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에 있는 전북 지방 공무원 교육원에서
어제 이 제목으로 강의를 했습니다.
일박이일로 휴가 오듯 오신 공무원들에게 ppt화면을 보여주며
이런저런 이야길 했습니다.
지느러미 엉겅퀴는 온몸이 가시입니다.
장미는 가시와 가시 사이에 공간이 있지만 이 식물은 어디에 손을 대고 끊을 수가 없습니다.
온 몸이 다 가시인 지느러미엉겅퀴
나긋나긋 바람에 흔들리는 금낭화
활짝 핀 작약
나는 지금 지느러미 엉겅퀴야 그런데 너의 전화로 금낭화모드로 바뀌고 있어...
이런 대화가 가능하겠죠
왜..라고 물으면 우린 모른다고 답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느러미엉겅퀴는 왜 온몸을 가시로 무장했을까요
금낭화는 왜 긴 가지에 꽃을 달고 바람에 흔들릴까요
모릅니다.
다만 그렇게 진화했을 뿐...
1월 1일 0시에 태어난 식물과 12월 31일 밤 11시에 태어난 인간은
진화의 깊이가 다릅니다.
식물들의 세계에서도 갈등과 적응이 있었겠지요
그 과정을 잘 통과한 세상에서는
이해관계가 지금과 달라질겁니다.
느타나무가 외줄진딧물을 끌어 안을 수밖에 없다는 선택을
바라보면서 우리도 배워야 합니다.
그래야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수 있다는 이야기를 고개만 돌리면 보이는
저 나무들이 하고 있습니다.
고요하지만 지루하지 않은 숲의 침묵속으로 들어가서
한발 한발 걷다보면 눈에 들어오는 나무나 풀 꽃 그리고 그 위에 앉아있는
작은 곤충들을 보게 됩니다.
사실은 그것이 진짜입니다.
할일없이 그들 앞에서 한참을 앉아있어 보세요
머릿속이 정리되고 내가 무엇에 힘주어야 하는지 우선 순위가 자리잡습니다.
아버지 모시던 이야기 , 유림이 키우던 이야기도 몇토막 들이밀면서....
100분을 채웠습니다.
앞에서 고개 끄덕이며 들어주는 분들이 있어서 마음 흐믓했고요
강사료도 준다니 더욱 좋은 시간이었습니다.