는 지난달 21일 내려온 아들과 22일~23일 각각 1시간 씩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시는 이 근로자의 이름은 고위함군 명단에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28일 딸이 이어 양성 반응을 보여 아들을 통해 감염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역학 조사를 벌이는 중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이날 오전 11시30분부터 울산2공장 가동을 전면 중단하고, 확진자 근무지와 동선 등 2공장 전체를 정밀 방역했다. 오후 2시50분에 2공장 도장공장 방역을, 오후 4시10뿐께 2공장 전체 방역을 마쳤다.
역학조사관은 도장2부 7곳을 폐쇄범위로 지정했지만, 현대차는 안전을 위해 2공장 전체를 방역했다. 확진자와 함께 식사를 한 밀접접촉자 5명과 같은 부서에서 근무하는 전원도 2주간 자가 격리시켰다. 또 역학조사관은 소독제 독성 등을 감안해 방역이 종료 후 24시간이 지난 시점부터 공장을 재가동할 수 있다는 지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울산시는 지난달 28일 하루 동안 발생한 확진환자 6명의 이동 경로를 29일 공개했다. 12번 확진자는 남구에 거주하는 25세 여성으로, 울산 8번 확진자의 친딸이다. 이 여성의 가족은 전체가 신천지 교인이다. 이 확진자는 지난 26일 오후 8시께 `이마트24 울산 무거양지점`을 방문했고, 27일부터 경미한 근육통을 느끼기 시작했다. 이날은 8번 확진자의 접촉자로 자가격리된 상태였으며 자택에서 검체를 채취, 28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13번 확진자는 현대자동차 울산 2공장 도장공장에 근무하는 직원(53)이다. 이 확진자는 지난 21일부터 25일까지 대구에 거주 중인 아들이 울산을 방문해 자택에서 함께 머물렀다. 24일부터 26일까지는 오토바이를 이용해 회사로 출근했고, 이 기간 중구 `태원 수산곰장어`와 삼산동 `송채토속음식전문점`, 삼산동 `경주박가국밥`등을 방문해 식사를 해결했다. 27일에는 낮 12시 10분께 현대자동차 진료소에서 열이 38.2도까지 올라 울산병원 선별진료소를 방문했다. 이후 28일 오전 9시 20분 확진파정을 받고 울산대학교병원 음압병동으로 이송됐다. 이 확진자의 가족 3명 중에서 딸이 양성 반응을 보여 울산 17번 확진자로 분류됐다.
14번 확진자는 금아금속 볼트너트에 근무하는 27세 회사원이다. 이 확진자는 지난 16일 신천지 울산교회에서 예배를 본 후, 20일부터 코로나19 의심증상을 보였다. 19일부터 22일까지 무거동 `루미야룸카페`, 화봉동 `손가락삼겹살`, 화봉동 `메카 볼링장`, 신정동 `청소년문화의집` 등을 방문했다. 23일에는 하루 종일 집에 머물렀고, 24일부터 26일까지 `서동가정의학과의원`, 서동 `광제약국` 서동 `세븐일레븐편의점` 등을 방문한 후 중구에 위치한 자택에 귀가했다. 27일 오전 10시 코로나19 의심증상으로 중구보건소 선별진료소를 방문했다. 이 확진자는 28일 최종 확진판정을 받고, 울산대병원 음압병동에 입원한 상태다.
15번 확진자는 67세 남성으로, 대구에서 자영업을 하고 있다. 신천지 교인 명단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확진자는 지난달 27일부터 갑자기 건강상태가 악화돼 울산 중앙병원 외래진료를 받은 후 폐렴소견을 받았다. 이 남성은 곧바로 중앙병원 선별진료소를 방문했고,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했다. 28일 중앙병원에서 확진판정을 받고 울산대병원 음압병상으로 이송됐다.
16번 확진자는 달동 `C BAR`에서 주방업무를 보는 종업원(40ㆍ여)으로, 신천지 교인이다. 이 확진자는 23일 오후 무거동 `빅세일마트`와 `CU 무거삼호점`을 잇따라 방문 후 남구에 위치한 자택으로 귀가했다. 24일부터 경미한 근육통을 느끼기 시작했다. 25일에는 집에 계속 머물렀으며, 26일에는 성남동 강변주차장과 `모노드레스` 옷가게를 방문했다. 27일에는 자신의 승용차를 이용해 무거동 좋은삼정병원 선별진료소를 방문, 28일 확진판정을 받았다.
17번 확진자는 현대자동차 직원인 13번 확진자의 딸로, 27세 여성이다. 이 확진자도 13번 확진자와 마찬가지로 지난 21일부터 25일까지 대구에서 온 오빠와 울산 자택에서 함께 생활했다. 28일 아버지가 확진판정을 받자 자택에서 검체를 채취, 이날 저녁 확진판정을 받았다.
한편 1일 발생한 확진자 3명(18번~20번)은 신천지 교인 명단에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현재 이들에 대한 역학조사가 진행 중이다.
이형우 울산시 복지여성건강국장은 "확진자들이 다녀간 장소와 자택, 직장 등을 방역 후 폐쇄됐다"며 "추가 이동동선이 확인되면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정종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